현순영 지음 《구인회의 안과 밖》

전북대 국어국문학과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현순영 박사가 펴낸 《구인회의 안과 밖》이 2018년 대한민국 학술원 우수도서(한국학 분야)에 선정됐다.

총 492면에 이르는 이 책은 일제 강점기에 결성돼 한국문학사에서 큰 역할을 담당한 ‘구인회’를 통해 당대 문학의 다양한 국면들에 대해 다각도로 조명했다.

김유영, 이종명, 조용만, 이태준, 정지용, 이효석, 이무영, 김기림, 유치진 등 예술인 9명이 모여 1933년 8월에 결성된 이 단체는, 순수문학 혹은 모더니즘 문학을 선도했으며, 한국문학이 근대에서 현대로 옮겨가는 격변기에 교량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책에서는 실재하는 자료들을 근거로 기존에 알려진 사실을 확증하거나 바로 잡는 한편, 새로운 사실들을 다수 밝혀 놓았다. 특히 이 단체가 개최했던 두 차례의 문학 강연회에서 행해진 내용을 정리한 대목, 회원 변동 양상 및 과정 그리고 구인회가 암묵적으로 견지했던 회원 입회 탈퇴의 조건을 밝힌 대목은 주목할 만하다.

저자는 또 일제강점기에 활동했던 영화감독이자 프롤레타리아 영화 운동가인 김유영의 행보에 특히 주목한다. 짧은 기간 동안에 카프 탈퇴, 구인회 결성, 구인회 탈퇴의 행보를 보인 그에 대해서, 한 예술가가 예술적 행보를 그토록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김유영을 구인회와 함께 살핀 것은 그가 구인회의 결성을 애초에 발의하고 도모했던 세 사람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김유영, 이종명, 조용만이 구인회 결성을 발의하고 도모했던 의도와 경위를 구체적 자료에 근거해 제대로 밝힐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의 의도를 살피면 구인회의 문학을 비롯한 1930년대 전반기 문학이 1920년대 문학과 연결되는 어떤 지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며 구인회의 결성을 문학사의 연속적인 흐름 속에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구인회가 모더니즘을 표방했던 단체이기 전에 1930년대 전반기 목적주의 문학과 상업주의 문학에 대응했던 하나의 방식이며 태도였다는 숙고할 만한 결론에 다다른다. 그리고 미지의 독자들에게도 용기를 내 책을 보이고 싶은 간절한 소망을 조심스럽게 내비친다.

저자 현순영은 제주 출생으로, 2010년 고려대에서 학위를 받았으며, 2013년 《서정시학》신인상으로 문단에도 등단했으며, 평론집 《응시와 열림의 시 읽기》를 출간하기도 했다. 2002년 이후 전주에 거주하면서 전북대에서 학생들에게 문학과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소명출판 / 3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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