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 사실상 현행유지, 대학가 “시민단체가 막아줘 다행”
학생부 사실상 현행유지, 대학가 “시민단체가 막아줘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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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논문 폐지엔 “차라리 잘됐다”
▲ 김태훈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지난 12일 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 = 구무서 기자)

[한국대학신문 구무서 기자] 교육부가 마련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신뢰도 제고 방안에 시민들이 사실상 현행유지에 손을 들어주면서 대학가는 반기는 분위기다.

교육부는 지난 12일 브리핑을 통해 학생부 신뢰도 제고관련 시민정책참여단 의견취합 결과를 발표했다.

학생부 신뢰도 제고 방안은 교육부의 정책 숙려제 ‘1호’ 안건이다. 지난 3월 교육부가 사교육 유발 방지 및 학생부담 경감이라는 원칙에 따라 학생부 개선 시안을 발표하고 학생, 학부모, 대학 관계자 등 시민 100명이 숙의 과정을 거쳤다.

결과를 보면 쟁점항목인 수상경력, 자율동아리, 소논문, 봉사활동 특기사항,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 중 수상경력과 자율동아리는 교육부가 기재 금지 및 삭제하자고 제시했으나 시민정책참여단은 현행 유지를 택했다. 브리핑에 참석한 시민정책참여단 한 학부모는 “부작용 때문에 무작정 다 적지 않기보다는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일어난 일을 그대로 적어주면 되지 않느냐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포괄적인 의미로 이런 걸 그냥 삭제하기보다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의견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소논문은 정규 교과 수업에 관련된 것뿐만 아니라 모든 교과 소논문을 미기재하도록 했다. 봉사활동 특기사항도 미기재하되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은 기재토록 했다. 세특은 현행 유지에 합의했다.

교육부는 학생들의 부담 경감을 이유로 간소화 방안을 내놨지만 이번 결과만 놓고 봤을 땐 현재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수도권 한 대학 입학처장은 “그동안 교육부가 굉장히 비교육적·행정편의적으로 없애는 데에만 몰두했는데 다행히 시민들이 완화시켜 줘 좋은 것 같다”고 평했다.

그간 논란이 있었던 소논문을 완전 폐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차피 보지도 않는다. 문제가 너무 많은 것에 비해 대학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미미했는데 차라리 잘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반 쟁점 항목 중 기재분량 축소를 두고는 고교와 대학 간 입장 차가 있었다. 시민정책참여단은 창의적 체험활동 특기사항 기재분량을 현행 3000자에서 1700자로 축소하는 데 합의하고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기재분량을 1000자에서 500자로 줄이는 것에는 엇비슷한 찬반 양상을 보였다.

고교에서는 대학의 평가요소가 줄어 대학별고사가 다시 늘어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은 “교사 입장에서는 편해지겠지만 기재분량이 줄고 대학에서 평가할 요소가 적어지면 학생부종합전형의 근간이 흔들려 대학별고사가 활성화될 우려가 있다”며 “글자 수를 줄이기보다는 학생부 형식을 재구조화하면 기재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전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장을 지냈던 김겸훈 한남대 입학사정관은 “분량이 줄었으니 대학별고사를 고민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활동한 양을 다 담을 수 있느냐 아니냐는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분량을 맞추기 위한 미사어구와 중복 문장 등을 빼고 아이들의 상황만 기록해주면 대학 입장에서 썩 나쁘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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