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에 오전에만 1만명 방문…단체 방문도 많아

▲ 동국대 문자 알림 서비스(사진 = 구무서 기자)

[한국대학신문 구무서·이하은 기자] 2019학년도 수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가 막을 올렸다. 전체 대입 정원 중 수시모집 비율이 역대 최대인 76.2%(26만4691명)에 달하는 만큼 진학하려는 대학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한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26일 삼성동 코엑스 1층 A홀에는 아침부터 많은 인파로 북적거렸다. 교복을 입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온 학생들은 물론 부모님 손을 잡고 기다리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긴 대기를 방지하기 위해 번호표를 발급하며 기다림을 최소화 하는 등의 노력들은 눈에 띄었으나 수도권 쏠림 현상이나 입시 정보 부족 등이 아쉽다는 지적은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제기됐다.

■ 박람회장 방문 위해 새벽부터 나서 = 연일 기록을 갱신하는 폭염에도 학생과 학부모들은 원하는 대학의 정보를 얻기 위해 바쁘게 몸을 움직였다. 박람회 첫 날인 26일 오전에만 박람회장을 찾은 방문객 수가 1만명을 돌파했다.

서울에서 온 학부모 한 모씨(56)는 “지하철 2호선에 사람이 너무 많아 힘들었다”면서도 정보를 찾기 위해 걸음을 재촉했다.

수시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학생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학교 차원에서 단체 이동을 하는 곳도 있었다. 안성고에서 왔다는 한 학생은 “아침 9시에 여기에 도착했다. 혼자 오면 힘들텐데 학교에서 친구들이랑 다 같이 오니까 더 편하게 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지방에서는 더 이른 시간에 올라온 사람들도 있었다. 안동에서 온 최원복씨는 “새벽 4시에 아이들 데리고 출발했다”며 “일찍 왔다고 생각했는데도 사람들이 많았다. 전 날 노숙을 한 사람도 있다더라. 오늘 10개교 정도 상담을 받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 올해도 눈에 띈 참가자 알림 시스템, 월드컵 영웅 활용한 홍보도 눈길 = 해마다 긴 대기행렬에 지쳐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을 위해 대학들은 몇 해 전부터 대기표를 발급해 특정 시간에 오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일부 대학들은 휴대폰 문자 알림 서비스를 도입해 호평을 받았다. 동국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문자 알림 서비스’를 도입했다. 동국대 부스 앞에 설치된 기계에 휴대폰 번호와 이름을 입력하면 상담 순서가 돌아왔을 때 문자로 알림이 전송되는 방식이다. 중앙대 역시 이 방식을 도입해 부스 앞에 늘어선 줄로 인한 불편사항을 해결하고자 나섰다.

동국대 관계자는 ”비용이 들긴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 편의를 위해 도입했다. 학생과 학부모들도 마냥 기다리지 않을 수 있어서 좋아하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휴대폰 번호를 입력한 안성고 3학년 김모 학생도 ”일단 대기 입력을 해놨고 순번이 되면 연락이 온다고 하니까 그 안에 다른 대학도 다닐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선문대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영웅인 조현우 선수를 표지 모델로 내세웠다. 조현우 선수는 선문대 축구부 출신이다. 정영근 선문대 입학처장은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반응이 좋다”고 했다.

▲ 폭염을 맞아 유원대는 방문객들에게 기념품으로 부채를 나눠줬다.(사진 = 구무서 기자)

■ 대학기본역량진단 영향은 미미, “굳이 설명 안 한다” = 대학의 사활이 걸려있다는 대학기본역량진단 1단계 가결과가 6월에 발표됐지만 학생들의 체감도는 크지 않았다.

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 자율개선대학에 포함되지 못하면 정도에 따라 국가장학금·학자금대출 등에 제약이 생긴다. 현재 40개교가 자율개선대학에 포함되지 못한 상태다.

반면 학생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였다. 자율개선대학에 미포함된 대학에서 상담을 받은 송양고 노은지 학생(3학년)은 “자세한 사항은 모르지만 재정지원 제한을 받는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면서도 “가고 싶은 학과가 있어서 지원했다. 문제가 있어도 이 대학에 지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원권 한 대학 처장도 “대학은 죽자 살자 하지만 사실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잘 모를 것”이라며 “우리도 조마조마하다. 먼저 물어보지 않으면 우리도 굳이 말은 안 한다”고 귀띔했다.

반면 자율개선대학에 미포함된 대학에서 상담을 받은 하남에서 온 학부모 김부혜씨는 “기본역량진단에서 탈락한 걸 몰랐다. 자세히 알아봐야 할 것 같다. 당연히 지원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사장의 아들인 조원태씨의 부정 편입학 의혹이 불거진 인하대도 입시에 직접적인 영향은 적었다. 성포고 강준영 학생(3학년)은 “조양호 이사장을 둘러싼 이슈에 대해 기사를 읽어서 잘 알고 있다”면서도 “그 문제랑 대학은 별개라고 생각해서 지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 수도권-지방대 온도 차는 여전, 정보 부족 아쉬움도 = 이번 수시박람회에서는 대학 간 온도 차와 정보 부족이라는 해마다 반복된 문제들이 여전히 드러났다.

고려대와 한양대 등은 10시 박람회 개장과 동시에 상담이 마감됐다. 고려대 관계자는 “시작하자마자 학생들이 뛰어와서 2분 만에 오늘 상담 인원인 150명 예약이 다 찼다”고 전했다.

성균관대는 기존 120명 규모의 상담 인원을 많은 방문객들로 인해 130명으로 늘렸으나 10시 28분에 마감됐다. 160명을 예약 받는 연세대, 180명을 받는 이화여대도 시작과 함께 예약 인원이 마감됐다.

반면 지방대는 대체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대구·경북지역 한 대학 입학처장은 “처음에 시작하면 학생들이 서울 주요대에 다 예약을 걸어 놓고 그 다음에 지방대로 돈다”며 “평일이라서 오늘도 많지는 않을 것 같고 지방에서도 많이 올라오는 주말에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얻고 싶어 하는 정보와 대학에서 제공되는 정보 간 괴리도 여전했다. 성원고 최지원 학생(3학년)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대한 명쾌한 답을 듣지 못해 약간 아쉽다. 내 성적이랑 학생부로 합격할 수 있는지를 알고 싶은데 명확한 답을 듣지 못했다”고 푸념했다. 건성고 유은주 학생(3학년)도 “수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학생부와 자소서를 봐주지 않는다”며 “자세한 상담을 받기 위해 몇 시간이 걸려 현장으로 왔는데 인터넷 검색으로 알 수 있는 정보 뿐이다. 너무 실망이 크다"고 아쉬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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