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개선대학 비율 수도권은 88%, 호남제주는 62% 그쳐

재정지원제한대학 9개교 모두 사립대

[한국대학신문 구무서 기자] 이번 대학기본역량진단 가결과에서 수도권 대학들의 자율개선대학 비율이 87.9%에 달하면서 ‘지방대 죽이기’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은 이번 진단에서 58개교가 참여해 51개 대학이 자율개선대학에 선정됐다. 비율로 계산하면 87.9%다. 종교·예체능계열, 편제 후 2년 미도래 등의 사유로 진단제외된 14개교를 합해도 비율이 70.8%다.

반면 자율개선대학 비율이 가장 낮은 호남·제주권은 24개교가 진단을 받아 15개교가 선정되면서 62.5%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교육부가 발표한 64%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평가제외된 6개 대학을 더하면 비율은 50%까지 내려간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지방대는 모두 수도권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수도권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충청권은 31개교 중 23개교가 선정돼 74.2%를 기록했고 진단 제외 대학을 합치면 67.6%였다. 대경·강원권은 평가대학 기준 64%, 평가제외대학 포함 기준 57.1%, 부산·울산·경남은 같은 기준으로 각각 68.2%, 65.2%였다.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최대 20%p까지 벌어진 셈이다.

지역에서 강하게 요청했던 자율개선대학 재선정 시 지역 안배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가결과에서 예비 자율개선대학 중 수도권 2곳과 충청권 1곳이 역량강화대학으로 내려가고 충청권 2곳과 부산·울산·경남권 1곳이 신규 진입했다. 차별을 받았다며 도의회까지 나섰던 강원권은 아무런 변동이 없었다.

수도권 한 대학 평가팀장은 “애초에 권역 중 50%를 가르고 전국에서 10%를 추가 선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수도권 대학들이 정말 열심히 하긴 했다”면서도 “수치만 놓고 보면 지역에서 불만이 나올 수 있겠다”고 말했다.

호남·제주권 한 대학 기획예산팀장은 “평가위원 중에 호남에서 서울로 평가를 간 사람은 대학이 좋으니까 관대하게 평가하고 서울에서 호남으로 온 사람은 짜게 평가하면 점수가 안 맞는 거 아니냐”며 점수의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문재인정부에서 집중 육성을 약속한 국립대는 이번 진단에서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떨어진 곳은 없었다. 2단계 진단 대상 대학이었던 경남과기대, 순천대, 한경대, 한국해양대 등은 모두 역량강화대학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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