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생각] 김용재 코리아텍 교수 “기존 로봇 한계 뛰어넘는 연구하고 싶어”
[사람과생각] 김용재 코리아텍 교수 “기존 로봇 한계 뛰어넘는 연구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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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국제로봇학술대회에서 로봇팔 '앰비덱스'로 우승

스페인 접이식 부채 사람보다 빠른 1.89초에 펴 '호평'
김용재 코리아텍 교수
김용재 교수와 로봇팔 '앰비덱스'

[한국대학신문 김준환 기자] 코리아텍에는 젊은 로봇 공학자가 있다. 김용재 전기‧전자‧통신공학부 교수가 그 주인공. 김용재 교수는 최근 미국 전기전자기술협회(IEEE)가 주관하는 국제로봇학술대회 ‘IROS(International Conference on Intelligent Robots and Systems) 2018’ 경쟁부문 본선에 출전해 로봇팔 ‘앰비덱스(AMBIDEX)’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는 매년 전 세계 로봇 엔지니어 3000~4000명이 참가할 정도로 로봇 전문가 사이에서는 손꼽히는 행사다. 올해는 10월 1일부터 5일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가운데 김 교수는 8개 팀이 본선을 겨룬 ‘팬 로봇 파지 경쟁부문(Fan Robotic Challenge)’에서 1등을 차지했다. ‘팬 로봇 파지 부문’은 스페인의 접이식 부채(fan)를 들어올려 펴고 접는 과정을 수행하는 것으로 해당 과제의 수행 시간과 유연성, 자유도 등을 복합적으로 평가해 수상자를 선정한다. 올해엔 이 부문에 미항공우주국(NASA), 독일 항공우주센터(DLR) 등 쟁쟁한 연구팀들이 많았는데 이 팀들을 물리쳤다. '앰비덱스'가 높은 기술 수준을 인정받게 된 것이다. 

이러한 성과를 거둔 것은 김 교수의 로봇연구에 대한 애정과 그와 함께한 석사 대학원생들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실 김 교수는 이 대회에서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두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그동안 로봇팔과 로봇손 분야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좋은 기회를 만난 것이라고 김 교수는 말한다. "네이버랩스 직원들을 만난 자리부터 설명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당시 로봇팔 이름은 ‘앰비덱스’가 아니었어요. 원래 이름은 ‘LIMS(low inertia manipulator with stiffness and strength)’였어요. 재미도 없고 약간 복잡한 느낌이 들죠. 그래서 양손잡이를 뜻하는 영어의 ‘ambidexter’에서 뜻을 가져오고 ‘앰비덱스’로 이름을 바꿨어요. 네이버랩스를 처음 만날 때 1차 버전을 만든 시기였는데 우리 팀에서 만든 로봇팔이 가볍고 제어성능이 우수했던 점이 네이버랩스 개발자들의 눈에 띈 것 같아요.”   

그 자리에서 로봇팔 버전 업그레이드에 대한 제안을 받았다. 보통 로봇팔의 무게는 사람만 한 게 30kg 가까이 되는데 로봇팔이 들 수 있는 무게는 5kg 정도다. 여기에 비해 사람팔의 무게는 대략 4kg 정도 된다. 무게 차이가 엄청나다. “산업용 로봇이 무거운 물체를 들 때 모토파워를 많이 소모해요. 게다가 빨리 움직이면 아주 위험하죠. 30kg 무게가 나가니깐 휘두르는 데 맞으면 죽을 수도 있어요. 저희 팀에서 개발하는 로봇팔은 사람팔보다 가벼웠어요. 무게로 치면 2.6kg 가량 될 거예요.” 무게는 가볍고 제어성능은 산업용 로봇과 비슷했던 점이 네이버랩스 눈에 쏙 들어왔던 것이다. 게다가 네이버는 공장에서 사용하는 로봇팔보다는 인간과 인터랙션(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로봇팔에 더 관심을 가졌다.  

네이버랩스의 지원을 받았다고 해도 대회에 나가기까지 과정은 절대 순탄치 않았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김 교수는 말했다. “모터 간의 통신 장애를 극복하는 게 힘들었어요. 로봇팔을 움직이는 데 14개의 모터가 필요해요. 우선 명령을 보내는 PC가 있고 14개의 제어기가 통신선을 통해 연결돼 있어요. 각 제어기는 모터 1개씩을 제어하고 있어요. 다시 말하자면 모터별로 제어기가 하나씩 달려있고 14개 제어기가 명령을 내리는 중앙컴퓨터가 되는 셈이죠. 그런데 통신 문제가 생길 경우 로봇이 힘이 빠지고 모터가 꺼져버리는데 특히 움직일 때 모터가 꺼지면 로봇팔이 무거워 옆 사람에 상해를 입힐 정도로 위험하죠.”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했을까. 김 교수와 학생들은 통신의 장애를 해결해주는 소자를 겨우 찾아 노이즈(noise)에 강한 배선으로 교체하면서 가까스로 문제를 극복했다. 산넘어 산이라고 해야 하나. 이후에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대회에 참가할 로봇팔을 안전하게 가지고 이동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다행히 이번에도 대회를 같이 준비하는 학생의 기지로 문제를 해결했다. “우리 팀 학생 중에 자작자동차를 제작한 경험이 있는 학생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어요. 일반 여행가방 가운데에 로봇팔을 놓고 빈 공간을 발포우레탄으로 채웠어요. 보통 나무 박스에 패키징을 하는데 저희는 그럴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가격이 비싸기도 했어요. 창의적 아이디어로 문제를 해결한 셈이죠.”

결국 '앰비덱스'는 이번 챌린지에서 사람보다 빠른 1.89초에 스페인의 접이식 부채를 펴는 과정을 구현해 호평을 받았다. 2위(DLR)와는 0.31초 차이를, 3위와는 무려 7.08초 차이가 났다. 유연성과 안전성 면에서 인간의 팔과 유사한 성능을 보여 기존의 로봇으로는 불가능하거나 위험한 동작을 고속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김 교수는 “기업과 로봇을 사업화하는 연구를 많이 하고 있는데 예전에 ‘수술로봇’이 가능성이 있는 분야 정도였는데 이렇게 큰 시장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못 했다”며 “기존 로봇에 어려운 일이지만 사람은 쉽게 하는 그런 것들이 있다. 이러한 현상들을 잘 관찰해 기존 로봇의 한계를 뛰어넘는 연구를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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