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대학평가 순위하락에 중앙대 ‘울상’…내부 구성원 ‘불만 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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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전망마저 ‘어두워’…‘스타 교수’ 이탈행렬
‘총장 책임론’ 솔솔…‘느슨한 업적평가’ '전략부재' 원인?
한 언론사 대학평가에서 예상치 못한 순위를 받아든 탓에 중앙대가 '울상'을 짓고 있다. 스타 교수들의 이탈 등을 볼 때 문제가 된 연구력 회복은 쉽지 않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총장 책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사진=중앙대 제공)
한 언론사 대학평가에서 예상치 못한 순위를 받아든 탓에 중앙대가 '울상'을 짓고 있다. 스타 교수들의 이탈 등을 볼 때 문제가 된 연구력 회복은 쉽지 않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총장 책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사진=중앙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최근 발표된 언론사 대학평가 결과를 놓고 중앙대가 ‘울상’이다. 수험생 선호도 등 통상적인 사회 인식에 비교할 때 예상보다 너무 낮은 성적이 나온 탓이다. 교수사회와 학생들은 술렁인다. 불과 20여 일 전 성공적으로 치른 100주년 기념식을 통해 애써 만든 자긍심이 무너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순위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는 연구력 하락 문제가 지목된다. 대내적으로 우수 교수를 타 대학에 빼앗기고, 반대급부로 우수 교수를 유치하지는 못하는 상황에 겹쳐 연구력평가의 느슨함을 체감하는 교수들이 많다는 점은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향후 전망도 어두운 셈이다. 연구력 하락 문제를 책임져야 하는 주체가 본부라는 점에서 ‘총장 책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대학평가 순위 하락에 '울상'…재단 교체 이후 ‘최악’ = 29일 나온 J일보 대학평가에서 중앙대는 종합순위 10위를 기록했다. 이번 결과는 중앙대 재단이 두산으로 교체된 이래 가장 안 좋은 성적이나 마찬가지다. 두산이 중앙대를 인수한 시기는 2008년이지만, 학내 실정을 파악하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 것은 2009년부터로 봐야 한다. 대학평가에 활용되는 지표가 한해 전 것들이라는 점을 볼 때 바뀐 재단의 손이 닿은 실질적인 평가는 2010년에야 나왔다. 당시 중앙대 순위는 12위였다. 

12위는 올해 기록한 10위보다 아래 순위. ‘가장 안 좋은 성적’이라는 말이 이해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두 순위는 실제 우열을 나눌 수 없다. 평가 참여 대학에 변동이 있었던 탓이다. 2014년까지는 3위 밖으로 한 차례도 밀려나지 않은 KAIST와 포스텍이 평가에 참여했지만, 이후로는 빠졌다. 동일 기준으로 보면 올해 기록한 순위는 2010년의 것과 차이가 없다. 

물론 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올해보다 더 순위가 안 좋았던 시기가 있다. 특히 처음 종합순위가 발표된 1995년부터 2000년까지는 ‘암흑기’였다. 1997년에는 20위 내 이름을 올리지 못하기도 했으며, 1998년에는 공동17위, 다음해와 그 다음해는 연거푸 15위에 머물렀다.

다만, 중앙대가 본격적으로 평가 대비에 나선 2001년 이후 올해만큼 성적이 저조한 해는 많지 않다. 재정난에 시달리던 재단교체 직전 시기인 2007년 13위, 재단 교체 이후의 지표가 반영되지 않은 2008년 14위, 2009년 13위 정도가 더 나빴다고 말할 수 있는 시기의 전부다.

두산이 본격적으로 운영에 나선 이후 성적과 비교하면 중앙대의 ‘추락’은 더욱 아프게 다가온다. 2011년부터 중앙대는 단 한 차례도 10위권 밖으로 벗어난 적이 없다. 2011년과 2012년에는 거푸 10위에 올랐고, 2013년 공동 8위를 거쳐 2014년에는 단독 8위에 안착했다. 2016년과 2017년은 연속해 7위를 기록하며 자리를 공고히 했다. 갑자기 10위로 순위가 내려간 것은 ‘추락’ 외에 마땅히 표현할 말이 없다.

굳이 과거 사례와 비교하지 않더라도 중앙대가 가진 사회적 위상이나 외부 평가에 비해 순위가 낮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중앙대는 통상 국내 10위권 이내의 대학으로 평가받고 있다. 예체능 계열이 다소 비대한 점은 대학평가에 있어 약점이지만, 의대를 보유하고 공대를 갖춘 종합대학이라는 점은 이를 상쇄한다.

이번 성적이 중앙대에 안기는 충격은 크다. 그간 대내적으로 해당 대학평가에 사활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중앙대는 그간 QS나 THE 등의 세계대학평가가 아닌 해당 대학평가를 최우선으로 여겨왔다. 평가업무를 담당했던 중앙대의 한 교직원은 “누적된 연구력의 영향이 커 당장 순위변동이 어려운 세계대학평가보다는 해당 대학평가에 집중해 온 것이 사실이다. 한 해 스케줄을 평가 발표시기에 맞춰 운영했다”고 했다.

재단 교체 이전으로 고꾸라진 순위를 두고 중앙대가 성장동력을 잃은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과감한 구조개혁을 앞서 시행하며 대학가에 새 바람을 일으켰던 대학이 불과 몇년만에 QS평가조작, 평가순위 하락 등 부정적인 일들을 연거푸 겪고 있다는 점에서다. 

학생들도 이번 순위를 ‘충격’으로 인식하는 모양새다. 중앙대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평가를 보고 화가 났다” “내가 다니는 대학이 이 정도 평가를 받는다니 충격이다” 등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100주년을 맞은 해에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는 점은 충격을 더하는 대목이다.

특히, 학생들이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상대적인 위치’가 좋지 못하다는 점이다. 중앙대는 올해 분교로 분류되는 한양대 에리카(ERICA) 캠퍼스보다 한 단계 낮은 순위를 보였다. 2015년 공동 8위를 기록한 적이 있긴 하지만, 더 낮은 순위로 내려앉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파는 교수사회도 가리지 않고 있다. 다만, 학생들의 반응이 입학 당시의 인식과 순위 불일치로 인한 것이라면, 교수사회의 반응은 ‘분노’에 가깝다. 한 자연과학대 교수는 “그간 대학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것들이 모두 물거품이 된 것처럼 여겨져 상실감이 크다. 점수도 좋지 않다. 7위 이화여대부터 8위 서강대, 9위 한양대 에리카캠까지 3개 대학은 종합점수 1점 차이로 간격이 촘촘하다. 반면 중앙대는 9위와 5점이나 차이가 난다. 여러 요인이 있었겠지만, 대학본부의 전략부재와 미숙한 대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연구력 하락 원인…향후 전망도 부정적 = 순위 하락의 주된 이유로는 ‘연구력 하락’이 지목된다. 중앙대 본부는 순위가 발표된 당일 대학 커뮤니티를 통해 이를 인정하고, 사과문을 게재한 상태다. 중앙대 총장단은 “평가 결과에 대해 설명드린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평판도 학생성과 교육여건은 전년과 비교해 다소 상승했지만, 교수연구 영역이 하락했다. ‘국제학술지 논문당 피인용’ 지표에서 하락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재 대학들이 직접 밝히지 않는 이상 피인용 지수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 다만, 대학알리미에 공시되는 연구력 관련 지표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연구력 개선 여부를 짐작해볼 수 있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서울캠 기준 2015년 전임교원 1인당 0.7편이던 국제논문 실적은 2016년 1.16편으로 나아졌다. 하지만, 이번 순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2017년 들어서는 0.7편으로 실적이 좋지 못하다. ‘주요 논문’으로 볼 수 있는 SCI급이나 SCOPUS로 범위를 좁혀 봐도 마찬가지다. 0.66편에서 1.14편으로 나아졌다가 0.68편으로 떨어졌다. 단순 논문 편수만 보더라도 2016년 대비 2017년 하락세가 뚜렷한 셈이다.

문제는 연구력 하락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올해 J일보 평가에 활용된 지표는 논문 ‘피인용’이다. 이는 전체 논문 편수와는 다소 다른 개념이다. 다른 연구자들이 얼마나 많이 보고 인용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기에 많은 논문 보다는 영향력이 큰 논문 한편이 갖는 의미가 크다. 소위 말하는 ‘스타 교수’들은 이러한 부분에서 타 교수들에 비해 압도적인 실적을 내곤 한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중앙대는 최근 이러한 교수들을 다른 대학에 다수 뺏겼다. 경영대 A교수, 공대 B교수 등 해당 학문단위 내에서 가장 피인용 지수가 높은 논문을 쓰고, 연구비도 많이 수주해 온 교수들이 서울대 성균관대 등지로 적을 옮겼다. 반면, 빈자리는 채우지 못했다. 2015년에 비해 2017년 교수 수는 881명에서 952명으로 크게 늘었지만, 대부분 피인용 지수가 높은 유형과는 거리가 멀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피인용 지수에 영향력을 발휘해 온 교수들을 잃었다는 것은 향후 전망조차 어둡게 만드는 요인이다. 한 공대 교수는 “피인용 지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논문 실적 최상위권 교수들의 존재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몇몇 교수들이 친목단체처럼 모여 만든 학회 등재지나 논문집은 누구도 보지 않고 인용도 하지 않는다. 결국 교수의 ‘질’이 중요한 요소"라며 "연구력이 탁월한 교수들은 모셔오기가 쉽지 않다. 이 부분이 약해진 것은 장기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고 했다. 

다만, 학내 반응과 달리 대학 본부는 사태를 낙관하는 모양새다. 총장단은 사과문을 통해 “연구 관련 지원제도의 운영방향을 성과기반 등으로 설정하고 탁월한 역량을 갖춘 교수 초빙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2016년 이후 일부 지표가 상승세로 전환하고 있다. 얼마간의 시차가 있겠지만 향후 평가부터는 반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인 상태다.

■고개 드는 ‘총장 책임론’…본부 관리행태 ‘질타’ = 평가 순위 하락으로 인해 한켠에서는 ‘총장 책임론’이 고개를 든다. 연구력 관련 지표는 개별 학문단위가 아닌 대학본부가 관리해야 할 영역이라는 점에서다. 

총장 책임론이 나오는 배경으로는 대학본부가 연구력 향상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거론된다. 개별 교수의 연구업적을 평가하는 ‘교원업적평가’를 적용하는 방식이 현 김창수 총장 취임 이후 다소 느슨해졌다는 것이다. 

한 인문대 교수는 “현 총장 취임 이전이나 이후나 교원업적평가 규정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 교수들에게 연구되는 연구업적 최저기준은 동일하다. 다만 교수들이 이를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다르다. 예전에는 최저기준을 지키는 것은 당연하고, 그 이상의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했다. 하지만, 현 총장 취임 이후로는 최저기준만 지키면 별 다른 문제가 없다는 경향이 팽배하다. 대학본부 차원에서의 압박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책임론의 또 다른 밑바탕은 지난해 발생한 QS 사태에서부터 이어진다. 중앙대는 지난해 QS 세계대학평가 관련해 일부 지표를 조작하다 적발돼 평가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 직원 감봉 등의 조치가 취해졌지만, 대학본부를 이끄는 총장에게는 어떠한 제재도 없었다. 교수협의회 등을 주축으로 '사퇴 요구'가 나왔지만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한 내부 관계자는 "대학평가 때마다 사과문이 나온다며 대학본부가 1년치 사과문을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자조적인 얘기가 나오는 지경"이라며 “세계적 망신인 순위 조작, 대학 구성원들에게 상실감을 안겨 준 순위 하락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조직에 문제가 생겼을 때 최고 책임자가 이를 감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힘써 말했다.

대학본부의 ‘전략 부재’도 ‘총장 책임론’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올해 평가 지표 변경이 예고돼 있었음에도 별다른 대처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또 다른 내부 관계자는 “스타 교수들을 뺏긴 것은 상대적인 여건 차이에서 비롯됐다고 이해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교수를 대폭 늘리는 과정에서 연구력을 고려하지 않은 점이나, 바뀐 평가지표에 대해 준비가 미비했던 것은 변명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해당 언론사에서 순위 하락을 몇 차례 암시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적극적으로 대비했더라면 이렇게 낮은 순위가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대학평가나 정부재정지원사업 등에서 저조한 성적을 기록해 최고 책임자가 물러난 전례는 무수히 많다. 중앙대도 마찬가지다. 1991년 공대가 C급 평가를 받아 당시 총장과 보직교수 전원이 사퇴하고 대행 체제로 전환된 적이 있다. 이번 총장 책임론도 같은 결로 보여진다.

물론 책임론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언론사 대학평가에 대학이 휘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점, 매년 순위가 요동치는 평가를 신뢰할 수 없다는 점 때문이다. 한 대학본부 관계자는 “언론사가 주관하는 대학평가 결과에 따라 총장이 물러난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그림이 아니다. 해당 평가의 공신력도 의문이다. 평가 방법론이 자주 바뀌고 순위도 이에 따라 달라지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3년 주기 등을 적용해 신뢰도를 높이지 않는 이상 총장 책임을 묻는 근거가 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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