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챗봇 서비스 중심… 빅데이터 구축되면 개인 최적화 컨설팅 가능
학생‧교직원 간 인식 차 극복, 부서 협조체계 구축이 성공 관건

2016년 인공지능 기반 교육지원시스템(EduAI)을 도입한 단국대는 챗봇 서비스 단아이(DanAI)를 올해 5월 공식 오픈했다.[사진=단국대 제공]
2016년 인공지능 기반 교육지원시스템(EduAI)을 도입한 단국대는 챗봇 서비스 단아이(DanAI)를 올해 5월 공식 오픈했다.[사진=단국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김준환 기자] 자율주행차, 외국어 번역, 가전제품, 로봇 등 인공지능(AI)은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대학 캠퍼스도 예외가 아니다. 해외 사례를 보면 호주 디킨대학(DEAKIN University)은 AI왓슨(IBM)을 활용해 정보(Information Advisor), 코스(Course Advisor), 커리어(Career Advisor) 등 분야별로 맞춤형 학생지원 서비스를 24시간 365일 제공하고 있다. 조지아공대도 수업에 AI 조교를 도입해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고 상담을 해주는 등 맞춤형 조교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대학 사정은 어떨까. 일부 대학에서 대학 학사 행정과 진로 설계 등에서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거나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 단국대‧성균관대 등 학사 행정에 인공지능 기술 도입 ‘앞장’ = 이른바 AI조교 분야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대학은 단국대로 꼽힌다. 단국대는 지난 2016년 인공지능 기반 교육지원시스템(EduAI)을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1년간 외부 컨설팅을 받았다. 컨설팅을 받으면서 미래교육혁신원 산하에 에듀아이(EduAI) 센터를 신설하고, 챗봇 서비스 단아이(DanAI)를 올해 5월 공식 오픈했다. 학사행정 어드바이저로 학사, 학과 과정의 취업설계 정보를 습득한 후 챗봇이 개인에게 최적화된 답변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하는 데 방점을 뒀다. 

단국대가 추진하는 진정한 인공지능 기반 교육지원시스템은 오는 2020년 최종 마무리될 전망이다. 현재 2단계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구현하는 게 목표다. 개인 강의시간표, 비교과를 포함한 교과목 추천 및 참고자료, 온라인 강좌 추천 등을 학생 개인 상황에 맞게 개인 비서(personal assistant)형으로 연구 개발할 계획이다. 2단계가 마무리되면 3단계는 개인별 취업진로 컨설팅이 가능한 분석형 서비스를, 4단계는 1~3단계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분석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성균관대도 AI 기술과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는 대학 중 하나다. 지난해 9월 국내 대학 최초로 인공지능 기반 ‘챗봇’을 학생들에게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챗봇(Chatbot)은 채팅(Chatting)과 로봇(Robot)의 합성어로 사용자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컴퓨터와 실시간으로 대화하며 정보를 받는 기술을 의미한다. 성균관대는 이러한 학사 챗봇을 대학 상징인 은행(Ginko)을 활용해 ‘킹고(Kingo)’라고 명명했다. 누구나 웹기반 화면에 접근해 사용할 수 있으나 FAQ 방식으로 지정된 답변만 가능하며, 자연어 처리는 한계가 있어 세밀한 답변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 성균관대는 내년 2월경 학기별 성적조회, 개인신상정보조회 등 교내 통합정보시스템(학생전용 인트라넷)과 연계한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이들 대학 외에도 챗봇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대학은 숭실대와 중앙대 등이 있으며, 챗봇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는 대학들도 여럿 있다.

성균관대는 지난해 9월 국내 대학 최초로 인공지능 기반 ‘챗봇’을 학생들에게 서비스하기 시작했으며, 학사 챗봇을 대학 상징인 은행(Ginko)을 활용해 ‘킹고(Kingo)’라고 명명했다.[사진=성균관대 제공]
성균관대는 지난해 9월 국내 대학 최초로 인공지능 기반 ‘챗봇’을 학생들에게 서비스하기 시작했으며, 학사 챗봇을 대학 상징인 은행(Ginko)을 활용해 ‘킹고(Kingo)’라고 명명했다.[사진=성균관대 제공]

■ 개인 맞춤형 진로‧취업 서비스 실현이 궁극적 목표 = 챗봇 서비스 등을 포함한 AI 기술이 학사 행정, 학과 강의, 취업 설계 등 캠퍼스 전반에 도입되면 무엇이 좋아질까. 학생들 입장에서 보면 장소, 시간, 상황의 구애를 받지 않고 질문과 답변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서응교 단국대 미래교육혁신원 EduAl센터장은 “대학들이 인공지능 기반 기술과 시스템을 학사행정에 도입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학생들의 라이프 패턴을 보면 일반 직장인처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뤄지지 않는다. 교직원이 퇴근하더라도 학사 행정에 대한 문의가 필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부서마다 인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 빠르고 효율적인 업무 행정서비스 제공을 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교직원 입장에서도 장점이 뚜렷하다. 현재 챗봇 서비스 수준에서는 이런 장점을 100% 살리기 힘든 부분이 있지만 기존 상담자(교수‧직원)의 업무 능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교수에게는 보조학습 도우미로서, 직원에게는 행정학사 도우미로서 톡톡한 역할이 가능하다. 가령 이런 식이다. 캠퍼스 전반에 인공지능 기반 교육시스템이 갖춰질 경우 학생들의 개인 성향, 전공, 수강 과목, 점수, 비교과 활동 등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개인 맞춤형 진로설계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 최호섭 단국대 미래교육혁신원 EduAl센터 교수는 “만약 어떤 학생이 특정 분야로 진로를 선택해 무슨 과목을 수강한다고 치자. 그렇게 되면 학생이 쌓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업과 비교과 프로그램, 나아가 취업진로 컨설팅까지 해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학사정보 △교과정보 △취업‧진로컨설팅 △자기계발 어드바이저(Advisor)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 교육지원시스템이 구현되는 것이다.

단국대 캠퍼스 전반에 인공지능 기반 교육시스템이 갖춰질 경우 학생들의 개인 성향, 전공, 수강 과목, 점수, 비교과 활동 등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개인 맞춤형 진로설계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사진=단국대 제공]
단국대 캠퍼스 전반에 인공지능 기반 교육시스템이 갖춰질 경우 학생들의 개인 성향, 전공, 수강 과목, 점수, 비교과 활동 등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개인 맞춤형 진로설계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사진=단국대 제공]

■ 인식 차이, 학교 의지… 넘어야 할 산 많아 = 물론 넘어야 할 산이 여럿이다. 이 중 가장 큰 산은 학생과 교직원 간 인식 차이다. 챗봇 서비스만 보더라도 지금과 같은 기술 수준으로는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강하다. 학사 행정과 규정이 계속 바뀌고 학생들의 질문 범위가 너무 큰 만큼 가이드 역할에 국한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초기 데이터 입력은 직원이 직접 해야 하므로 기존 업무가 줄어드는 게 아니다. 이외에 부서와 공조할 수 있는 협업 체계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단국대 사례를 보면 인공지능 캠퍼스를 구축하려는 대학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대학의 경우 학사팀, 교무팀 등 각 팀에서 1명씩 TF에 참여해 사전 설계 질문과 답변에 대한 초기 데이터 분석 작업을 같이 했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정말 필요한 니즈와 최적화된 답변이 무엇인지 정확히 도출해 낼 수 있었다. 

또 하나 중요한 게 사회인식 구조와 관련된 사안이다. 인공지능기술을 도입하면 알아서 굴러갈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큰 오산이다. 초기 데이터 구축뿐만 아니라 데이터 누적과 분석하는 과정에서 학교 측의 전폭적인 지원과 협조가 필요하다는 게 최 교수의 설명이다. 특히 최 교수는 “단순히 학사행정을 돋보이게 하는 차원에서 도입하는 것은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며 “교육 수요자인 학생의 입장에서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고 궁극적으로 학생 자신을 발전시키는 방법을 염두에 두는 데 포커스를 맞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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