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율이 매우 낮아 죽음의 병으로 불리는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의 완치율을 5배까지 높일 수 있는 새 백혈병 치료법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됐다.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감염에 대항하는 림프구가 미성숙 상태로 증식하면서 장기에 부종을 일으켜 빈혈, 혈액응고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병을 말한다. 이 병은 주로 소아에게 많이 발생하며 성인이 발병할 확률은 25% 정도로 낮은 편이다. 국내에서는 연간 5백~6백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규형 울산의대 교수(혈액내과)는 기존 백혈병 치료제(도너루비신, 빈크리스틴, 프레드니졸론)와 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인 '글리벡'을 함께 투여하는 이른바 '항암 칵테일 요법'을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를 담은 논문은 혈액암 치료 분야의 권위지인 '루키미아(Leukemia)' 인터넷판에 최근 게재됐다. 이 교수는 지난 95년부터 2001년까지 기존 항암제만을 투여한 18명의 환자와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새로 개발한 칵테일요법을 적용한 20명의 환자그룹을 비교 관찰한 결과, 새 치료법의 완치율이 10%에서 50%로 5배 가량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의 연구성과로 그동안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에만 사용되던 글리벡이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에서도 탁월한 치료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된 셈이다. 또한 이 교수는 이번 칵테일요법이 특정 염색체(필라델피아 염색체 23번) 이상에 대한 치료효과를 크게 높인다는 점을 세계 처음으로 밝히는데도 성공했다.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에 걸린 성인의 경우 전체 환자 중 약 30% 정도가 필라델피아 염색체에 이상이 있는 반면 소아의 경우는 1% 정도만 이에 해당된다. 이 교수는 "90년대까지만 해도 필라델피아 염색체 이상을 동반한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치료가 매우 어려웠다"면서 "이번 치료법은 높은 완치율을 보이면서도 부작용이 거의 없어 환자의 치료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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