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通] 산책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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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흠 동아대 법무감사실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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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을 맞이한 우리들에게 여러 가지 과제가 산적해있다. 남북화해무드가 훈풍으로 우리를 찾아오는 것과 달리 경제는 침체기로 하강국면에 빙하기로 들어가고, 주변국은 호시탐탐 다방면에서 우리를 야수와 같이 위협해 오고 있다. 일자리는 고갈돼버려 청년들의 영혼은 첫얼음의 냉기로 추위에 떨고 있다. 우리의 상상력은 점점 고갈돼 가고 있으며 감정은 소진돼 가고 있는 느낌이다. 이러한 암울한 어둠속에서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과연 무엇일까. 루소가 말년에 지은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이 작은 실마리를 제공해주고 있는 듯하다. 산책의 길에서 얻게 되는 내면의 즐거움, 혼자 걸으면서 맛보는 도취감과 황홀감은 그가 누린 쾌락이었다. 산책 중 누리게 되는 몽상은 방랑이며 자아에 대한 깊은 성찰과 명상이었다.

산책길에서 루소는 그들의 철학이 아닌 나의 철학을 찾았고, 자신의 남은 생애를 위해 행동할 규율을 가장 유리한 시기에 찾으려 애썼다. 그가 저술한 《사회계약론》 《에밀》은 자신의 산책길에서 내면의 깊은 세계에서 잠길 때 발견한 사실들을 기록한 것들이다. 나 자신을 발견한 루소는 독창적인 저작으로 여전히 후대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우리가 처한 위기는 초두에 언급한 것들과 같은 외부적 상황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내부적으로 나 자신을 잃어버린 것에 있지 않을까. 나 자신을잃어 버린 우리는 나만의 것을 소유하지 못한 영혼의 빈곤에 처하게 되고 만다.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비결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달걀을 세우는 방법으로 달걀 끝을 깨뜨린 후 세우는 것을 시연해보였다. 작은 발상의 전환이었다. 뉴턴의 사과는 어떠한가. 사과나무 아래 앉아있던 그는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지구의 중력을 고안해냈던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이론이 있다. 케플러의 제3법칙, 즉 태양주위를 도는 지구의 궤도 간 거리와 주기 간에 상관관계를 밝힌 법칙을 활용해 중력공식을 발견했다는 유력한 학설도 제기된다. 케플러가 위 법칙을 발견할 때 풀리지 않는 문제를 해결한 열쇠가 된 것은 타원의 개념을 도입한 것이었다. 공통적으로 그들은 익숙함에서 낯선 모습을 발견하는 데 주의를 기울였다는 것이고 그런 주의를 기울이기 위해 자신의 세계를 찾았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시 루소의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정상적인 교육을 이수하지 못한 그가 어떻게 탁월한 사상가로 우뚝 설 수 있었는가. 반면 늘 한국의 주요관심사가 교육이기에 억만금의 사교육비를 투입하고 있음에도 시대를 뒤흔드는 인재가 발굴되지 못하고 이유는 무엇일까. 존재의 본질을 체험하는 몽상의 시간 속에서 자기 외부에 있는 모든 것, 남의 시선이나 평판과 무관하게 오로지 자기 자신으로만 존재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된 자아의 향유를 즐긴 루소의 삶이 우리에게는 부족하다. 복제된 논문과 반복되는 학습의 전승으로 즐비한 교육에 더 이상 희망을 가질 수는 없다. 우리에게 훌륭한 전통이 있음을 기억하자. 세종대왕의 시대에 발명한 훈민정음과 천문학기술을 비롯한 과학영역의 독보적인 발전을 다시 불러들여야 할 시대다. 그렇기 하기 위해 우리는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을 습관화해야 한다. 끝없이 자연속을 산책하던 루소는 "고독한 산책과, 머릿속을 완전히 자유롭게 두어 그 어떤 저항이나 구속 없이 생각이 마음껏 제 흐름을 따르게 할 때 그 산책을 가득 채우는 몽상을 충실히 기록하는 것”, 그것을 통해 창조의 습관을 갖게 됐다. 그가 일생동안 걸어온 산책의 길은 사색의 흔적으로 기록됐고, 그 기록들은 《사회계약론》 《고백론》 《에밀》과 같은 저작들을 통해 인류의 유산으로 현재도 상속되고 있다. 그가 남긴 족적은 새로운 교육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교육의 새로운 길을 안내해주고 있다. 곧 산책의 시간에 산책의 기쁨을 누리며 그 기쁨 속에 사유의 자유를 누리는 것이다. 신년을 맞이하는 우리들 모두가 산책의 기쁨을 통해 생각의 자유를 탐미하는 축복을 누리길 기대해본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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