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재부는 더 이상 대학의 발목을 잡지 말라
[사설] 기재부는 더 이상 대학의 발목을 잡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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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가사귀(錢可使鬼)’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돈으로 귀신도 부릴 수 있다’는 뜻이다. 돈의 위력을 비유할 때 사용된다. ‘전가사귀’라고 하니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가 떠오른다. 기재부는 정부 예산 배분과 예산 성과평가를 담당한다. 따라서 권한이 막대하다. 기재부의 입김은 타 정부 부처의 예산과 정책을 좌지우지한다.
 
교육부도 예외가 아니다. 매년 교육부 예산은 기재부 심의과정에서 삭감된다. 당초 교육부는 올해 예산안에서 ‘전문대학 우수장학금 지원’ 명목으로 160억원을 책정했다. 그러나 기재부 심의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다.

또한 교육부는 대학혁신지원사업을 통해 올해부터 3년간 일정 규모의 재정지원을 보장할 방침이었다. 예를 들어 A대학이 기본적인 성과만 달성하면 올해부터 2021년까지 매년 30억원을 지원받는다. 하지만 기재부 요청으로 2020년과 2021년에는 성과평가가 실시된다. 성과평가에 따라 지원금은 유지, 증액, 삭감이 결정된다.

결론적으로 기재부가 대학의 발목을 잡고 있다. 어째서 전문대학 우수장학금 지원금을 전액 삭감했는가? 전문대학에 우수학생이 없다는 의미인가? 더욱이 대학혁신지원사업은 문재인 정부의 야심작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 대학재정지원사업은 ‘돈으로 대학 길들이기’ ‘특정 대학 몰아주기’ 논란에 휩싸이며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교육부는 지난해 3월 대학재정지원사업 개편계획을 확정, 발표하며 대학혁신지원사업을 도입했다. 목적은 대학의 자율성 강화와 경쟁력 제고다. 물론 교육부는 대학들의 책무성 제고 차원에서 각 사업 연도 종료 후 평가를 실시한 뒤 우수 대학에는 추가 지원을, 미흡 대학에는 사업비 조정을 예고했다.

다시 말해 기본 성과만 달성하면 사업비가 보장된다. 이것이 문재인 정부의 약속이었다. 실제 교육부는 “대학혁신지원사업을 통해 대학은 경쟁력 강화 과제와 구현 방법을 스스로 선택하고, 정부는 대학의 자율 혁신 성장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대학 여건에 기반한 경쟁력 강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박근혜 정부와의 선긋기를 명확히 시도했다.

그런데 기재부가 개입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약속은 퇴색됐다. 사실 기재부는 대학혁신지원사업 시행 초기부터 평가 반영을 요구했다. 이해는 된다. 기재부가 정부 예산 배분뿐 아니라 예산 성과평가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 입장에서 정부 예산을 허투루 쓸 수 없다. 

하지만 기재부에 묻고 싶다. 교육부 예산을 삭감하고, 교육부 정책에 ‘감 놔라 배 놔라’ 하기 전 대학 현장을 살펴봤는가? 재정난, 글로벌 경쟁, 학령인구감소, 4차 산업혁명시대 등 대학이 처한 위기와 도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진지하게 고민했는가? 전문대학이 국가 산업 발전을 위해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 평가했는가?

한 교육부 관계자는 “기재부가 대학 지원에 부정적”이라고 토로했다. 다른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 총장들 앞에서 “기재부와 열심히 싸우겠다”고 공언했다. 또 한 대학 총장은 “초·중·고 재정 지원과 마찬가지로 대학 재정 지원도 평가를 재정지원 조건에 연계시키지 않도록 부총리께서 기재부를 설득해 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런 말들을 종합하면 결론적으로 기재부가 대학들의 공적처럼 느껴진다.
  
기재부는 더 이상 대학의 발목을 잡지 말라. 대학이 위기를 넘어 미래로 나아가고, 대학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기재부의 역할이다. 대학들이 제 역할을 하는지 판단하는 주체는 국민들이다. 특히 학령인구감소시대에는 자연스레 대학들의 생존이 결정된다. 

시간을 돌이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할 때 대학들의 기대가 정말 컸다. 만일 문재인 정부의 고등교육정책이 실패로 마침표를 찍는다면, 기재부는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당장 기재부가 대학들의 공적이 아닌, 대학들의 지원군으로 함께하기를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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