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대학입시와 대학 자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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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 한국교총 정책본부장

2월 26일, 시도교육감협의회가 ‘수시-정시 통합,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학종 대학 선발 결과 자료 공개’를 골자로 한 자체 연구 대입 개편안을 내놓았다. 지난해 8월, 국가교육회의와 교육부가 정시(수능 위주 전형) 비율을 30% 이상 권고하는 2022학년도 대학입시 제도 개편안과 상충하는 내용이다.

국가적 통일성을 고려할 때, 대입제도는 국가 사무로 교육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대입제도에 대해 백가쟁명식 주장이 난무한 가운데 시·도교육감들마저 공론화까지 거친 개편안을 부정하며 다른 개편안을 제시하니 또다시 논란이 일게 됐다.

한편 3월 5일, 교육부는 학생·학부모의 입시부담을 완화해주기 위해 68개교 내외 대학에 559억4000만원을 지원하는 ‘2019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위 두 가지 사실을 보면 “과연 헌법 제31조 제4항에서 규정한 ‘대학의 자율성 보장’이 지켜지고 있는가?”라는 깊은 회의감이 든다. 정부는 국가장학금 등 재정지원에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대학에 등록금 동결을 압박하고 있고, 이로 인해 대학은 심각한 재정난과 경쟁력 추락 위기에 처해 있다. 총장 선출 방식도 정부에 따라 변경을 요구하는 상황이 이어져 왔다. 대학은 학생선발권, 교직원 인사권, 재정권, 교육과정·학사운영 편성권의 자율성이 보장돼야 하지만 이 모든 것에 자유로운 대학은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대학입시가 국민적 관심사라는 이유로 대학의 학생선발권은 제약받아왔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현재까지 ‘시험’을 기준으로 17차례, 작은 개편까지 합하면 40여 차례가 넘게 대입제도 개편이 이루어졌다. 개편 때마다 학교 교육(고교교육) 정상화, 학생‧학부모 부담 완화, 사교육비 경감이 강조됐지만, 대학의 학생선발권과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약했다.

현재 여론은 정시·수시 확대 의견과 학종파, 수능파로 나뉘어 저마다 철저한 논리로 맞서고 있다. 핀란드와 일본 등 외국의 교육개혁 사례를 외치기도 하고 공정성이 가장 중요한 가치임을 강조하기도 한다. 정작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는 대학의 고민과 어려움은 뒷전이다. 입시제도가 수도권과 지방대학, 전문대학 등 각 대학의 애환과 문제를 모두 해결해줄 수 없는데도 말이다.

싫든 좋든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은 확정됐고, 이를 되돌리기 어렵다. 대입제도가 학생, 학부모, 교원에게 가장 큰 피로감을 주는 이유가 바로 수시로 바뀌고 예측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수시와 정시 비중, 수능 개선 방향 등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다음 대입제도 개편과정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를 하면 된다. 이 논의에 공정성의 가치 실현, 고교교육 정상화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는 선발방식뿐만 아니라 대학의 학생선발권의 자유도 포함되길 바란다.

지방 분권으로 유·초·중등교육이 시·도교육청에 이양되고, 중·장기교육 비전 마련은 국가교육위원회가, 교육부는 대학과 평생교육을 책임지는 교육 거버넌스 체제 변경이 추진되고 있다. 대학사회에서는 벌써 “그나마 유·초·중등 현안에 쏠렸던 관심이 대학에 집중될 테니 교육부의 대학 규제가 더 심해지지 않겠나?”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제 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해 대학을 규제하고 통제하는 방식은 사라져야 한다.  말로는 ‘대학에 자유를 허하라“고 하면서 실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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