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에 주부에서 학생으로 일본에서 다시 시작한 학업의 꿈
요코하마 주부대상으로 한국어 가르치며 더 큰 목표 생겨

일본 요코하마에서 학업을 수료하고 올해 경희사이버대학교 한국어문화학과를 졸업한 김명란씨.
일본 요코하마에서 학업을 수료하고 올해 경희사이버대학교 한국어문화학과를 졸업한 김명란씨.

[한국대학신문 신지원 기자] 올해 경희사이버대학교 한국어문화학과를 졸업한 김명란씨는 일본 요코하마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김명란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결혼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살게 되면서 접었던 학업의 꿈을 30년만에 용기내 도전했다. 

엄마, 아내, 며느리, 주부, 직장인, 그리고 학생으로서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며 마침내 평생배움의 길에서 노력의 결실을 맺은 15학번 김명란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경희사이버대학교에 입학한 계기는.

“동경에서 한국어 교사를 위한 연수회가 있었는데, 이미 재학 중인 선배님 한 분이 함께 공부해 보지 않겠냐며 제안을 주셨다. 처음엔 자신이 없어 망설였지만, 요코하마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고, 또한 체계적인 공부를 하고 싶어서 시작할 용기를 내게 됐다.”

- 많은 사이버대학 중에 특별히 경희사이버대학교를 선택한 이유는.

“대한민국 최초의 사이버대학이라는 점에서 역사와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일본에는 학생회 조직이 아주 잘 돼 있어서 특강에 초대받아 한 번 참석을 하게 됐는데, 선후배간 소통하는 분위기가 참 마음에 들었다. 이 곳이라면 온라인상의 공부이지만 즐겁게 끝까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 졸업까지 기억에 남는 학과 행사 및 교육 프로그램은 무엇이 있었나.

“학교생활을 하면서 좋았던 점은 배울 수 있는 행복과 일본 학생회를 통해서 알게 된 많은 학우님들과의 만남이 정말 기억에 남는다. 강의를 들으면서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되는 것들이 정말로 좋았다. 일본인 남편과 역사문제로 해결책이 없는 전쟁을 하곤 했었는데, ‘일본의 역사’라는 강의를 듣고 나서는 다시는 역사문제로 남편과 싸우지 않게 됐다. 그래서 마누라를 학교에 보낸 것이 제일 잘한 일이라고 남편이 기뻐할 정도였다. 또, ‘한국어 교육실습’이 기억에 남는다. 한 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레포트의 연속, 그리고 교수님 앞에서의 ‘실습’에 정말 열정적으로 임했다. 짧지 않은 4박 5일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해 다양한 추억도 만들고, 처음으로 학교도 방문해 보며,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쌓았다.”

-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당연히 좀 더 열심히 공부했으면 하는 것이었다. 컴퓨터의 컴도 모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실력으로 시작을 하다보니 매일 남편의 도움을 받아야 했고, 1학년 1학기 첫 시험 때는 키보드 사용법을 몰라 주관식 문항 답안도 작성하지 못했다. 종종 4년 동안 무사히 졸업만 하자! 이렇게 스스로를 달래기도 했다.”

- 입학 때 계획하셨던 바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궁금하다.

“처음 시작할 때 조금은 가볍게 생각했었는데, 학생이지만 학생만이 아닌 현실은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했다. 엄마, 아내, 며느리, 주부, 직장인으로서 생소한 레포트와 더불어 많은 과업들을 함께 처리하는 4년간의 시간을 통해서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해 조금은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 일방통행만 하던 나의 사고가 주위를 볼 수 있는 사고로 바뀌었다고 칭찬해 준 남편의 공이 크다.”

- 졸업 이후의 진로에 대해서 한 말씀.

“4년 동안 정신없이 달려왔다. 이제 배운 내용들을 잘 정리해서 잘 전달하고 싶다. 한국과 일본은 여러가지로 인연이 깊은 나라다. 한국어를 일본의 주부들에게 가르치면서 느끼는 점은 서로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것이다. 따뜻한 한국의 정의 문화를 알리고 싶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계속 한국어를 통해서 한국을 전파하는 일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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