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신뢰도·선호도 선두…YTN, SBS 제치고 방송 3위

언론 선호도 부문의 주된 관심사는 한겨레와 조선일보 간의 싸움에서 대학생들이 어디에 손을 들어 줬을까 하는 것이다. 2001년 한겨레의 ‘완승’ 이후 매년 두 신문이 ‘신뢰도’와 ‘열독률’ 항목에서 각각 선두 자리를 지켜왔기 때문이다. 쉽게 한쪽으로 쏠릴 것 같지가 않은 팽팽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3년만인 올해 '신뢰도'와 '선호도'로 분리해 조사한 이번 결과는 한겨레의 ‘한판승’. 방송사의 경우 MBC, 스포츠신문은 스포트투데이, 경제신문은 매일경제 등이 올해 역시 독주했다. 이 같은 구도는 쉽게 깨질 것 같지가 않다. 이제 하나의 굳건한 ‘성채’를 마주한 느낌이다. 한편 올해 처음 실시된 무료 종합일간지 부문에서는 메트로가 평정, ‘선점’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줬다. ■ 종합일간지 한겨레가 평정했다. 2001년 이후 3년만이다. 그간의 구도는 ‘읽을거리는 조선일보, 논조는 한겨레’라는 식이었다. 이 구도가 드디어 올해 무너지면서 조선일보는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매체 항목에 한겨레가 24.7%의 응원을 받으며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보다 9.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한겨레는 또 선호도를 묻는 항목과 별도로 진행된, 대학생들이 가장 신뢰하는 매체 부문에서도 33.9%의 표를 획득,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했다. 이채로운 것은 조선일보의 ‘몰락’. 조선일보는 매년 ‘신뢰하는 매체’에서는 한겨레와의 어깨싸움에서 밀렸지만 그래도 ‘열독률이 높은 매체’로는 1위 자리를 보전해 왔기 때문이다. 대학가에서 아무리 ‘논조’를 따진다손 치더라도 막상 손에 잡히는 신문은 조선일보가 아니냐는, 나름의 자존심이 있었다. 역대 결과 또한 열독률 부문에서는 항시 조선일보라는 제호를 가장 먼저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열독률이 아닌 선호도 조사에서는 3위권 내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2위는 매년 선두와의 간격을 꾸준히 좁혀온 중앙일보의 몫. 22.5%를 기록하며 올해 역시 1위와 2.2%포인트 격차만을 보이며 추격의 고삐를 바짝 당겼다. 또 하나 이채로운 것은 동아일보의 ‘선전’이다. 그간 대학가 내에서는 “논조 면에서 동아가 조선 보다 더 심하다”는 볼멘소리가 적지 않았기 때문. 지난해에는 부진을 면치 못했으나 올해 선두권에 진입했다. 11.7%로 3위. 신뢰도 부문에서는 33.9%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한 한겨레를 중앙일보가 뒤쫓고 있는 형국. 하지만 중앙일보에 대한 지지율이 18%에 머물러 1위와 2위간 격차는 15.9%포인트. 3위는 9.6%를 획득한 조선일보에게 돌아갔다. ■ 방송사 뉴스와 시사물을 포함한 보도 부문 정상은 언제나처럼 MBC의 몫이다. 올해 역시 49.3%를 나타내며 1위 자리를 지켰다. 올해 언론사 부문 전체 설문 결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로 기록됐다. KBS가 지난해 개혁 성향의 정연주 사장 체제로 도전장을 내밀었을 때마저 53.7%라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방어전을 승리로 장식한 MBC이고 보면 올해 수치 역시 당연한 결과. KBS는 27.8%로 2위를 기록, 지난해 보다 지지율이 9.8%포인트 상승한 것에 만족해야 할 듯 보인다. 올해 가장 돋보이는 것은 YTN이다. 케이블 방송사가 공중파 방송사를 누르는 파란을 연출했기 때문이다. SBS를 물리치고 10.2%로 당당히 3위에 랭크됐다. 그렇다고 순순히 물러설 SBS가 아니다. SBS는 드라마, 연예오락 등 비보도 부문에서 1위로 등극하며 실추된 명예를 회복했다. SBS는 매년 각 항목에서 3위만을 기록, ‘만년 조연’으로 치부돼 왔으나 올해 처음으로 비보도 부문에서 41.5%의 지지를 이끌어내며 정상의 감격을 맛봤다. 2위는 ‘드라마왕국’ MBC. 35.2%의 지지를 발판으로 추격에 나섰다. KBS는 14.1%을 기록하며 3위에 자리했다. ■ 스포츠신문 스포츠투데이의 독주가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오히려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지난 2000년 정상에 오르면서 동종 업계의 판도를 재편했던 스포츠투데이는 올해 역시 41.1%를 기록하며 ‘제왕’의 자리에 위엄 있게 올랐다. 5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셈이다. 매년 근소한 차로 순위가 갈렸던 2위 자리는 올해 역시 스포츠조선과 스포츠서울이 맞붙었다. 결과는 지난해에 이어 스포츠조선의 승리. 20.9%를 득표했다. 격차 또한 지난해 보다 더 벌렸다. 1%포인트. 지난해 0.2%포인트 보다 5배나 벌어진 셈인데 그렇다고 안심할 수 있는 수치는 결코 아닌 듯. 스포츠서울은 올해 역시 분패했다. 19.9%로 3위. 2002년부터 2위 자리를 내어준 뒤 재탈환 도전에 2회 연속 실패했다. ■ 경제신문 한국경제의 ‘분투’가 오히려 돋보인다. 경제지 시장의 ‘절대 강자’는 매일경제다. 그런 까닭에 매일경제의 아성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우선 그 격차부터 좁히는 것이 수순. 지난해 이 두 신문의 격차는 무려 53.2%포인트. 하지만 올해 그 간격은 27.7%포인트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매일경제는 44.9%로 올해 역시 1위. 그러나 지난해 68.9%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하며 이제까지의 언론사 부문 최고 기록을 대부분 갈아치운 것을 다시 기억한다면 올해의 수치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할 듯하다. 한국경제는 17.2%의 지지를 획득, 지난해까지 매년 벌어져만 오던 1, 2위간 격차를 그나마 돌려놨다.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12.4%를 얻은 헤럴드경제가 3위로 새로이 순위권에 진입했다. ■ 무료 종합일간지 타블로이드판 무료 신문이 신문 시장 전체를 새롭게 재편하고 있는 형국이다. 메트로를 시작으로 한 무료 일간지 시장에 데일리포커는 물론 기존 종합일간지까지 뛰어듦에 따라 ‘아침 7시 전쟁’이 연일 치열하다. 일단 시장을 선점한 메트로가 대학가에서의 점수 또한 높게 나왔다. 메트로는 34.1%를 기록, 1위 자리를 거머쥐었다. 2위인 데일리포커스는 30.2%로 1위와 같은 30%대 지지율을 확보, 메트로를 강하게 압박했다. 후발주자인 굿모닝서울은 14.7%로 3위에 안착했다. ■ 온라인 신문 젊은 층 사이에 매체의 개념은 종이신문보다는 그들 세대의 특성을 그대로 살린 온라인 혹은 인터넷을 중심점으로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언론사 부문과 달리 올해 처음으로 조사가 이뤄진 대학생들의 인터넷 매체 선호도에서 미디어다음과 오마이뉴스가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결국 오차범위 내에서 미디어 다음이 32.3%로 약 0.3%포인트 가량 오마이뉴스를 앞섰다. 이들 두 매체의 선호도가 다른 매체들에 비해 압도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그밖에 도깨비뉴스가 7.3%, 프레시안이 5.6%로 미디어오늘의 4.9%를 앞질렀다. 얼마전 대표의 교수임용 인사청탁과 관련돼 세인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며 매체로서의 신뢰도에 적잖은 타격을 입은 서프라이즈는 5.7%의 선호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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