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지음 《미래의 교육》

[한국대학신문 신지원 기자] 아이의 미래 경쟁력을 갖추는 데 반드시 필요한 ‘창의력’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책 《미래의 교육(원제: The Creativity Challenge)》이 나왔다. 30년 동안 ‘창의력’ 분야를 연구해온 김경희 윌리엄메리대학교 교수는 이 책에서 창의인재를 만드는 ‘CAT(캣) 이론’을 공개한다. 아이에게 창의적 풍토(Climate)를 조성해주면 창의적 태도(Attitude)를 기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창의적 사고(Thinking skill)를 적용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미국 및 유럽의 정부기관과 교육자들은 창의력을 증진시키는 교육제도를 만들 때 김경희 교수에게 자문을 구했다.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교육 분야의 혁신은 ‘창의력’이 가장 핵심적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그 중요성에 비해 실행방법에 대한 해법은 분명하지 않았던 ‘창의력 교육’에 대해 김 교수는 “아이는 누구나 창의적 잠재력을 갖고 태어난다”면서, 가정과 학교에서 “창의적 풍토를 조성하면 아이의 창의력을 키워줄 수 있다”고 단언한다.

스티브 잡스, 넬슨 만델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조지아 오키프, 마리 퀴리 등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한 ‘세상을 이롭게 바꾼’ 혁신가(innovator)들의 연구를 통해 창의력의 비밀을 과학적으로 파헤친 이 책은 ‘창의력을 계발하는 방법’을 ‘사과나무 키우기’에 비유해 쉽게 설명한다. 유대 교육과 동양 교육의 창의력을 비교하고, 여성과학자들의 삶을 통해 ‘성 편견’이 창의력과 혁신에 미치는 영향도 탐구한다. 또한 책 전체에 녹아 있는 김경희 교수의 자전적인 이야기와 자녀교육의 실제 경험들은 부모들의 공감을 일으키며, 아이들에게 창의력을 ‘제대로’ 교육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김경희 교수는 자신의 연구결과를 들어 한국 교육에 만연한 시험위주 능력주의의 한계성을 지적하고 가차 없이 비판한다. 이대로 두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창의력은 절대로 싹 틔울 수 없다고 경고한다.

표준화, 규격화, 획일화된 시험위주 능력주의 속에서 고등교육을 다 마치고 직장생활에 적응할 때면 태어날 때 아무리 창의적이었던 사람이더라도 남과 비슷하게 생각하거나 행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김 교수는 “당연한 것에 의문을 제시하는 ‘문제아’의 열정을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아이들의 창의력이 꺾이지 않고 자라날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지배하에 학교를 다닌 마리 퀴리, 학교에서 자주 말썽을 일으켰던 스티브 잡스, 교사들에게 질문을 많이 해서 수업을 방해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조지아 오키프, 학교 정책에 반대했던 넬슨 만델라 모두 ‘문제아’였다. 이 책을 쓴 김 교수 본인도 ‘문제아’였다고 고백한다.

“한국에서 박사과정을 밟을 때, 나는 여전히 당돌했는지 모르겠다. 정년을 앞둔 한 교수는 내게 다른 학생들처럼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질타했다.”

저자 김경희 교수는 경북대 사범대학을 졸업한 뒤 서울에서 영어교사로 재직하다 고려대에서 교육학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조지아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창의력의 아버지’ E. 폴 토런스(E. Paul Torrance) 교수에게 직접 사사했다. 김 교수가 종신교수로 재직 중인 윌리엄메리대학교는 미국에서 하버드대학교 다음으로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며 특히 ‘영재교육’으로 유명하다.

2018년에는 ‘창의력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토런스상’을 외국인 최초로 수상해 학계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예문아카이브 /1만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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