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르포] 4차 산업혁명 기술과 보건의료계열 직업교육 '접점' 찾다
[수요르포] 4차 산업혁명 기술과 보건의료계열 직업교육 '접점'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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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보건대학교 HRD사업단을 가다
대전보건대학교 HRD사업단 관계자가 VR콘텐츠 사용 방법을 시연하고 있다. 공동훈련센터에 비치된 VR 제작 프로그램과 실습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은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작동시켜 볼 수 있다. (사진=허지은 기자)
대전보건대학교 HRD사업단 관계자가 VR콘텐츠 사용 방법을 시연하고 있다. 공동훈련센터에 비치된 VR 제작 프로그램과 실습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은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작동시켜 볼 수 있다. (사진=허지은 기자)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평생직업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 중 하나는 산업과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대학이 4차 산업혁명 기술에 관심을 갖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4차 산업혁명과 직업교육을 ‘어떻게’ 연계할 것인가다.

지난 3월, 대전보건대학교 HRD사업단 공동훈련센터를 찾았다. 대전보건대학교는 대학의 특성화 분야인 ‘토털 헬스케어’에 관련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바탕으로 직업교육 시스템을 구축해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실험실 △3D프린터 실험실 △AR‧VR 실험실 등을 갖추고 각 기술을 헬스케어분야와 연결해 직업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지역‧산업 맞춤형 인력양성사업공동훈련센터에 선정돼 운영하고 있는 HRD사업단을 통해서다. 이 사업은 지역의 기업과 산업의 인력 수요를 기반으로 맞춤형 교육훈련을 실시하도록 지원하는 것으로, 중‧장년층과 경력단절여성 등 취업 취약계층이 훈련에 참여하도록 유도해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고 고용률을 제고하는 데 목적이 있다.

신진섭 HRD사업단장이 가장 자랑스럽게 소개한 곳은 NGS 실험실이었다. 이곳에는 NGS 장비가 설치돼 있었다. NGS는 유전자를 분석해 질병 정보는 물론 유전자 전체 정보를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를 활용하면 질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맞춤 의료 행위가 가능하고 맞춤형 의약품도 만들 수 있다. 때문에 임상병리사나 기타 생명과학계열로 진출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주로 수업을 듣는다. 그러나 NGS 기계 자체가 워낙 고가인데다 대형병원에도 이제 설치되는 추세라 장비를 직접 다루고 관련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신진섭 단장은 “이 기술을 배우고 관련 산업에 진출한 이들이 비교우위에 설 것”이라며 자신했다.

대전보건대학교 HRD사업단 공동훈련센터에 비치된 NGS 장치. 뒤로는 NGS 과정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허지은 기자)
대전보건대학교 HRD사업단 공동훈련센터에 비치된 NGS 장치. 뒤로는 NGS 과정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모습이 보인다.

NGS는 유전자를 분석해 질병 정보는 물론 유전자 전체 정보를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를 활용하면 질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맞춤 의료 행위가 가능하고 맞춤형 의약품도 만들 수 있다. 이 때문에 임상병리사나 기타 생명과학계열로 진출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주로 수업을 듣는다. 그러나 NGS 기계 자체가 워낙 고가인데다 대형병원에도 이제 설치되는 추세라 장비를 직접 다루고 관련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신진섭 단장은 “이 기술을 배우고 관련 산업에 진출한 이들이 비교우위에 설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신 유전자 분석 장비부터 3D프린터, VR, AR 장비까지 = NGS 실험실 바로 옆에는 강의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는 마침 ‘맞춤의학을 위한 NGS 과정’ 수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수업은 관련 기술을 실제로 사용하는 산업 현장의 실무자가 직접 진행하고 있었다. 이날의 교수님은 김윤지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테라젠이텍스는 유전체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맞춤형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제약기업이다.

수업은 이론 설명과 실습이 병행됐다. 학생 수는 20명이 채 안 돼 보였다. 한 실습테이블마다 6~8명의 학생들이 앉아있었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각자 실험지에 결과를 기록하며 수업에 집중하는 모습이 제법 진지하다. 그 중에서도 유독 눈을 빛내며 수업을 듣는 이가 있었다. 대전보건대학교 임상병리과 졸업을 앞둔 장가은씨다.

“임상병리과를 곧 졸업하는데, 일을 하기 전에 먼저 NGS 기술을 배우고 싶어서 훈련과정에 등록했어요.” 큰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자신의 의지와 목표에 대한 똑 부러진 장가은씨의 대답에서 이 기술을 배우고 나면 취업뿐 아니라 취업 후에도 보다 앞서 나갈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과 기대감이 느껴졌다.

과정생들이 직접 설계하고 3D프린터로 제작한 하지보조기.
과정생들이 직접 설계하고 3D프린터로 제작한 하지보조기.

HRD사업단의 교육과정을 듣는 과정생들은 대부분 대전보건대학교를 졸업한 이들이라는 것이 신 단장의 설명이다. 물론 타 대학 졸업생도 참여가 가능하다. 이들은 과정을 수료한 후 일정 절차를 통해 협약 기업에 채용되는 채용예정자 과정을 듣고 있다.

센터 가장 안쪽에 있는 NGS실에서 입구 쪽으로 조금만 나오면 3D프린팅 실습실이 있다. 이곳에서는 학생들이 3D프린터를 활용한 의료용 장비를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의지보조기를 직접 만들어볼 수도 있다. 이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실습실 앞에는 학생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통해 설계하고 3D프린터로 인쇄한 각종 의료용 장비, 뼈 모형 등이 전시돼 있다. 프린터 사용 비용을 걱정할 만큼 과정생들에게 3D프린터 실습과정은 호응을 끌고 있단다.

이외에도 센터에는 VR실습실과 AR실습실도 갖춰져 있다. 이를 활용한 보건의료용 콘텐츠를 제작하는 기술을 배우는 곳이다.

■3년간 지역 산업 수요 분석하고 발로 뛰어 참여 기업 모집 = 이러한 실습 시설에서는 현재 NGS 과정 외에도 5개의 채용예정자 과정이 운영 중에 있다. 또 기업에서 재직자를 대상으로 직무교육을 위탁하는 형태인 재직자 과정도 15개가 운영 중이다. 산업체에서의 호응도 좋다. 2018년 채용예정자 과정은 취업률 84%를 기록했다. 이중원 HRD사업단 팀장은 재직자과정 역시 산업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280여 명이라는 재직자과정 참여인원이 이를 뒷받침했다.

사업을 따내고 눈에 보이는 성과를 이룬 밑바탕에는 철저한 준비가 있었다는 이중원 팀장. 대전보건대학교는 이 사업을 유치하기 위해 무려 3년간 지역의 산업수요를 분석하고 참여 기업을 모집했다. 비교적 큰 기업들부터 작은 병원에 이르기까지 직접 발로 뛰며 찾아 나선 결과, 협약기업 400개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참고로 사업 신청 기준은 협약기업 300개 이상을 확보하는 것이다.

“기업이라고 해서 아무 곳이나 섭외가 가능한 것도 아닙니다. 참여할 수 있는 기업의 조건이 있어요. 우선 일반 기업은 10인 이상 근무하는 곳이어야 합니다. 병원도 5명 이상이 근무하고 있어야 하고요. 지나치게 열악한 취업처는 배제하기 위해서죠.”

이 팀장은 이를 설명하며 두꺼운 파일을 하나 꺼내왔다. 협약 업체 관리 일지였다. HRD사업단 직원들이 직접 기업을 방문해 협약을 체결하고 그 과정에서 나눈 이야기, 산업체의 직무수요, 협조요청 사항 등이 자세히 기록돼 있었다. 이렇게 수시로 업체를 찾아 관계자들과 만나고 이 과정에서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기업의 수요를 조사한다. 이 내용은 과정의 커리큘럼이 된다.

대전보건대학교는 이를 인력양성사업 훈련과정에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전공심화과정과 정규학과 학생들의 실습용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훈련과정 운영 경험을 발전시켜 ‘의료IT융합과’를 신설, 2019학년도에 첫 입학생을 모집했다. 신 단장은 이 과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유우종 의료IT융합과 학과장은 “학과에 대한 학부모의 선호가 높다”며 자신 있게 과를 소개했다.

“HRD사업단의 훈련과정이 일종의 테스트베드가 된 셈입니다. 훈련과정에 대한 산업현장의 반응이 좋은 것을 보고, 정식 학과 과정으로도 발전시켜야겠다는 생각에 의료IT융합과가 신설됐습니다. 우리나라는 IT강국이고, 또 고령화사회입니다. 앞으로는 의료기술과 IT가 결합된 헬스케어 분야가 발전할 것이고, 이곳에서 일할 전문 인력의 수요가 늘어날 겁니다. 새로운 직업군도 생길 것이고요. IT와 융합되지 않는 헬스케어는 없을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 과는 전문대학 최초의 의료 IT과로, 첨단 헬스케어를 서비스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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