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교수가 강해야 교육이 산다
[대학로] 교수가 강해야 교육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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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리 동서울대학교 교수
정주리 동서울대학교 교수
정주리 동서울대학교 교수

대학 교육이 제대로 잘 이뤄지려면 기본 요소 3가지가 잘 갖추어져야 한다. 좋은 교수, 목적에 맞는 교육내용, 그리고 능동적인 학습자다. 대학교육에서 요구되는 교수의 자질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알 수 있다. 첫째, 가르치는 내용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둘째, 가르치는 방법에 대해 전문적인 기술이 있어야 한다. 셋째, 자신의 가르침에 대한 철학과 긍정적인 신념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또 학습자는 지식이나 기술이 미성숙한 상태지만 배움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고 이끌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단순히 교수의 지식을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그 다음으로 교육내용은 교육의 핵심으로서 두 가지 측면을 포함해야 한다. 첫째, 학습자의 중심에서 가르치는 내용이 의미 있고 바람직한 것이어야 한다. 둘째, 학습자의 관심과 수준을 고려해 교육목적의 설정, 교육내용의 선정과 구성, 교육방법의 적용, 학습결과의 평가 등이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교육의 세 가지 측면은 매우 기본적인 것이라서 어느 것 하나를 삭제하거나 왜곡한다면 교육이 제대로 수행될 수가 없다. 따라서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기관이라면 교육의 세 가지 요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정책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그 기능이 원활하면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교육에 대한 교수의 신념도 지켜지고 대학은 건강한 취업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런데 각 전문대학에서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교육정책은 교육이 활성화되도록 하는 바람직한 연결고리를 만들지는 못하고 있다. 산업의 변화에 민감한 전문대학이 일반대학보다 산업 변화를 반영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온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이러한 노력이 그 결실을 잘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기본 시간을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 새로운 학기를 1개월, 혹은 2개월 앞두고 새로운 교과목을 개발하는 교육과정 개편이 이루어진다. 이렇게 졸속으로 만들어진 교육과정은 교육방법이나 내용이 학습자 수준을 고려해 만들어져야 하는 기본적인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교수가 새로운 분야에 대한 충분한 준비를 할 겨를도 없이 강의실로 투입된다.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은 강의에 노출된 학생들은 그 과정에서 지적 감동을 받을 수가 없다. 강의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중의 하나는 학생들은 준비된 강의에서 감동을 받는다. 교수가 얼마나 준비하고 얼마나 공들인 콘텐츠를 제공하는가에 따라 학생들의 가슴에 그 무엇인가를 남길 수 있다. 이는 전문대학과 일반대학이 다르지 않다.

전문대학에는 재미있는 강의는 더러 있지만 감동적인 강의를 만나기는 매우 어렵다. 전문대학의 교수들은 날마다 학생들의 생각으로 잠을 깨고 학생들의 일로 하루를 마친다는데 왜 감동적인 강의를 하는 일이 드문가. 그 이유는 감동적인 강의를 준비할 수 있는 여건이 너무나 척박하기 때문이다. 교수가 교육 외의 일을 지나치게 많이 하고 있다. 산업의 변화에 발맞추어 질 좋은 교육을 하려면 교수가 교육 외의 일들을 줄이고 교육에 대한 연구와 재교육 연수를 많이 가져야 한다. 교육의 3요소는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그 중에서도 우선순위를 매긴다면 교수, 교육내용, 그리고 학생의 순서다. 교수의 역량에 따라 교육내용의 질과 학생의 학습동기가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전문대학에서는 교수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교육정책 항목 중에 늘 제일 마지막이다. 기껏해야 교수법 연수 항목을 밀어놓는 것으로 명색을 유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수법은 중요하지만 가르칠 내용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연구할 수 있도록 하고 교육연구가 정말 중요하다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그래서 교수들이 무슨 무슨 정책지원 사업에 참여했다고 얼굴을 세우는 일보다 잘 가르치는 교수가 대학에서 최고의 가치를 갖는 그런 분위기가 돼야 한다.

학생과 직접 만나는 것은 대학의 직원도 아니고 교육부 관리도 아니고 대학의 행정 관리자도 아닌 교수 바로 그들이다. 교수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학생들에게 미래의 꿈을 보게도 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도 꾸게 한다. 교수가 잘 가르치게 하려면 어떻게 지원해야 하는가 하는 진정한 고민이 빠져 있는 대학에서 이뤄지는 수많은 프로그램은 허상에 불과하다. 잘 가르치지 못한다면 이미 대학이 아니지 않은가.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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