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발족 대입제도개선연구단 보고서

2018년 5월 3일 충남대에서 열린 국민제안 열린마당에서 김진경 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한국대학신문 DB)
2018년 5월 3일 충남대에서 열린 국민제안 열린마당.(사진=한국대학신문 DB)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발족한 대입제도개선연구단이 수‧정시 통합론을 다시 들고 나왔다. 전문대학 관계자들은 연구단의 발표에 유감을 드러냈다.

2018년 9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대입제도개선연구단이 출범했다. 이후 약 6개월이 흐른 지난 2월, 연구단은 1차 연구보고서인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방안 분석 및 제언’을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논의가 진행됐던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에 대해 분석하고 추가 연구를 진행할 방향을 밝히는 것을 골자로 하는 연구 기본계획을 담고 있다. 교육부가 최종 확정한 대입제도 개편안을 연구단이 다시 다룬다는 것 자체도 논란이 됐지만, 특히 다시 한 번 수시와 정시를 통합하자는 주장을 들고 나오며 도마 위에 올랐다.

전문대학 관계자들은 유감스럽다는 반응을 보냈다. 강석규 한국전문대학교무‧입학처장협의회 회장은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논의할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연구단의 발표 역시 직업교육을 선택한 학생들과 사실상 수능으로 대학에 진학하지 않을 성적권의 학생들에 대한 고려가 없었다”고 꼬집었다.

연구단이 발표한 1차 보고서의 수‧정시 통합안의 골자는 3학년 2학기 이후 대입전형을 시작하는 것이다. 11월부터 2월 사이에 수능 미포함 전형을, 12월부터 2월에 수능 포함 전형을 시행하자는 주장이다.

강석규 회장은 이에 대해 직업교육 트랙을 선택하게 될 이들에 대한 진로‧직업 탐구의 기회를 뺏을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직업교육 트랙에 오기 전 진로와 직업에 대한 충분한 사전 교감이 필요하다. 적성의 이유든, 성적의 이유든 직업교육을 받고자 하는 이들에게 고민의 시간과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면서 “만약 연구단의 통합안대로 진행될 경우, 충분한 고려의 기간을 갖지 못한 채 진학하게 돼 중도 탈락하는 학생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수‧정시 통합의 이유로 내세우는 ‘고3 교실의 정상화’ 역시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수능 성적으로 대학에 진학하기를 포기하는 학생들은 도리어 조기에 수시로 선발한 뒤 전문대에 연계해 교육하는 방안이 보다 더 실효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2018년 5월 17일 열린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국민제안 수도권 열린 마당에서 제안이 이뤄진 바 있다. 당시 안연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진로진학센터장은 “3학년 1학기가 끝나면 많은 학생들이 수능을 포기한다. 그런 학생들을 조기에 수시로 선발하고, 직업교육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전문대로 연계해 미리 교육하는 것이 고교 교육 정상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주장했다.

이번 연구단의 발표가 혼란을 야기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전문대학 입학처장은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이 이미 확정됐는데도 결정 내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6개월도 되지 않아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대입제도개선연구단이 통합 전형 운영을 제시한 점은 무척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이는 국민들에게도 대입제도전형에 대한 불신을 심어줄 수 있다. 여러 기관의 충분한 연구를 거쳐 공론화 한 이후에 발표하는 것이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연구단은 1차 연구보고서를 통해 공표한 연구 주제에 대한 2차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연구단은 이에 대한 설문조사 실시와 더불어 6월과 10월 중 공청회를 갖고 12월 중 2차 연구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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