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등교육 혁신방안 무늬만 혁신 안 된다
[사설] 고등교육 혁신방안 무늬만 혁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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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학가의 초미 관심사는 고등교육 혁신방안이다. 교육부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공동 TF를 중심으로 고등교육 혁신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5월 또는 6월에 고등교육 혁신방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고등교육 혁신방안은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일대 전환점이 돼야 한다. 만일 혁신이란 이름으로 겉포장만 했을 뿐, 과거 고등교육정책을 답습한다면 고등교육 혁신방안은 아무 의미가 없다.

‘묵은 조직, 제도, 풍습, 방식 등을 바꿔 새롭게 하는 것’이 혁신의 사전적 의미다. 변화와 진보를 훨씬 뛰어넘는 개념이다. 따라서 고등교육 혁신방안은 고등교육정책의 새 판 짜기 수준으로 수립되는 것이 마땅하다.

대학구조조정정책을 예로 들어보자.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와 2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은 교육부가 전체 대학을 평가한 뒤 정원감축을 권고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3주기 진단은 2021년 시행된다. 혁신이란 개념에서 접근하면 3주기 진단은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와 2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완전히 탈피해야 한다. 3주기 진단 방식도 기존 방식과 동일하면 혁신이 아니다.

재정지원정책도 마찬가지다. 대학혁신지원사업 시행으로 교육부의 대학재정지원사업은 한 차례 변화를 겪었다. 그러나 재정지원정책에 혁신의 개념을 적용하면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처럼 새로운 사업이 등장해야 한다.

사실 100% 혁신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다만 혁신은 혁신다워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무엇보다 대학 경쟁력과 미래를 바라보기 바란다. 정말 어떤 정책이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대학 경쟁력이 국가 발전과 미래사회로 이어질 수 있을지 고민하라는 의미다.

특히 여론을 의식하면 고등교육 혁신방안은 한계에 부딪힌다. 반값등록금정책이 대표적이다. 반값등록금정책이 10년 이상 지속되면서 대학들은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반값등록금정책 폐지는 여의치 않다.

교육부는 당연히 대학들의 입장을 헤아리겠지만 반값등록금정책은 여론과 직결된다. 아니 여론은 오히려 아직도 대학 등록금이 비싸다고 지적한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는 대학들의 입장이 아닌, 여론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무조건 여론의 편에 서기보다 대학들의 고충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고등교육정책을 비롯해 교육정책에서 전반적으로 성적이 좋지 못하다. 고등교육정책에서는 고등교육 혁신방안이 점수를 만회할 기회다. 문재인 정부는 적폐 청산을 기치로 출범했다. 고등교육 혁신방안은 대학들의 발목을 잡는 적폐 청산의 신호탄이 돼야 한다.

바로 대학들이 자율성을 갖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물론 부정과 비리는 철저히 척결해야 한다. 대학들의 책무성도 더욱 강화해야 한다. 하지만 고등교육정책의 기본방향은 자율에 맞춰져야 한다. 주요 선진국 대학들은 자율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키웠고, 국가 발전에 기여했다.

모두가 고등교육 개혁의 ‘골든타임’이라고 입을 모은다. 골든타임에 환자의 생사가 결정된다.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은 “유·초·중등교육은 그래도 비명을 지를 수 있는 환자여서 나을 가능성이 상당히 있는데, 대학교육은 비명도 못 지르는 환자여서 굉장히 위독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골든타임에 반드시 대학을 살려야 하고, 처방은 고등교육 혁신방안이다. 이번에는 교육부가 정말 제대로 고등교육 혁신방안을 내놓길 다시 한 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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