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식코너서서 끼니 해결, 빌붙기 미팅참가 등

장기화된 경기침체가 대학가에 새로운 풍속도를 그려내고 있다. 등록금 납부는 물론 생활비마저 궁핍해지자 빈대 근성으로 중무장한 대학생들이 각종 구두쇠 전법을 구사하는 게 눈길을 끌고 있는 것. 진주국제대학교 신문사(10월초 발행 예정)는 이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빈대근성&구두쇠’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지난 25일 공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총11개의 문항을 학생회관 게시판에 게재한 다음 학생들이 스티커를 붙이는 방법으로 집계했다. △‘친구야, 100원만 하며 빌붙은 적이 있다’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에 가장 많은 학생이 응답했고 ‘그렇다’ ‘조금 그렇다’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으며, ‘아니다’라는 응답은 가장 적었다. 또 △시식코너에서 끼니를 해결한 것이 있다 △내 전화비를 아끼려고 상대방에게 신호음만 울리고 끊은 적이 있다 △떨어져 있는 동전이나 물건을 줍거나 의도적으로 나올만한 곳을 뒤진 적이 있다 △여행, 놀이, 모임 시 회비를 깎거나 빌붙어 안낸 적이 있다 △수신자부담 전화가 걸려오면 받지 않지만 나는 자주 이용한다는 질문에 ‘그렇다’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밖에도 △신분, 나이를 속이고 할인혜택을 받은 적이 있다 △기념일을 빙자해 친구의 돈을 뜯어낸 적이 있다 △상품을 주는 설문조사, 이벤트에 응한 적이 있다 등 불황을 극복하려는 기발한 대학생들의 행동양식이 눈에 띠었다. 이정엽 편집국장은 “2학기 개학과 함께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학우들의 빈대 생활을 보면서 설문조사를 기획하게 됐다”며 “예상보다 많은 학생들이 빈대생활을 하고 있고, 또 그 같은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진주국제대신문사 강영구 주간교수는 “설문조사가 확실한 통계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학생들의 어려운 주머니 사정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학생들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지만 등록금 분할납부나 대출관련 문의가 쇄도하는 것을 보면 씁쓸한 뒷맛도 지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