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通] 부러운 날
[대학通] 부러운 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연우 한동대 대학원교학팀장

모처럼 휴가를 내서 해외여행을 떠나는 나에게 동료 직원이 “정말 부럽습니다. 팀장님”이라고 말한다.

바쁜 일상을 사는 우리에게 여행을 떠나는 사람만큼 부러운 사람이 또 있을까? 그것도 국내가 아닌 해외로 말이다. 그런데 나는 매해 이날만 되면 더 부러운 분들이 있다.

한동대학교 대학 직원으로 20여 년간 근무한 나는 대학교수가 가장 부러운 날은 매해 5월 15일 스승의 날이다. 우리 대학교의 스승의 날은 다른 대학들과 달리 특별하다. 한동대는 담임교수제 즉 팀제도가 있다.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전공도 다른 30~40명의 학생이 한 교수의 팀으로 매년 새롭게 배정된다. 스승의 날 하루 전날 밤에 교수 연구실이 있는 복도는 이 팀 학생들로 가득 찬다. 옹기종기 모여 담임 교수나 그 팀의 특징을 담아 교수 연구실 문에 직접 그린 그림과 사진을 잘라서 붙이면서 몇 시간 동안 꾸민다.

나의 스승을 떠올려 본다. 중학교 시절 국어 선생님! 그분은 동시를 짓는 시인이자 선생이었다. 어느 날 학교에서 담배를 피우고 자꾸 어긋나는 제자를 보며 학생들 앞에서 자신을 스스로 나무라며 눈물을 훔치시던 그 선생님! 그 분의 마음을 지금에서야 헤아려 보고 이해해 본다.

아침 자습 시간에 1시간 정도 수학을 우리 반 학생 모두를 과외 해주신 담임 선생님! 그 분의 담당 과목은 기술이지만 수학도 잘하셨다. 그 뒤에 치른 중간고사에서 수학 반 평균이 다른 반에 비해 30~40점이 높은 80점을 넘었다. 그러나 이 담임 선생님의 반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과외는 여기까지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다른 반 선생님들의 질투와 항의로 그만두신 것 같다. 그때 나는 수학을 공부하는 재미와 왜 공부하는지의 의미를 알게 됐다.

고등학교에 새로 입학하고 첫 번째 음악 수업 시간. 그 가곡의 제목은 생각나지 않지만, 피아노 반주에 맞추어 노래를 불러 주신 음악 선생님! 피아노를 학원에서 배우는 학생들이 귀한 시절 그 분의 노래는 나에게 쉼과 평안을 주는 아름다운 음악의 세계로 안내하는 첫 관문이었다.

유명 시인의 제자로 그 시인이 교장으로 계실 때 일화를 즐겨 말씀하며 국어를 가르치던 선생님! 조금은 과장되게 한 학기의 국어 수업의 절반은 시를 가르치는 데 쓰시고 소설이나 수필 그리고 문법 시간에는 시를 가르치실 때만큼 에너지를 느끼지 못한 나의 국어 선생님! 지금은 시를 읽으며 위로를 받고 기쁨을 누린다.

첫 국사 수업 시간에 교과서도 없이 수업에 들어온 국사 선생님! 그 이후에도 이 선생님은 늘 교과서를 들고 오지 않았다. 다만, 학생들에게 지난 수업의 진도가 어디까지 나갔는지를 물을 뿐 학생들이 대답하면 교과서의 내용을 그대로 읊었다. 이 분은 국사 교과서 상·하를 모두 외우고 계셨다. 놀라움과 함께 사람의 능력은 끝이 없으며 무엇이든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배웠다.

한문 시를 운율로 부르시며 선비의 멋과 풍류를 알게 하시고 ‘유붕이 자원방래하니 불역열호야'로 친구의 소중함을 가르쳐 주신 한문 선생님!

나의 기억은 여기까지다. 나에게 바른 가르침과 깨우침을 주신 모든 선생님을 기억하지 못해 송구하다. 그러나 모든 나의 선생님! “존경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선생님이 기억나세요? 우리의 선생님에게 존경과 고마운 마음을 한 번 전해보면 어떨까요?

<한국대학신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