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정씨
김혜정씨

[한국대학신문 조영은 기자] 서울 종로구에 있는 갤러리 보드레 안다미로가 1일부터 14일까지 42번째 신진작가 김혜정 작품 전시회를 개최한다.

김혜정 작가는 경희대 한국화과를 졸업하고 홍익대 대학원 동양화과 석사과정을 졸업한 신예작가다. 2017년 단원미술상을 수상하고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김혜정 작가는 상처받은 사람들의 모습을 자연복사라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작가로, 사회를 살아가면서 필수적인 가면적 삶에서 아픔, 열등감으로 스스로를 감추고 보호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냈다.

‘친한 친구의 자살 시도 사건’으로 작품을 시작한 김 작가는 늘 무리에서 빛나고 동경의 대상이었던 친구가 어느 날 차가운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 옆에 있으면서 그 아픔을 헤아리지 못한 죄책감을 가졌다.

김 작가는 소식을 접한 후 작업실에서 울며 친구의 얼굴을 그리다 그림에 찢겨진 부분을 발견하고 배접을 하기 위해 종이를 화판에서 떼어냈다. 그리고 떼어낸 화판 아래 김 작가가 그린 적 없는 새로운 그림을 발견했다. 그는 그 그림을 “마치 한 인간이 이상적인 가면 아래에 아무도 모르게 감춰놓은, 내면의 모습” 같았다며 이를 작업으로 풀어내기 시작했다.

김 작가의 작품 방식은 자연복사다. 보통 많은 한국화 작가들은 유연한 한지에 그려진 그림을 단단한 판 위에 고정할 용도로 화판을 사용한다. 즉 화판은 그림을 받쳐주는 용도이며 작품의 요소가 아니다.

그러나 김 작가는 이를 그림의 연장선으로 가져와 작업했다. 김 작가는 화판 위에 얇은 한지를 부착 후 한지 위에 그림을 그린다. 이후 한지 아래 있던 화판을 염색시켜 새로운 그림을 만든다.

그림이 완성된 후에는 판에서 떼어내 배접을 한 후 같은 크기의 화판에 옮겨 부착한다. 즉 한 번의 작업으로 원본과 우연히 판에 복사된 이미지, 총 2개의 그림이 생성된다.

김 작가는 이를 스스로 만들어냈다는 뜻에서 ‘자연복사’라는 단어를 붙였다. 그는 “자연복사는 ‘떼어내서 그 안을 관심있게 들여다보지 않으면 존재 자체를 알 수 없다’는 뜻으로, 한 개인이 감추고 있던 아픔과 상처받은 내면 등과 같은 결핍된 자아와 성격이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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