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미래대학 콜로키엄] 강홍렬 카이스트 초빙교수, “4차 산업혁명 비판적 성찰이 필요…허상 걷어내야”
[2019 미래대학 콜로키엄] 강홍렬 카이스트 초빙교수, “4차 산업혁명 비판적 성찰이 필요…허상 걷어내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홍렬 카이스트 초빙교수
미래대학 콜로키엄에서 강연하고 있는 강홍렬 교수.
미래대학 콜로키엄에서 강연하고 있는 강홍렬 교수.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4차 산업혁명은 최근 시중에서 널리 회자되는 유행과도 같은 화두다. 수많은 서점의 베스트셀러 진열대에 이와 관련한 수많은 서적들이 넘쳐나고 있다. 그만큼 대학에서도 너무나 빈번하게 다루는 논의의 대상이 된지 오래다.

그런데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11일 서울대학교 인문대학에서 열린 제1기 미래대학 콜로키엄 3주차 프로그램에서다. 이날 발제에 나선 강홍렬 카이스트 교수는 우려를 넘어 국가전략이나 정부정책의 차원에서 적지 않은 혼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4일 행사에서 ‘중장기 미래 논의의 국가전략적 중요성’을 주제로 발표했던 강홍렬 교수는 11일 행사에서는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 자체에 대한 맹목적인 수용을 경계하면서도 산업 지평에 중대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5G 등과 같은 화려한 단어에 매몰되기보다는 그 내용의 허상을 걷어내고 본연을 들여다볼 것을 주문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너무 쉽게 사용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언급 자체가 부적절할 수 있음에 대해서 강조했다.

강 교수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정부의 접근방식을 나열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을 성공시키면 더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겨날 것”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시절 발표내용을 언급했다. 그는 정반대로 4차 산업혁명이 노동대체의 높은 경향성 때문에 일자리와 노동시장에 심각한 위기 또는 충격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관련된 국가전략이나 정부정책이 잘못된 궤를 가고 있을 가능성을 우려하는 대목이다. 그리고 민간의 창의적인 혁신 노력보다는 정부 주도적인 관점이 강조되고 있는 시류도 같이 걱정하면서 말문을 열었다.

국내외적으로 ‘4차 산업혁명’ 또는 '산업4.0' 논의들이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제조업의 수많은 영역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던 혁신적 변화의 사례들이 결국 ‘4차 산업혁명’의 변화와 동일한 내용임을 설명했다. 특히 IT를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산업혁신들이 결국은 4차 산업혁명으로 논의되고 있는 내용들과 다르지 않음을 강조했다. 결국 과거에 산업정보화, 산업혁신, 산업 구조조정, 고부가가치화 등의 전략적 노력이나 정부정책들이 동일한 내용을 다뤘다고 했다. 나아가 선진국에서 최근 언급되기 시작한 내용인 Digital Transformation, Digital Twin, CPS 등의 내용도 사실상 같은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다른 내용인 것처럼 다루면서 정책이나 전략의 연속성을 배제하는 데서 혼선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지난 2,30년간 추진하고 있는 국가전략과 정부정책과 관련한 모멘텀을 포기하고 관련된 지식을 폐기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체계적인 전략을 수립한 지구상의 가장 선도적인 국가가 대한민국임이라는 자부심도 내비쳤다. 20년전 '산업정보화' 정책, 10년 전 ‘산업-IT융합’ 등이 바로 그것이라는 설명이다.

‘4차 산업혁명’이나 '산업4.0'의 논의가 촉발된 독일 등 유럽이나 기계공업이 발달한 일본과 우리는 전혀 다른 산업적 맥락을 가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전략적으로 우리 전략적 노력과 다른 나라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들이 '4차 산업혁명'의 구성내용을 공급하는 나라라면 우리는 그를 수입해 활용하는 나라라고 차별화 했다. 대신 우리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경쟁을 극복할 수 있는 시대적 소명을 달성하기 위해 ‘4차 산업혁명’ 그리고 산업정보화나 산업-IT융합의 전략적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려스럽게도 정부의 전략적 시각에서는 발견할 수 없던 내용이다.

강 교수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것으로 언급되고 있는 변화가 결국 IT를 집중적으로 수용하면서 발생하는 변화임을 직시하라고 재차 요구했다. IT의 본질을 그 핵심 구성요소인 컴퓨팅(Computing), 네트워킹(Networking), 센싱(Sensing), 로봇(Actuating)이 가지는 산업 혁신적 함의의 결합으로 단순화시켰다. 그리고 IT를 집중적으로 도입한다는 것은 “인간의 논리적 사고로 구성되고 만들어지는 제품이나 공정의 모든 프로세스을 대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 내용이 바로 4차 산업혁명이 노동이나 일자리에 심각한 충격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 이어지는 지점이다. 그는 여기서 “정부의 시각이 너무 안이한 것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그는 국가전략이나 정부정책 전반에 팽배해 있는 혼선을 걱정하면서도 새로운 변화의 수용이 결국 ‘생존수단’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새로운 산업혁신의 흐름에 편승하지 않으면 망한다. 결국 수용할 수밖에 없는 변화”라고 말한 것. 또 국가혁신과 관련해 대충 넘어갈 수 있는 내용일 수 있고, 수많은 대안 중 후순위의 하나일 것이라는 안이한 시각을 경계했다. ‘4차 산업혁명 위원회’를 ‘4차 산업 혁명위원회’라고 부르며 우려의 시각을 거듭 드러냈다.

강 교수는 “잘못된 개념으로 스스로를 우민화 하는 가능성에서 벗어나서 변화를 직시하자"고 주문하면서 "비판적인 성찰은 결국 사회발전의 원동력”임을 강조하고 강의를 마무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