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대 학생회, 공동 투쟁 결의 등 협상 난항

설 연휴가 끝나고 대학가의 등록금이 인상률이 속속 결정되면서 등록금 투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각 대학 총학생회들이 연합해 공동으로 등록금 인상 저지 투쟁을 벌이겠다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전국 49개 국립대가 합의한 수업료 5% 인상안을 잠정합의한 가운데 서울대와 부산대, 전남대 등 전국 15개 국·공립대 학생회는 최근 전북대에 모여 공동 투쟁을 결의하고 다음달 2일 이같은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등록금 인상과 관련, △국·공립대 인건비와 공공요금 상승 요인을 교육부가 책임지고 △국·공립대 민영화 방안 철회 △등록금 예고제 철회 등을 주요 목표로 삼고 한총련 등 학생운동단체와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립대의 경우 고려대는 지난 13일 교수협의회와 교직원 노조,서울·서창 캠퍼스 총학,대학원 학생회 등으로 구성된 '등록금책정위원회' 회의를 가졌다. 학교측은 이 자리에서 물가상승률과 장학금·실습비 인상분 등을 반영한 9%의 잠정 인상률을 제안했으나 총학측은 일단 동결을 목표로 추후 학교와 협의를 벌여나가기로 했다. 최근 대학원 신입생 등록금을 8.5% 인상한 연세대는 최근 학교와 학생 대표가 참여한 ‘등록금책정자문위원회’ 회의에서 양측이 합의 도출에 실패하자 위원장이 책정한 인상안을 총장에게 건의하기로 결정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 역시 기본적으로 등록금 인상자체에 반대한다는 입장 아래 다음달 초 예정된 등록금책정협의회에 학교측 대표와 이를 논의키로 했다. 대구대와 영남대 대구가톨릭대 등 11개 대학 총학생회는 지난 19일 대구대 모여 등록금 인상반대에 대한 각 대학별 입장을 밝히고 인상저지를 위한 연대투쟁을 벌이겠다고 결의했다. 영남대는 7~8% 인상률을 제시했지만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지금까지 3차례 실무협의를 통해 예결산 자료 등을 공개하며 학생들을 설득하고 있지만 동결을 주장하는 학생들과의 입장차이가 커 난항을 겪고 있다. 경북대는 기성회비를 15.7% 인상할 계획이지만 학생들은 오히려 36%를 낮춰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상태. 학교측은 국립대 수업료 인상률이 5%로 잠정 인상돼 임금 인상과 시설 투자를 위해서는 기성회비를 대폭 인상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학생들은 최근 경제 여건을 고려해 인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울산대는 올해 등록금을 지난해 보다 평균 8.41% 인상키로 하는 안을 마련하고 대학발전위원회에서 이 인상안에 대한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진주국제대는 4년간 등록금을 동결키로 결정해 학생들의 환영을 받았다. 한남대는 신입생에 대해 8% 인상된 등록금을 고지했으나 재학생 인상폭을 둘러싸고는 총학생회와 학교측이 의견접근을 보지 못하고 있다. 한남대는 지난 19일 총학생회와 2차 교학협의회를 가졌으나 학교측의 8% 인상안에 대해 총학생회가 반발해 이후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목원대도 6.5% 인상을 주장하는 학교측과, 동결을 요구하는 총학생회의 의견이 맞서면서 여섯 차례에 걸친 협상이 모두 결렬됐다. 학교측은 "물가인상률 등을 감안할 때 9.9%는 올려야 하지만 어려운 경제 사정을 고려해 6.5%만 올리기로 했다"고 밝혔으나 학생들은 "경제 불황이 계속돼 등록금을 올리면 가계 부담이 너무 늘어난다"며 동결을 고수하고 있다. 서원대는 올해 등록금을 지난해 보다 3.8%인상키로 결정했으며, 대전대는 신입생, 재학생 동일하게 6.5% 인상을, 우송대는 재학생은 동결, 신입생은 6.1% 인상키로 결정했다. 이외 부산지역의 경성대와 동아대 동의대 등도 6~10%의 인상안을 놓고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지만 학생들은 벌써부터 등록금 동결을 위한 강경 투쟁을 선언하고 나서 학교측과의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온형주 기자>nonbeing@unn.net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