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규제 혁신 ①] ‘규제’에 묶인 대학 유휴부지…관련사업도 ‘그림의 떡’
[대학 규제 혁신 ①] ‘규제’에 묶인 대학 유휴부지…관련사업도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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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 유휴부지 활용으로 재정부족 ‘활로’ 모색…정부 규제로 ‘난감’
대학 내 그린벨트, 국토교통부가 행복도시로 추진하자 “교육목적으로 활용 원해”토로
교사(敎寺)확보·산학협력에도 ‘걸림돌’…“한국형 실리콘밸리 만드려면 규제 개편 필수”
가천대는 캠퍼스 내 그린벨트 부지를 국토교통부에서 행복도시 공공택지로 활용하겠다며 수용을 추진하면서 난감함을 겪고 있다. 현재 가천대는 18만평 중 반은 캠퍼스로 나머지 반은 그린벨트로 묶여있다.
가천대는 캠퍼스 내 그린벨트 부지를 국토교통부에서 행복도시 공공택지로 활용하겠다며 수용을 추진하면서 난감함을 겪고 있다. 현재 가천대는 18만평 중 반은 캠퍼스로 나머지 반은 그린벨트로 묶여있다. 대학 측은 이왕이면 해당 부지를 교육과 산업발전에 연계된 방향으로 활용하고 싶다는 입장을 보이며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캠퍼스 혁신파크' 조성사업에 도전장을 냈다. [사진 제공 = 가천대]

[한국대학신문 이현진 기자] 교육부가 대학혁신 지원 방안의 일환으로 규제 개선을 추진한다. 규제 개선은 대학가의 숙원이다. 대학이 경쟁력을 강화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규제 개선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는 ‘구호만 혁신’이 아닌, ‘무늬만 혁신’이 아닌 ‘진정한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 본지는 규제 혁신 시리즈를 통해 혁신이 시급한 규제를 분야별로 살펴보고, 대안을 제시한다. -편집자 주 

최근 대학의 유휴부지를 ‘산학협력’ 혁신파크로 조성하는 사업에 32개 대학이 도전장을 내밀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소 1만㎡ 이상의 나대지를 보유 △서울지역을 제외하는 등의 사업조건을 고려하면 이를 충족하는 경기권과 지역에 위치한 대학들의 높은 관심도를 짐작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올해부터 학령인구가 대학정원보다 줄어들면서 대학의 유휴부지와 건물은 늘고 등록금 수입이 급감하게 된다. 10여 년 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도 대학 재정에 타격이 되며 유휴부지를 활용해 재정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넓은 유휴부지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활용할 수 없는 대학들이 있다. 부지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여 있어 개발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대학들은 교사확보·부지활용 등을 이유로 그린벨트 해제를 추진하지만 그 절차가 복잡하고 해제 목적성의 제한이 많아 성공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 등록금 동결·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대학들 유휴부지 활용 ‘고심’ = 최근 주목받고 있는 캠퍼스 혁신파크 선도사업은 대학캠퍼스 유휴부지에 도시첨단 산업단지를 조성해 창업부터 기업경영까지 가능한 공간을 마련하는 게 골자다. 교육부·국토교통부·중소벤처기업부가 공동으로 추진한다. 계획대로만 추진된다면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및 창업 활성화 등 대학-기업-지역이 상생하는 선순환 구조로 이뤄질 수 있다는 목표다.

그만큼 대학들의 관심도는 크다. 학령인구 감소에 주요하게 영향을 받는 국내 대학들에 든든한 재정지원처가 될 수 있음과 동시에 산학협력·연구·취업 등 대학들의 관심도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심화섭 신한대 기획처장은 “등록금 동결이나 정부의 대학 재정지원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학생 학습권 등을 충족시키기 위해 자체적으로 학교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대학의 큰 관심사이자 고민거리”라면서 “캠퍼스 혁신타운이나 신재생에너지 관련 시설 건축 등이 대학 보유 그린벨트에서도 가능하다면 적극적으로 추진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 그린벨트로 묶인 캠퍼스…옴짝달싹 = 대학가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대학 부지가 그린벨트에 묶여 있는 대학은 가천대·가톨릭대·농협대학·대전대·부산대·삼육대·서울여대·안양대·영산대·호남대·한국항공대 등 40여 곳에 달한다. 여기에 현재 대학 캠퍼스 부지는 그린벨트로 지정돼 있지 않았지만 단국대처럼 법인이 그린벨트 부지를 소유한 곳을 하면 더하면 늘어난다.

이처럼 다수의 대학들이 그린벨트를 보유하고 있는 이유는 대학설립 시 이미 주거지로 형성된 도심지에서 벗어난 지역에 터를 잡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서울 한남동 부지를 매각하고 용인으로 자리를 옮긴 단국대의 한 관계자는 “서울캠퍼스는 유휴부지가 없어 캠퍼스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약 20만평 부지의 죽전캠퍼스를 꾸리면서 공간적 여유를 갖게 됐지만 지역에 대학캠퍼스 부지를 찾는 과정에서 상당한 그린벨트를 편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나마 단국대는 그린벨트를 제외하고 조성된 캠퍼스 부지에도 충분한 공간이 있어서 이번 사업에 도전장을 내미는 데 무리가 없었다. 캠퍼스의 유휴부지가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 사업신청을 포기했다는 경기권 A대학 기획처장은 “특히 지역당 1개 대학 선정을 원칙으로 하는 상황에서 부지가 그린벨트에 묶여 있는 등의 마이너스 요소가 있는 대학은 신청에서도 한 번 더 자기검열을 거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가천대는 캠퍼스 내 그린벨트 부지를 국토교통부에서 행복도시 공공택지로 활용하겠다며 수용을 추진하면서 난감함을 겪고 있다. 현재 가천대는 18만평 중 반은 캠퍼스로 나머지 반은 그린벨트로 묶여있다. 대학 측은 이왕이면 해당 부지를 교육과 산업발전에 연계된 방향으로 활용하고 싶다는 마음이지만 행복도시사업과 혁신파크 사업이 모두 국토교통부 소관 사업으로 이왕에 추진된 행복도시사업을 뒤짚고 혁신파크 사업에 선정될 수 있겠냐는 물음표를 달고 있다.

윤원중 가천대 부총장은 “대학이나 기업의 역할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 공공의 목적을 위해서는 그린벨트를 일부 전향적으로 해제해주는 것도 긍정적으로 검토돼야 한다”면서 “특히 미국 실리콘밸리를 모델로 삼은 이번 혁신파크 사업은 재정지원 규모 확대나 규제 타파 등이 혁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 교사 확보에도 ‘걸림돌’…대학들 “교육부 규제타파 의지…당장 적용” 주문 = 그린벨트는 대학들의 교사 확보에도 걸림돌로 작용됐다. 운동장에 걸쳐 캠퍼스 주변 구역이 그린벨트로 지정돼 있는 안양대는 대학 입지 확보와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강의동 증축을 계획했지만 개별 대학의 편의를 위해서는 그린벨트 해제가 어렵다는 국토부의 답변만 반복해 들으며 마음을 접었다.

캠퍼스가 위치한 지역 특성에 따른 규제도 존재한다. 연구개발특구에 위치한 충남대 등 대학들은 캠퍼스 내 기업 생산공간 입주가 불가능하다. 혁신파크 사업의 경우 첨단 산업도시 조성을 목표로하기 때문에 일부 생산공간의 마련이 필요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국토연구원 관계자는 “사업의 조기활성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뜻하지 않은 공적규제와 관련해 사업이 지연될 수 있는 경우 부정적으로 평가 요소가 된다”고 말했다. 각종 규제에 연관된 대학은 해당 사업의 대학 선정 단계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되면서 대학에서는 불만을 토로한다.

한 지역대학 기획처장은 “교육부는 대학이 혁신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데 동감하고 각종 규제를 타파하겠다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지만, 대학은 지금 당장 시행되는 사업에서조차 규제에 가로막혀 추진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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