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동아시아과학사 회의 20개국 350명 주제발표

개막식 모습.
개막식 모습.

[한국대학신문 신지원 기자] ‘과학기술은 인류문명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문명 간 과학기술 교류의 역사는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 주는가?’ 

이에 대한 학술적, 역사적인 답변을 시도하는 대규모 국제학술대회가 열린다. 19일 개막해 23일까지 1주일간 전북대 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 주최로 전북대 진수당 일원에서 열리는 ‘국제 동아시아 과학사 회의’가 그것이다.

이 학술대회는 올림픽처럼 4년마다 대륙을 돌아가며 개최되고 있다. 올해 전주에서 15회째 대회가 열리는 셈이다.  

이번 대회에는 20여 개 국가에서 350여 명의 국내외 동아시아 과학사 전문가들이 발표자로 참여해 최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동아시아 문명을 과학기술의 키워드로 들여다본다.

이번 학회에서 기조강연자 중 김남일 경희대 교수가 《동의보감》을 필두로 한국 의학사와 인물을 소개하면서 현대까지 발전을 지속하는 비결을 조명하고, 츠카하라 토고 일본 고베대학 교수는 일본에서 바라본 동아시아의 다양성과 조화를 핵심 개념으로, 동아시아의 근대가 한 나라의 주도에 의해 도래한 것이 아니라는 다중심성의 모습을 주제로 발표한다.

또한 장바이춘 중국과학원 교수는 농업에서 물의 사용을 중심으로 동아시아의 중국, 한국, 일본이 한 덩어리로 발전하고 분화해간 역사 상황을 흥미롭게 전한다.

또 리지엔민 대만 중앙연구원 교수는 최근 발굴된 라오구안산릉의 고대 경락인형유물을 분석해 고대인의 신체와 힘, 근육 등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선보이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프란체스카 브레이 영국 에딘버러대 교수는 1830년대 후반 영국인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비싼 수입품 차(茶)를 대신하기 위해 아삼에서 차를 재배하는 실험과 그 과정을 전했다.

발표 주제 중 특히 동아시아에서 출발한 인쇄술의 동서문명 간 교류의 역사, 항해의 역사와 동아시아 지도의 발전, 고구려 고분에서부터 나타나는 수준 높은 천문학의 세계교류 등도 포함돼 그 간의 상식을 깨는 문명 간 교류와 전승의 역사를 세계인과 공유하게 된다.

일본의 양심적 시민운동가들이 참여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일본 731부대의 만행을 추적하고 일본 정부의 공식적 책임을 밝히기 위해 분투해 온 ‘NPO 731부대-세균전 자료센터’의 두 명의 변호사가 한국을 찾아, 일본 정부를 대상으로 한 소송과 정보공개 청구 투쟁의 등의 경과를 소개한다.

또한 전북대 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가 주도해 발간 중인 총 40권의 거작 ‘한국의 과학과 문명’ 총서 프로젝트의 의의와 과제를 국제적 차원에서 평가하는 발표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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