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수능 탐구 계열구분 폐지…문이과 양상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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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계 과탐2과목 제시 많아…계열 폐지 ‘실효성 미비’
인문계 사탐 2과목 많겠지만…사·과탐 동시 조합도 가능할 것
(사진=한국대학신문DB)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2022학년 수능부터 사탐·과탐으로 나눠져 있던 탐구영역 계열 구분이 사라진다. 주요대학들이 자연계에서 선택과목을 지정한 탓에 계열 구분 폐지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선택과목 미지정 대학도 많은 만큼 계열 폐지가 의미를 지닐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입시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현 고1 학생들이 치를 2022 수능 탐구영역의 청사진을 예상해 봤다. 

■2022 수능 탐구계열 구분 없어졌지만…계열 지정 대학 많아 실효성 ‘의문’ = 현 고1 학생들이 치를 2022학년 수능부터 탐구영역의 계열구분이 폐지된다. 직업탐구를 제외하고 보면, 현재는 사회탐구(사탐)와 과학탐구(과탐) 중 하나의 계열을 선택하고, 같은 계열 내에서 최대 2과목까지 고르는 것만 가능하다. 사탐 2과목을 선택하거나, 과탐 2과목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2022학년부터는 이러한 계열구분이 사라지면서 자유롭게 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바뀐다. 수험생은 사탐·과탐 합산 총 17개 과목 가운데 2과목을 선택해 수능에 응시하면 된다. 기존 사탐 2과목이나 과탐 2과목 선택이 가능한 것은 물론이고 사탐 1과목과 과탐 1과목을 각각 선택할 수도 있다.

이러한 탐구영역 계열 구분 폐지는 현 고2 학생들부터 적용된 2015 개정교육과정의 취지와 맞닿아 있다. 7차 교육과정 시절부터 교육과정이 문과와 이과를 구분하지 않고 있지만, 수능이 이를 구분하면서 문이과 ‘불분과’ 내지 ‘통합’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탐구영역 계열을 구분하지 않게 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람직한 취지에도 불구하고 계열 폐지의 ‘실효성’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서울권 주요대학들을 중심으로 이미 필수 선택 계열이 제시됐기 때문이다.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 공개된 ‘2022학년 수능 과목 지정 현황’에 따르면 전국 22개 대학 가운데 11개 대학이 자연계열 수험생은 과탐 2과목을 선택해야 한다고 공지한 상태다. 이들 대학에는 서울대를 필두로 고려대·연세대·서강대·성균관대·중앙대·경희대·이화여대 등 서울권 주요대학들 상당수가 이름을 올렸다. 이외 서울과기대·세종대·한양대(에리카)도 과탐 2과목 선택을 요구했다. 계열 구분이 없다는 수능 과목 체제와 달리 대학들은 계열 구분이 필요하다고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과목 지정 여부를 밝히지 않은 주요대학들도 자연계 수험생에게는 과탐 2과목을 응시하도록 할 가능성이 높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2022 수능에서 주요대학 자연계는 과탐 2과목 지정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도 “발표를 하지 않은 대학 중 상위권 대학들은 이미 발표한 곳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한다. 자연계열 상위권 학생들은 과학탐구 두 과목을 선택해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실효성 없지만은 않다’ 의견도…계열 미지정 대학도 많아 = 다만 대학들의 기본적인 대입전형 설계전략이나 수험생들의 지원 양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계열 구분 폐지가 아주 의미 없는 것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주요대학 등 상위권 대학들은 계열 구분을 전제로 하겠지만, 이외 대학들까지 같은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어디가에 공개된 과목 지정 현황을 보면 자연계열 탐구영역을 미지정한 대학 수는 11개교로 과목을 지정한 대학과 같다. 경남대·극동대·꽃동네대·루터대·배재대·성결대·수원가톨릭대·청운대 등이 과목을 지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지역거점국립대 중 한 곳인 인천대, 교대인 청주교대, 수험생 선호도가 높은 한국외대 등도 자연계열 탐구 선택과목을 제시하지 않기로 했다.

대학들이 대입전형을 설계하는 기본 베이스는 ‘경쟁’이다. 선호도가 비슷한 대학과는 직접적인 경쟁을 하더라도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대학과는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것을 피한다. 선호도 높은 주요대학들이 자연계열에서 탐구영역을 지정하면,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대학들은 탐구영역을 지정하지 않는 방향으로 갈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간혹 선호도 높은 대학과 비슷한 대입전형을 내놓는 대학도 나오겠지만, 이는 선호도 높은 곳에 지원했다 탈락하는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한 것으로 봐야 한다.

자연계열 선택과목을 지정하지 않더라도 수험생들의 수요는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이영덕 소장은 “자연계열에서 상위권 학생들이 과탐 2과목을 주로 선택하면 높은 등급을 받기 어려워진다. 중하위권 학생들은 선택을 기피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러한 수험생들이 많아지면 선택과목을 지정하지 않은 대학들은 상대적으로 신입생 모집에서 다소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실제 자연계열 학생들 중에서는 학습의 어려움을 이유로 사탐을 택하는 경우가 상당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영덕 소장은 “자연계열 학생 중 과탐 대신 사탐 선택 수험생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공부하기 쉬운 사탐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탐구 1과목 반영 대학 나올 가능성 ‘배제 못 해’ = 선택과목 지정·미지정은 모두 탐구 2과목을 전제로 펼쳐지는 논의들이다. 2022학년 대입에서 탐구영역 1과목만 지정하는 대학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도 수험생 부담 완화 등을 이유로 탐구영역을 1과목만 지정해 정시모집이나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에 반영하는 대학들이 종종 나오는 상황이다.

탐구 1과목만 반영하는 대학이 많아지면, 두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자연계열에서 과탐을 1과목 지정하는 것, 계열을 막론하고 탐구 1과목만 지정하는 것이다. 이 경우 수험생들은 사탐과 과탐을 각 1과목 고르는 전략을 놓고 고심해야 한다. 각 과목을 1개 고르면 여러 ‘변수’에 대응할 방법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현재 상위권 대학마저도 인문계에서는 탐구계열과 과목을 지정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과탐 2과목을 제시한 상위권 자연계에 진학하고자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사탐과 과탐을 조합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쉬운 사탐 1과목에 응시하면 계열 구분 없이 탐구 1과목을 지정한 대학에 진학하기 용이하다. 여기에 더해 과탐 1과목을 지니고 있다면 자연계에서 과탐 1과목을 지정한 대학에 지원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특히 자연계뿐만 아니라 인문계열 수험생도 이러한 전략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인문계 수험생이 과탐 1과목에 응시하는 경우 선택 가능한 대학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대학들은 일단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한 대학 입학팀장은 “현재도 과탐 응시생이 인문계열에 지원하는 것을 막지 않는 대학이 많다. 인문계열에 사탐을 지정하는 대학이 없는 이유”라며 “탐구 1과목만 반영하는 방법도 검토하고는 있다. 사탐과 과탐을 각 1과목 고르는 수험생이 얼마나 많을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수험생들은 내년에 드러날 대학들의 선택과목 관련 윤곽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22학년 대입전형의 상세 내용이 담긴 대학별 대입전형 시행 계획은 내년 4월말 발표된다. 

■실제 수험생들 선택 어떨까…사탐 생활과 윤리, 과탐 지구과학Ⅰ 등 ‘인기’ = 입시 전문가들은 기존 과목 선택 경향을 기반으로 수험생들이 주로 선택할 조합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수능에서 가장 많은 수험생이 선택한 ‘인기’ 사탐과목은 생활과 윤리였다. 사탐에 응시한 26만6301명의 수험생 가운데 61.3%에 달하는 16만3120명이 생활과 윤리를 택했다. 사회·문화가 2019 수능 14만9904명(56.3%)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지리도 6만7373명이나 선택한 과목이었지만, 생활과 윤리, 사회·문화 등과는 격차가 상당했다. 

생활과 윤리에 대한 수험생들의 인기는 꾸준하다. 한 해 전인 2018 수능에서도 생활과 윤리는 16만1653명이 택한 최고 ‘인기’ 과목이었다. 때문에 별다른 이변이 없는 이상 2022학년 수능에서도 생활과 윤리에 대한 인기가 높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올 수밖에 없다. 

과탐에서는 지구과학Ⅰ의 선호도가 높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과탐 응시생 24만2128명의 68.1%인 16만4899명이 지구과학Ⅰ을 택했다. 62.4%인 15만1137명이 선택한 생명과학Ⅰ도 인기가 많은 과탐 과목이었다. 이만기 소장은 “자연계에서는 지구과학Ⅰ과 생명과학Ⅰ을 선택하는 사례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다. 

매년 감소세를 보이는 과탐Ⅱ는 2022학년에도 수험생들이 외면할 가능성이 높은 과목이다. 이만기 소장은 “해마다 과학Ⅱ를 선택하는 수험생이 줄어들고 있다. 2022학년에도 실제 선택 수험생은 일부에 불과할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과탐Ⅱ의 명맥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가 자연계열 수험생들에게 과탐 2과목 응시를 요구하는 데 더해 서로 다른 과탐 과목을 선택할 것과 과탐Ⅱ를 한 과목 이상 반드시 선택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 서울대가 수험생들에게 요구하는 선택과목과 동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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