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량진단 ‘교육과정’ 지표 확대…전문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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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 ‘체제’‘운영’ 진단 1‧2단계 통합, 배점 늘어나
졸업학점 축소, 교양교육 기반 미비 등은 난관
구성원 참여‧소통, 재학생 충원율, 교원 확보율 등 관련 지표 연관성도 주목
20일 대전 유성 ICC 호텔에서 열린 2021년 대학 기본역량진단 기본계획(시안) 의견수렴에서 패널들이 전문대 관계자들의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사진=한국대학신문 DB)
20일 대전 유성 ICC 호텔에서 열린 2021년 대학 기본역량진단 기본계획(시안) 의견수렴에서 패널들이 전문대 관계자들의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사진=한국대학신문 DB)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2021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이하 2021년 역량 진단)에서 교육과정 지표의 배점이 확대됐다. 대학의 본질적 역할인 교육 역량 강화에 대한 교육부의 주문이라는 해석과 함께 교양교육 인프라 부족과 졸업학점 축소는 교양교육과정 운영의 난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021년 역량 진단에서 전문대학 진단 지표의 특이사항 중 하나는 교육과정 운영 지표가 확대됐다는 것이다. 2018년 역량 진단에서는 ‘직업기초 및 교양 교육과정’이 5점, ‘현장중심의 전공 교육과정’이 10점으로 배점됐다. 2021년 역량 진단에서는 ‘직업기초 및 교양 교육과정 체제 구칙 및 운영’이 6점, ‘현장 중심 전공 교육과정 체제 구축 및 운영’에는 12점이 배점돼 점수 배점이 큰 폭으로 상향 조정됐다. 뿐만 아니라 2018년 역량 진단에서는 2단계 평가 항목이었지만 2021년 역량 진단은 1‧2단계 평가가 통합됨에 따라 진단을 받는 모든 대학에 주요 진단 지표로 활용된다.

■교육역량 강화 역점 둔 듯…교양교육 운영은 난항 예상 = 이를 두고 교육부가 대학의 교육 역량을 제고하는 데 방점을 두고 2021년 역량 진단을 진행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수연 한국전문대학교수학습발전협의회 회장(인천재능대학교 교수학습개발센터장)은 “그간 교육부가 강조해온 교육 과정 변화를 통한 역량 강화와 이를 통한 교육의 질 제고를 유도하는 기조가 다시 한 번 확인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교육과정 운영 지표에 18점이나 배정한 것은 교육과정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를 대학 스스로 고민해보라는 사인으로 보인다”며 “결국 대학 혁신은 수업의 변화에서 비롯된다. 수업이 획기적으로 변하려면 교육 내용과 교수학습법의 혁신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대학의 경우 교양 교육과정 운영에서 다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 김수연 회장의 견해다. 그는 “전문대학에서는 특히 교양 교육과정의 체제 구축과 운영에 어려움을 느낄 것”이라며 “교양교육 체제가 잘 갖춰지지 않았고, 대부분 NCS에 의존해 교양교과를 운영해 온 경향이 있다. 게다가 개정 강사법으로 졸업학점을 축소한 곳이 많아 교양 강의 개설에도 고민이 많이 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홍정석 한국전문대학교무입학처장협의회 교무회장(동서울대학교 학사지원처장)은 교양교육 인적 인프라 구성이 대학마다 차이가 있다며 교양교육 시스템의 ‘격차’를 지적했다. 그는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 되는 전문대학들과 달리 교양교육센터나 교양학부 등이 없는 전문대학이 상당수고, 교양교과를 운영하기 위한 전임 교원을 두지 못한 곳도 있다”며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대학이 당장 교양 교육과정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기에는 어려움이 클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타 지표와의 연관성은 = 교육성과에서 취업률 지표가 강화된 것과 관련해 소위 '취업이 안 되는 학과'를 줄여야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나세리 한양여자대학교 교무처장은 “'교육 성과' 항목의 졸업생 취업률 지표에 대한 배점이 10점으로 2018년 역량 진단보다 1점이 늘었다. 단 1점 차이지만 지난 진단 결과를 보면 무척 큰 점수 차다. 이제는 정말 취업이 안 되는 과를 없애야 하는 상황이다. 많은 대학에서 학과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학과 구조조정, 교육과정 개편 등 교육 부문의 변화를 시도해야 하는 상황에서 구성원과의 참여‧소통 지표와의 연관성에 주목하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충청권 A전문대학 기획처장은 “이번 지표를 보면 결국 학과 통폐합은 필연적으로 따르게 될 것인데, 그 과정에서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다. 구성원 의견을 100% 수렴하면서 학과 구조조정을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이러한 갈등을 대학 내에서 잘 무마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구성원 참여‧소통’ 지표가 적용될 것이다. 학과 개편을 하며 발생하는 구성원 간 갈등을 내부적으로 해결하라는 건 앞뒤가 안 맞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1년 역량 진단이 교육역량 강화와 교육의 질 제고를 유도하고 있지만 몇몇 지표들은 도리어 교육의 질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주원식 한국전문대학학생처장협의회 회장(경남정보대학교 학생처장)은 “교원확보율 지표에는 15점이 배점됐다. 물론 교육부는 정원조정을 염두에 뒀으리라 본다. 그러나 대학들은 한정된 자원 하에서 교원 확보율을 높이기 위해 낮은 보수로 교원을 채용하려 할 것이고 이것이 교육의 부실로 연결될까 걱정된다. 충분한 급여를 받지 못하는 교수가 와서, 혹은 안정적인 교원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교육의 질이 높아질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홍정석 회장은 “재학생 충원율 지표도 10점이나 배점됐다. 중도탈락을 막으라는 것인데, 중도 탈락하는 학생들을 보면 성적이 낮은 경우가 많다. 일부 대학에서 중도탈락을 막기 위해 학점이 낮은 학생들도 무리해 졸업시키는 부작용이 일어날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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