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공직자와 책임
[특별기고] 공직자와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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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 한국교총 정책본부장

올해 정시전형부터는 수험생과 친인척 또는 제자 관계가 있는 입학사정관은 신고 의무가 부과되고 선발 업무에서 배제된다. 이와 같은 고등교육법이 올해 4월 개정돼 교육부는 구체적 기준을 담은 시행령안을 만들고 있다.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이후 교사와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것을 금지하는 ‘상피제(相避制)’가 내년부터 본격 도입된다.

이처럼 학교 선택권과 거주 이전의 자유가 보장돼야 함에도, 또 입학사정관 모두가 공무원이 아님에도 상피제 도입과 입학사정관의 입시 배제를 추진하는 것은 바로 입시의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공직자(公職者)’란 국가기관이나 공공단체의 일을 맡아보는 사람이다. 공무원은 모두 공직자이지만 공직자라고 해서 모두 공무원은 아니다. 한국은행, 공기업,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출자·출연·보조를 받는 기관·단체, 그 밖에 정부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거나 대행하는 기관·단체의 임직원은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지만, 공무원은 아니기 때문이다.

퇴계 이황 선생과 백범 김구 선생께서는 ’홀로 있을 때도 도리에 어긋난 일을 하지 않고 삼가’는 신독(愼獨)을 좌우명으로 삼고 사셨다. 정약용 선생이 저술한 《목민심서》에서도 정관정요를 인용해 ”공직자로 살아가는 오묘한 세 가지 비결로 맑음, 삼감, 부지런함“을 강조했다.

이처럼 예나 지금이나 공직자에게는 공적 권한이 부여되지만 공직자윤리법, 김영란법과 같은 무거운 책임이 따른다.

공직자는 국가공무원법에 규정된 성실, 친절과 공정, 비밀준수, 복종 등의 의무 준수 외에 전문성을 바탕으로 법과 원칙에 따라 직무에 임해야 할 책임이 있다. 공무원 개인의 책임도 이렇게 무거운데 교육 수장인 교육부 장관은 오죽하겠는가? 노무현 정부 시절 김신일 장관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선정 결과에 따른 논란에 책임을 지고 퇴임했다. 김병준 장관, 김진표 장관 등도 논문표절, 급식 사고·외국어고 응시 제한 논란 등으로 중도 사퇴했다. 이명박 정부 초대 김도연 장관은 스승의 날을 전후해 교육과학기술부 간부진이 모교와 자녀가 다니는 학교를 방문한 뒤 특별교부금을 지원해 논란이 일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독일의 철학자 칸트는 ‘인간의 인간다운 자격은 책임능력에 있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책임이란 무엇인가? 부름에 대한 응답이다. 책임을 영어로 ‘Responsibility‘라고 한다. 대답한다는 말에서 유래한다. 책임감을 느끼고 그에 맞는 행동을 하고 부름에 성실하게 응답하는 것이다. 부름에 응답하지 않는 것이 무책임이다. 공직자가 국민의 부름과 자신의 업무에 성실히 답하고 행동하지 않을 때 무책임하다고 하는 것이다.

공직자와 교원들은 여타 직업보다 높은 공직·교직 윤리를 요구받으면서도 세 가지 책임을 진다. 첫째, 행정적 책임으로 잘못하면 징계를 받는다. 둘째, 사법적 책임으로 민·형사상 소송의 대상자가 된다. 셋째, 도덕적 책임이다. 입시, 병역과 같은 가장 예민한 사안은 비록 불법이 아니라 하더라도 국민 정서에 부합하지 않거나 상식적이지 않으면 더 큰 비판을 받는다. 문재인 정부는 과정의 공정과 결과의 정의로움을 약속했다. 최근 조국 서울대 교수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후 전개되는 거센 논란은 다시 한번 공직자의 도덕적 책임이 얼마나 큰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모든 것이 공개되고 알려지는 시대에 높은 공직자가 되기 위해서는 ’정의의 모자를 쓰고, 친절의 허리띠를 매고, 공정성이라는 신발을 신고 다니겠다‘는 각오와 실천이 필요하다. 국민은 표리부동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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