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대학 징조는 ‘임금체불’…교육부, 사전조사 나서야”
“폐교대학 징조는 ‘임금체불’…교육부, 사전조사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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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연 “운영자 비리·교직원 임금체불이 폐교 전 징후”
잔여재산 처리 등 ‘사후대책’보다 ‘사전대책’ 모색 촉구
“되풀이되는 대학구성원의 고통과 운영자의 책임회피 막아야”
지난해 폐교된 서남대 교직원들이 서남대 정상화를 촉구하던 기자회견 모습 [사진 = 한국대학신문 DB]
지난해 폐교된 서남대 교직원들이 서남대 정상화를 촉구하던 기자회견 모습 [사진 = 한국대학신문 DB]

[한국대학신문 이현진 기자] 교직원 임금체불은 기존 폐교 대학이 문을 닫기 직전 공통적으로 보였던 특징으로 현재 임금체불이 이뤄지는 대학을 대상으로 교육부가 사전조사를 나서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운영자의 부정‧비리와 교직원 임금체불로 문제가 불거졌던 동부산대학교가 최근 자진폐교 또는 다른 대학과의 통폐합의사를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폐교 후에는 교직원 등이 감당해야할 피해가 큰 만큼 폐교 위기에 직면한 대학을 사전조사해 ‘사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과거 폐교 대학, 직전에는 한결같이 ‘임금체불’…폐교 후 체불액 800억 달해 = 대학교육연구소(대교연)가 “교육부가 임금체불 대학 사전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제안을 내놨다.

최근 동부산대학교가 폐교 선언을 한데 따른 분석으로, 동부산대학교에서 나타난 대학 운영자의 부정‧비리나 교직원 임금체불은 폐교 대학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라는 게 대교연의 설명이다. 2012년부터 폐교절차를 밟은 대학은 총 13곳으로 지난해 폐교된 대학만해도 대구외국어대·서남대·한중대·대구미래대로 4개에 달한다.

실제로 광주예술대, 아시아대, 명신대, 선교청대, 서남대, 성화대, 한중대, 대구외국어대 등 교육부로부터 학교폐쇄 또는 법인해산명령을 받아 문을 닫은 대학들은 예외 없이 교비횡령 등 대학운영자의 부정‧비리를 겪었다.

대교연은 “건동대, 경북외국어대, 대구미래대 등 자진폐교한 대학도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건동대는 2012년 감사원 감사 결과 적발된 십수억원의 손실액을 충당하지 못해 문을 닫았다. 경북외대에서도 부총장이 국고보조금을 비롯한 교비횡령혐의로 구속됐으며 대구미래대 총장도 교비횡령‧채용비리 혐의로 구속됐다.

이들의 부정‧비리는 등록금으로 마련된 교비의 손실을 초래했다. 결국 그에 따른 고통은 대학구성원에게 전가됐다. 지난해 10월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폐교대학 교직원 임금 체불 현황’ 자료에 따르면 폐교된 대학의 교직원들이 받지 못한 체불 임금의 총 규모는 800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중대 체불임금이 약 430억원, 서남대 체불임금은 330억원에 달한다. 한중대와 서남대의 폐교 당시 교직원 수는 한중대 166명(교원 124명, 직원 42명), 서남대 404명(교원 346명, 직원 58명)이다.

대교연은 “이 대학들의 공통점은 폐교직전 교직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할 정도의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다”고 분석했다.

한 지역대학 관계자도 “인근 전문대학에서 최근 교직원 임금이 체불되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벚꽃지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게 될 것이란 말이 현실화되는 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든다. 학생, 교직원 등의 구성원들이 떠안게 될 경제적 심리적 고통이 큰 만큼 정부 차원의 도움과 대책을 내달라”고 요구했다.

■ 학교 폐쇄해도 법인 존재하면 ‘비리사학먹튀방지법’ 적용 못해…한계 지적 = 현재 상황에서 동부산대학교는 횡령액을 변제하지 못하면 자진폐교가 불가능하다. 교육부는 횡령에 따라 사학재산에 손해가 난 상황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자진폐교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동부산대학교는 횡령액을 변제한 뒤 정이사체제로 복귀해야 자진폐교 수순을 밟을 수 있다.

하지만 횡령액을 대신 변제하면서까지 동부산대학교를 인수할 주체를 찾을 수 있느냐를 두고는 비관적인 시선이 많다. 이미 ‘사양산업’이라고까지 불리는 대학사업에 손을 내밀 구원자를 찾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교연은 “그럴 경우 다른 대학과 마찬가지로 교육부의 폐교명령을 통해 폐교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면서 “이렇게 되면 법인 관계자들이 비리를 저지르고 대학 문을 닫은 후 재산을 챙겨가는 것을 막도록 지난해 개정된 ‘비리사학먹튀방지법(사립학교법 개정안)’이 동부산대학교에 적용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내다봤다.

일반적으로 교육부는 설치‧운영하는 교육기관이 있을 경우 법인해산 명령을 내리지 않기 때문이다. 대교연은 “동부산대학교 법인인 설봉학원은 동부산대학교 외에 동부산대 부속 유치원을 설치‧운영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비리사학먹튀방지법’과 무관하게 동부산대학교 잔여재산은 법인이 운영하는 유치원으로 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잔여재산이 법인 소속 유치원으로 귀속된 대구미래대와 유사한 경우인 셈이다.

■‘대학혁신 지원방안’ 속 폐교대학 관련 내용은 ‘사후대책’ 그쳐 = 지난 8월 ‘대학혁신 지원방안’에서 밝힌 교육부의 대책이 ‘사후대책’에 그쳤다는 아쉬움도 나온다.

교육부는 ‘대학혁신 지원방안’에서 한국사학진흥재단을 ‘폐교후속지원 전담기관’으로 지정‧운영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폐교대학 종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폐교 교직원의 임금체불 내용을 정리해 기록물을 보전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폐교 대학 재산에 대해서는 감정평가액 이하로 처분가능하도록 별도기준 마련해 ‘국고로 귀속되는 폐교대학 잔여재산 활용’ 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사립대학의 자발적 퇴로 마련을 검토하겠다는 내용도 제시했다.

하지만 이 대책은 폐교 이후에 이뤄지는 사후대책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대교연은 “폐교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간단하게 치부할 일이 아니다”라면서 “대학구성원의 고통과 부실운영의 책임자가 책임을 회피하는 비합리적인 문제가 엉킨 복잡한 과제인만큼 ‘사후대책’을 세우기 전에 사전대첵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폐교 직전에 몰린 대학들이 공통적으로 보였던 징후가 바로 ‘임금체불’이라는 것에 대교연은 주목했다. 대교연은 “대학의 임금체불 현황을 파악하면 폐교 위기에 몰린 대학들을 짐작할 수 있다”면서 “임금체불 상태가 심각할 경우 감사를 실시하고 대학운영자가 교비회계에 손실을 미친 정황이 확인되면 손실보전도 요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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