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기획] 대한민국 이끌 대학가 차세대 리더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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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 생존 전략은 '융합'...교육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다

[한국대학신문 이현진 기자]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 대학가 차세대 리더는 누구인가. 한국대학신문이 창간 31주년을 맞아 7개 분야에서 대학가 ‘차세대 리더’를 선정했다. 차세대 리더는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분야로 꼽히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비롯해 인문학과 예술, 의학, 국제학, 생명과학 등 7개 분야에서 뽑았다. 이들은 현재 각자의 분야에서 리더십과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앞으로 대학가를 넘어 나라를 견인할 미래 인재로 꼽힌다. 차세대 리더 선정에 있어서 그 영향력을 최대로 발휘할 시기는 짧게는 앞으로 5년에서 길게는 20년으로 내다봤다. 때문에 이번에 선정한 차세대 리더는 40~50대가 주축을 이룬다. (무순)<편집자주>

유성준 세종대 교수
유성준 세종대 교수

◎ 인공지능: 유성준 세종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1986년 AI연구 시작…신개발 재촉보다 산업체 활용 높여야”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이하 AI)이 세상을 지배하는 세상이 곧 열린다는 것은 과장…산업체의 생산성 향상에 적용하기 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1959년에도 ‘복제 로봇’ 코앞이란 말이  나왔었다”. 세계 각국에서 AI 기술의 우위 점령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AI에 대한 연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인공지능은 언제부터 연구가 이뤄진 학문일까. 시계추는 1956년으로 돌아간다. 인류는 인간처럼 인지하고 사고할 수 있는 기계를 꿈꿔 왔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1956년 다트머스 콘퍼런스(Dartmouth Conference)에서 인공지능 분야가 탄생했다.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인 AI 연구가 이뤄진 건 1980년대 중반부터다. 한국과학기술원의 김진형, 이재규 교수, ETRI의 임영환 박사, 이일병 연세대 교수 등이 1세대 연구자이다. 유성준 세종대 교수는 ETRI의 임영환 박사와 호흡을 맞춰 1986년부터 AI 연구를 시작했다. 유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두 차례의 빙하기를 거치고 다시 조명을 받기 시작한 AI에 대해 조심스럽게 견해를 남긴다. “지금 초·중등 아이들이 성인으로 활동할 시대에는 모든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을 대체하고 대단한 변화가 올 것 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쉬운일이 아니다. AI 연구에 또 한 번의 빙하기가 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조언한다. 그는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거나 인간과 동일한 능력을 갖는 AI 기술을 재촉하기보다는 현재까지 개발된 인공지능 기술을 산업체의 생산성 향상 등에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적용 방향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기업에서는 AI기술을 활용한 사례가 늘고 있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유 교수는 “모 기업에서 하루 수백만 건의 온라인 광고 이미지 중 유해한 이미지를 골라내는 데 우리가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만든 유해이미지 분류기를 실제 사용하고 있고, 이를 사용함으로써 10명이 수행해야 하는 일을 2~3명이 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장기간 AI 관련 연구를 진행해 오며 최근 산업체 지원에 힘을 쏟고 있는 유 교수는 2018년도에는 과학·정보통신의 날을 맞아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손열 연세대 교수
손열 연세대 교수

◎ 국제학: 손열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국제학연구소장) “외국인 유학생, 재정 확충 수단 아닌 국내 인적자원으로 양성에 힘써야”

바야흐로 외교의 시대다. 나라의 운명은 ‘외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에는 미중 무역전쟁이 전 세계의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이에 한국도 위기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은 마찬가지. 이처럼 한국 정부가 외교적 곤경에 처할 때 손열 연세대 교수의 존재감은 더욱 부각된다. 손 교수는 전문가적 아녹ㅁ으로 적극적인 정부 정책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특히 대외관계 및 통일·안보 분야에 있어 국가정책과 국내외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쳐 왔다. 그는 2015년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 협상 과정과 합의 내용 전반을 검토하기 위한 정부 태스크포스에 민간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손 교수는 한국대학의 국제화와 관련해, 외국인 유학생의 국내 유입이 확대되는 만큼 그들이 한국사회에 진출하고 안착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손 교수는 “대학 재정 확충을 위해 외국인 학생을 확대하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대학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대학 평판이나 한국 사회에 좋지 않은 영향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면서 “외국인 학생 유입은 장려를 하되 한국 사회에 필요한 자원으로 육성한다는 인식을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한국국제정치학회장, 연세대 국제대학원장, 도쿄대 특임교수, 일본학회 학회장, 외교부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연세대 국제학연구소장, 한국국제정치학회 회장, 동아시아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다.

이찬규 중앙대 교수
이찬규 중앙대 교수

◎ 인문학: 이찬규 중앙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인간과 AI의 공존을 위한 인공지능인문학”

인공지능(AI)이 온다. 그러면서 함께 온 것이 바로 ‘인문학’이다. 인공지능과 인문학의 운명을 엮은 인공지능인문학이 AI시대 新(신)학문으로 각광받고 있다. AI는 인간 삶 대부분의 모습을 바꿔 놓을 것으로 예견된다. AI 기술이 이미 각 분야에서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면서 ‘AI가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이 올 것’이라는 ‘두려운’ 예측도 제기된다. 이런 현실문제를 해결하는 인문학이 바로 인공지능인문학이다. 현재 이 분야를 선도하는 연구자로는 이찬규 중앙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꼽힌다.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기술이 역으로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바람직한 전망을 제시하는 게 바로 인공지능인문학의 핵심 사명. 중앙대 인문콘텐츠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이찬규 교수는 “어떻게 인간의 가치를 지키고 인공지능과 공존할 것인지 종합적인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것이 인공지능인문학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공지능인문학처럼 학문의 통합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이 교수는 조언한다. 이 교수는 “대학도 학과주의라는 장벽을 허물고 적극적으로 통합·융합 교육을 이뤄가야 국가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면서 “인공지능 분야가 한 가지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듯이 우리 삶 모든 측면을 파고들 AI시대를 대비해 학생들이 여러 분야의 학문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대학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국종 아주대 교수
이국종 아주대 교수

◎ 의학: 이국종 아주대 의대 교수 “하늘 위의 응급실…24시간 닥터헬기”

긴급 환자이송과 치료가 한꺼번에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던 한 교수의 꿈이 마침내 이뤄졌다. 국내 첫 24시간 닥터헬기가 지난달 드디어 첫 비행을 시작했다. 아주대병원의 24시간 닥터헬기는 응급환자의 신속한 이송과 의료처치 등을 담당한다. 응급상황 발생 시 인공호흡기, 제세동기, 초음파 장비, 각종 약물 등을 탑재하고 현장으로 출동한다. 의료진이 함께 탑승하며 환자이송 및 의료처치에 특화됐다. 의사가 타고 출동한다는 점에서 일반 구급차나 헬기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헬기 안에서 간단한 수술까지 이뤄진다. 응급상황에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 수 있는 ‘하늘 위의 응급실’인 셈이다. 이국종 교수는 아주대에서도 자랑스러운 교수로 꼽힌다. “오늘은 조용한 것을 보니 응급환자가 없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박형주 아주대 총장은 본지와의 ‘파워인터뷰’ 당시 “점심시간이면 대학 운동장 위 하늘에도 닥터헬기가 나는 소리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며 흐뭇함을 드러냈다.

김빛내리 서울대 교수
김빛내리 서울대 교수

◎ 기초과학: 김빛내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기초화학연구원 단장) “암 정복 비밀 풀 황금열쇠…국내 기초과학 분야 선정 노벨상 수상 유력 한국인 후보”

인류가 아직 정복하지 못한 질병 ‘암’. 김빛내리 서울대 교수는 유전자 조절을 통해 암 정복의 비밀을 풀  황금열쇠를 빚고 있다. RNA는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고 어떻게 조절되는가? 암세포와 줄기세포, 배아와 신경계에서 이 작은 분자들의 역할은?. 마이크로 리보핵산(RNA) 분야의 1인자로 꼽히는 김빛내리 서울대 교수가 몰두하고 있는 연구 주제다. RNA는 핵산의 일종으로 유전자 정보를 매개하고 유전자 발현 과정에 관여한다. 김 교수는 세포 안에서 유전자를 조절하는 마이크로RNA(miRNA)가 만들어지고 작동하는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한 석학이다. microRNA는 암 발생 과정 등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microRNA의 결함으로 발생하는 질병의 연구나 microRNA를 활용한 유전자 조절 기술은 향후 신약개발을 위한 기반을 제공하는 데 핵심이 되는 기술이다. 김 교수는 특히 줄기세포와 암세포에서 RNA를 동정하고 그 기능을 규명해 네이처, 사이언스, 셀 등의 세계 최상위 과학 학술지에 10여 편에 이르는 논문을 게재했다. 국내 기초과학 분야 권위자들이 선정한 노벨상 수상에 가장 유력한 한국인 후보로 꼽힌다. 2010~2012년 과학기술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국가과학자로 선정됐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 2007년에는 여성 과학자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을 수상했다. 현재 기초과학연구원 단장이다.

김현재 연세대 교수
김현재 연세대 교수

◎ 반도체: 김현재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日 의존도 높았던 ‘반도체’ 국산화 앞당겨”

일본 아베 정부의 경제 보복은 한국 사회를 깨우는 모닝콜이 됐다. 특히 ‘반도체·디스플레이’ 학계에서 동감하고 있는 부분이다.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며 두 나라가 경제전쟁에 가까운 충돌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대외의존도가 높았던 핵심기술의 경우 이를 계기로 ‘국산화’를 위한 개발이 속속 이뤄지고 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뽑은 ‘2019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소개된 김현재 연세대 교수의 연구가 대표적이다. 김 교수의 ‘박막 트랜지스터 및 광 다이오드 제작 기술’은 산화물 기반 CMOS 이미지 센서의 핵심 단위 소자인 박막 트랜지스터 및 광 다이오드를 제작하는 기술로 융합기술 분야에서 최우수 성과를 거둔 연구로 뽑혔다. 김현재 교수는 “쉽게 설명하자면, 휴대전화 뒤 카메라 접착 시 현재 일본이 수출을 금지한 원료로 만든 실리콘이 이용되고 있는데 그 실리콘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재료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연구는 성장이 둔화된 디스플레이 시장을 뒤흔들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을 받으면서 관련 품목의 기술 자립과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김 교수가 주력하고 있는 세라믹 산화물 반도체는 기존 재료 대비 20배 빠른 속도 등 뛰어난 특성으로 애플이 차세대 아이폰에 해당 재료의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할 만큼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기술로 알려져 있다. 김현재 교수는 연세대 신소재공학부 학사를 받은 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석·박사를 마쳤다. 2018년에는 정부가 국내 과학기술 발전에 공적이 있는 과학기술진흥유공자에게 수여하는 과학기술진흥 유공자포상 ‘진보장’을 받았다.

이지선 숙명여대 교수
이지선 숙명여대 교수

◎ 예술: 이지선 숙명여대 시각·영상디자인과 교수 “메이커(maker) 운동 선도자…교육과 접목해 교육혁신 이뤄”

세계적으로 IT 강국이자 제조업의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에 ‘메이커(maker)’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적합성과 경제적 가치, 가능성에 주목한 정부가 발 벗고 나서면서부터다. ‘메이커’는 급속도로 이뤄지는 기술 발달 속에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만드는 이들을 칭하는 신조어다. 인간의 근원적인 ‘만들기’ 재능과 욕구, 신기술이 결합돼 생겨난 개념이다. 우리나라에서 메이커 교육의 ‘전도사’로는 이지선 숙명여대 교수가 꼽힌다. 특히 메이커 운동을 교육과 접목해 교육 혁신에 나서고 있다. 이 교수는 메이커 교육이야말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국내 메이커교육실천 회장을 맡고 있는 이지선 숙명여대 교수는 “근래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의 부상과 같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변화를 맞아 이에 적합한 창의적 인재를 키울 수 있는 교육으로 메이커 교육이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선 교수는 첫 직장인 ‘삼성전자’를 거쳐 ‘야후 코리아’와 삼성 컨설팅회사인 ‘오픈 타이드 코리아’를 거쳤다. 미국 뉴욕대에서 석사과정을,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숙명여대에서 학생들에게 지식 전달자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빅데이터협회와 한국디자인학회 이사, 메이커 교육실천회장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지선 교수와 제임스 덱(Jaymes Dec)의 저서 《Make: Tech DIY》는 지난 2016년 미국에서 발간되자마자 아마존 '과학 프로젝트 및 실험' 코너 신간 부문dp 베스트셀러로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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