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학생의 미래를 생각하며 변화하는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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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

국제신용평가기관인 S&P가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의 평균수명을 조사한 적이 있다. 1990년대 말에는 기업의 평균수명이 60년이었다. 할아버지가 세운 회사를 아들이 물려받아 운영하다가 손주 때 문을 닫는 셈이다. 최근에 조사해보니 기업의 평균수명이 18년으로 크게 줄었다. 자신이 만든 회사를 자신의 때에 정리한다는 뜻이다. 갈수록 기업 간 경쟁은 치열해지며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기업은 사라지는 반면 기회를 잘 활용한 신생기업은 쉼 없이 등장한다. 기업 생태계의 변화는 갈수록 빨라지고 기업의 평균수명도 지금보다 더 짧아질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한 고민은 기업 CEO만의 것이 아니다. 청년 대학생들에게는 더 심각한 문제이다. 취업을 눈앞에 둔 요즈음 대학생들은 부모 세대가 누렸던 평생직장이란 개념은 아예 기대조차 하지 않는다. 앞으로 이들은 한창 일할 나이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둬야 할 것이다. 만일 25세에 취업한다면 43세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어야 한다. 기업의 평균수명이 18년이라는 것은 청년 대학생들에게 이러한 인생을 의미한다. 말이 그렇지 40세에 직장을 새로 바꾼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4차 산업혁명은 말 그대로 기존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혁명이다. 요즈음 흔히 볼 수 있는 통계자료 중 하나는 4차 산업혁명으로 말미암아 향후 10년 이내에 사라질 직업목록이다. 3차 산업혁명이 여전히 진행 중인데 4차 산업혁명까지 새로 나타나 중첩되면서 상황이 더 복잡해지고 있다. 단순 업무를 반복했던 직업들은 정보화, 자동화라는 3차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사라져 갔다. 오랜 기간 힘들게 배웠던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반복된 업무를 담당하는 직업들도 이제부터는 지능화라는 4차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급격히 사라질 것이다. 40세에 직장을 바꾼다는 것도 쉽지 않지만, 40세에 직업과 직종을 바꾼다는 것은 더욱더 쉽지 않다. 그런데 Z세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라고 불리는 청년 대학생 이하의 세대들에게는 한평생 직장이 아닌 직업이나 직종을 여러 번 바꾸는 것이 보편적 현상이 된다.

중학교 자유학기제 프로그램 중에 가장 활성화된 것은 직업체험이다. 특정 직종에 종사하는 전문직업인을 초청해 중학생들에게 롤모델로 소개하고 앞으로의 로드맵을 그려보도록 한다. 여기에는 한 가지 중요한 가정이 전제된다. 자유학기제 직업체험을 통해 도전을 받은 어떤 중학생이 세월이 흘러 나중에 직업을 가질 나이가 됐을 때까지도 해당 직업과 직종이 무탈하게 존재해야 한다는 가정이다. 불행히도 이에 대한 예측과 전망은 부정적이다.

어른이 됐을 때 DVD 대여점을 운영하며 카운터에 앉아 마음껏 만화책을 보고 싶어했던 옆집 꼬마의 꿈은 이제 완전히 사라졌다. 2012년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불시착한 아시아나 항공기에 발생한 화재사고를 취재하러 몰려든 기자들을 공항 측에서 사고수습을 이유로 3시간 뒤에 입장시켰을 때, 비행기 승객들의 스마트폰 현장취재 활동으로 인해 사건 기자들의 존재감이 대폭 줄어들었다. 기자라는 직업은 향후 10년 안에 없어질 10대 직업 안에 감초처럼 등장하고 있는데 이것이 점점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분명 많은 직업들이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들이 꾸준히 나타날 것이다.

그렇기에 특정한 직업을 전제로 해 필요한 기술을 중심으로 가르쳐 온 기존의 대학교육방식에서 우리는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 앞으로 학생들이 다양한 직업과 직종을 넘나들 때 꼭 필요한 역량들을 도출하고 이를 높여 주는 역량중심 대학교육으로 전환돼야 한다. 지식 선험자인 교수중심의 지식전수 시스템에서 벗어나 학생 각자에게 개별화되고 학생들의 학습역량을 더 강화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 유사 이래 가장 큰 변화와 혁신의 시대를 맞이해 학과라는 고정된 틀 안에 안주하지 않도록 교수들의 소속 조직과 활동무대를 자기 학과에서 벗어나 전체 대학 차원으로 옮겨가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진정한 융복합이 가능해지며 학생들이 겪게 될 변화에 가장 빠르게 반응하는 대학 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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