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교육의 질 향상 위해 고등교육 예산 20%까지 확대 필요
대학 정원감축 정부가 강제하기보다 교육시장 자율에 맡겨야
국내 최초 인공지능학과 신설…디지털혁명 발빠르게 대처

[한국대학신문 정성민 기자] “꿈과 열정이 없으면 청년도 노인이고, 에너지가 불타면 노인도 청년이다.” 대학가 대표 여걸이자 대한민국 대표 여성 리더,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 이 총장의 열정과 에너지는 청년 시절과 변함이 없다. 이 총장은 의사로서, 교육자로서 그리고 대학총장으로서 열정과 에너지를 끊임없이 발휘하며 꿈을 성공신화로 만들고 있다. 가천대는 4개 사립대(가천의대·가천길대·경원대·경원전문대)의 통합으로 탄생했다. 4개 사립대 통합은 대한민국 대학 역사의 대혁명으로 꼽힌다. 이 총장이 4개 사립대 통합 성사의 주역이다. 꿈과 목표, 열정과 에너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본지는 창간 31주년을 맞아 이 총장과 특별대담 시간을 갖고 대한민국 대학과 고등교육정책의 문제점과 위기극복 방안, 가천대의 혁신 성공사례, 교육철학과 인생관 등을 들어봤다. 

-항상 활력이 넘친다. 비결이 무엇인가.
“학생들에 대한 사랑이다. 부모가 자식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처럼 학생들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사랑하는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것이 얼마나 큰 보람인가. 학생들의 장래를 책임지기 위해 교육을 시킨다는 것이 총장으로서 보람이다.”  

-역시 학생 사랑이 남다르다. 의사가 된 것도 애민정신 때문인 것으로 아는데.
“어린 시절 시골에서 살았다. 의사가 없었다. 동네에 전염병이 돌면 사람들이 죽었다. 내 친구도 죽었다. 사람들이 죽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고민했고, 의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한국대학신문은 1988년 창간 이후 올해 창간 31주년을 맞았다. 대한민국 유일 고등교육정책 정론지로서 한국대학신문의 성과와 업적을 평가한다면.
“창간 31주년을 축하한다. 한국대학신문은 창간 이후 대한민국 대학과 고등교육 발전을 주도했다. 정론 직필을 추구하며 고등교육의 역사를 기록했다. 건전하고 품격 있는 교육 전문지로 성장하며 31년 동안 대학교육 주요 이슈를 발 빠르게 전달하고, 다양한 기획기사를 통해 통찰력과 담론의 장을 제공한 한국대학신문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2000년대 들어서는 전환기 대학의 생존 전략도 제시했다. 특히 각종 교육정책간담회와 대학총장 대상 프레지던트 서밋은 대한민국 고등교육 현주소를 진단하고, 미래방향을 제시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앞으로도 대학의 소리를 귀담아 듣고,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 등으로 재정위기에 처한 대학과 대학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길잡이 역할을 계속하기를 바란다.”

-대한민국 대학의 현주소는 한마디로 ‘위기’다. 재정난, 학령인구 감소, 글로벌 경쟁, 4차 산업혁명 등 대학을 둘러싼 현실들이 녹록지 않다. 대학의 위기를 초래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입학자원 급감, 반값등록금 정책 장기화에 따른 재정난, 대학 간 생존 경쟁 심화 등 대학들이 안팎으로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1차적으로 출산율 감소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가 최대 원인일 것이다. 그리고 대학 졸업자와 사회 수요의 심각한 불균형에 있다. 김영삼 정부의 ‘5·31 교육개혁’ 조치로 대학은 우후죽순 늘어났다. 하지만 경기 침체 등으로 사회는 대학 졸업생 공급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수요 불균형이 지금 청년취업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대학을 졸업해도 적절한 취업과 진로가 보장되지 않는 것, 이는 대학의 위기이자 또한 국가의 위기가 아닐 수 없다.”

-대학의 위기를 말할 때 교육부를 빼놓을 수 없다. 정권이 바뀌고 장관이 바뀌어도 교육부의 정책 추진 방향과 방식이 변하지 않는다. 대학가에서 교육부가 오히려 대학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대학신문도 기획연재 시리즈 등을 통해 교육부 개혁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교육부의 문제점을 진단한다면.
“교육부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정책을 개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정책이 거시적 관점에서 만들어지기보다 단기성과 위주로 만들어지다 보니 일관성과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교육정책 책임을 대학에 떠넘기는 것도 문제다. ‘강사법’이 대표적이다. 2011년 대학 강사의 교원 지위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처음 추진됐다. 그러나 이후 4차례나 유예됐다. 우여곡절 끝에 2018년 11월 국회에서 통과됐고 올해 8월부터 시행됐다. 고등교육 발전을 위해 학문 후속 세대인 강사에게 적절한 지위와 직업안정성이 보장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강사법이 성공적으로 시행되려면 강사의 고용안정을 위한 국가 차원의 재원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재정구조가 취약한 사립대에만 부담을 강제할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대학평가에 강사 고용안정 관련 지표 반영 등을 통해 대학들을 압박하고 있다. 아무리 법 취지가 좋더라도 이를 감당할 만한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여건부터 개선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특히 대학들은 공통적으로 반값등록금 정책의 폐혜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반값등록금 정책은 정치적으로 이슈화되면서 해결방안이 요원하다. 대안이 있다면 무엇일지 궁금하다.
“정부의 ‘반값등록금 정책’이 수년째 계속되면서 대학들을 매우 힘들게 하고 있다. 정부는 국민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때문에 반값등록금 정책을 쉽게 폐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두 가지밖에 없다. 하나는, 대학 수를 과감히 줄이고 질 높은 고등교육을 제공하는 대학에 한해 등록금 인상을 허용하는 것이다. 시장경제의 기본원리를 따르는 것이다. 단,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다른 하나는, 정부의 고등교육 재정을 늘려 대학에 대한 재정지원을 확대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정부의 GDP 대비 고등교육비 지출 규모는 0.7%다. OECD 평균(0.9%)에도 못 미친다. 따라서 개선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전자보다 후자가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본다.”

-위기는 바꿔 말하면 기회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오면서 대한민국 대학들은 변화와 혁신의 시대를 맞고 있다. 원로 총장으로서 대한민국 대학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필요한 개선과제와 노력에 대해 조언한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교육도 혁신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지금의 교육제도는 산업혁명 시대를 배경으로 태어났다. 따라서 새 시대에 맞는 옷이 아니다. 상상, 도전, 혁신의 DNA를 심어줘야 한다. 과거에는 원료를 넣어 제품으로 만들었다. 이제는 페이스북, 구글, 애플, 아마존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상상으로 혁신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을 소프트 파워라고 본다. 소프트 파워가 강한 대학, 소프트 파워가 강한 국가만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수 있다. 상상을 실현하는 기술, 상상을 혁신으로 만드는 방법을 체득하게 하는 것이 21세기 교육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모든 학문이 상상력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가천대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화하고 대한민국 최초로 인공지능학과를 학부과정에 신설했는데. 
“IT 능력을 빼고 미래 경쟁력을 이야기할 수 없는 시대다. 인공지능은 IT 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모든 산업에 산소와 같은 존재다. 미국의 글로벌 IT 기업들이 하버드와 MIT 등 명문대학이 모여 있는 보스턴시에 연구센터와 사옥을 짓는 데 혈안이 돼 있다. AI 인재 유치와 대학의 연구 인프라를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대학들도 이에 맞춰 AI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사실 우리는 많이 늦었다. 디지털 혁명이 숨가쁘게 펼쳐지고 있는데 낮잠만 자고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 가천대가 인공지능학과를 신설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2002년 대한민국 대학 최초로 소프트웨어 단과대학을 설립했다. 2010년 미래의 먹거리가 소프트웨어에서 나온다는 판단 아래 일찌감치 소프트웨어학과를 개설하는 등 IT 분야확대에 앞장서 왔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적이고 심도 있는 인공지능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 전문인재 양성을 위해 학과 신설을 결정했다. 우선 내년부터 50명 정원으로 선발한다. 인공지능 하면 가천대를 떠올릴 수 있도록 교육과 연구에서 선도자가 될 것이다. 가천대는 판교테크노밸리와 지리적으로 인접, 산업계 변화를 교육으로 빠르게 흡수할 수 있다. 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현장 밀착 교육으로 인공지능 전문가를 양성해 나갈 것이다.”

- 해외에는 대학혁신 성공사례들이 많다. 가천대는 통합 이후 변화와 혁신을 성공적으로 실현하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 대학들이 귀감으로 삼을 만하다. 가천대의 혁신 성공 스토리가 궁금한데.
“지금은 기계와 인간이 경쟁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다. 대학교육은 기계와 AI가 해낼 수 없는 인간의 고유 역량을 키우는 데 주력해야 한다. 창의력, 비판적사고 능력, 협업 능력, 의사결정 능력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학생들에게 ‘배우는 방법’을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전통적인 ‘알기’ 중심의 교육에서 ‘해 보기·되어 보기’의 경험중심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창의적 인재를 키우기 위해 올해부터 ‘가천창의팩토리(강화 소재)’에서 전체 1학년 신입생을 대상으로 무박 2일 ‘창의캠프’(NTree)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12년 동안 입시 위주 교육을 받고 대학에 입학한다. 이러한 학생들의 공부법을 1학년 때 전환시켜 제대로 된 21세기형 공부를 하자는 것이다.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스스로 ‘배우는 법’, ‘상상하는 법’을 익히고 경험한다. 학생들은 창의적·디자인적 사고를 함양하는 디자인 씽킹과 IT/SW 활용법 특강을 먼저 수강한 뒤 팀을 구성해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주제를 정해 밤새 자신들만의 해결책을 찾는다. 창의캠프를 미국 스탠포드대 디스쿨(D-school)과 같이 창의적 사고 능력을 키워주는 가천대만의 시그니처 프로그램으로 키워 나가고 있다.”

- 학생들이 배운 것을 직접 경험하는 교육프로그램이 있나.
“무엇보다 지식습득 위주의 교육을 넘어 융합과 배운 것을 직접 해 보는 경험 위주 교육이 중요하다. 올해 2학기부터 P(프로젝트) 학기제를 도입했다. 팀활동프로젝트(3학년 2학기 시행)  기반 학습이다. 전체 58개 학과(전공) 가운데 21개 학과(전공)에서 운영한다. P학기 프로젝트는 전공형 프로젝트, 융합형 프로젝트, 현장실습 등으로 구성된다. 학생들은 하나를 선택해서 진행한다. 전체 16주 수업에서 12주는 기존 방식대로 전공이나 교양수업으로 진행되고 4주 과정은 고밀도 몰입형 프로젝트나 현장실습으로 진행된다. 이를 통해 협업과 창의 융합, 도전 가치를 실현할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또한 가천대는 올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메이커 스페이스 구축사업에 유일하게 선정됐다. 이에 바이오3D프린터, 생체재료프린터, 미세절삭가공기, 소프트웨어 및 앱 제작시설 등을 갖추고 학생과 지역사회를 위한 제조·창작 거점을 마련한다. 제조·창작 거점은 창작활동 체험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제공하고, 학생이나 일반인의 시제품 생산 등 제조·창업을 지원함으로써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현하는 드림타워가 될 것이다.”

- 일본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또 배출됐다. 대한민국의 경우 대학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는데.
“대학총장으로서 부끄럽게 생각한다.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개발한 일본 화학자 요시노 아키라다. 일본은 2년 연속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기초과학인 물리학, 화학, 생리의학에서 수상자를 26명이나 배출하며 세계에서 5번째로 노벨상 수상자를 많이 배출한 나라가 됐다. 우리 교육은 여전히 주입식 교육에 머물러 있는데 깊이 성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호기심과 통찰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노벨상은 하루아침에 나오는 것이 아니다. 오랜 과정을 거쳐 조금씩 축적되고 숙성돼 이뤄진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성과가 없을지라도 장기간에 걸쳐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 전폭적이고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 총장께서는 대학가 대표 여걸이자 대한민국 대표 여성 리더로 꼽힌다. 평소 어떤 교육철학과 리더십 원칙으로 대학을 경영하나.
“1998년 대학을 맡으면서 ‘세계 대학과 경쟁할 대학,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인재를 키우겠다’는 일념으로 대학을 운영했다. 2006년부터 2011년까지 4개 대학을 통합하면서, 대학사에 남을 혁명적인 변화가 있었다. 가천대는 2012년 출범했다. 올해로 통합대학 출범 8년째를 맞았다. 규모나 내용면에서 성장 안정기에 들어섰다고 자부한다. 가천대의 발전 동력은 머물러 있지 않는 데 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고, 변화를 시도하며, 미래로 나아갈 방향을 찾는다. 모든 것이 나 혼자가 아닌, 우리 구성원들의 지지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제는 시키지 않아도 구성원들의 대학 발전방안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올 정도다. 가천대를 찾는 분들이 이런 말을 자주 한다. ‘가천대에 오면 학생이나 교직원들의 눈빛과 움직임이 다르다. 역동적이다’라고. 이것이 지금 우리 대학의 모습이다.”

-대학을 경영하면서 보람을 느낀 적이 있다면.
“대학 발전과 학생·동문의 자긍심 향상이 제일 기쁘고 보람 있다. 가천대를 상전벽해(桑田碧海)로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다. 불과 수년 전까지 각종 대학평가에서 50위권 밖에 있었다. 어쩌면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20위권 진입에 도전하고 있다. 가천대가 가장 빠르게 성장한 대학, 앞으로 가장 크게 성장할 대학으로 기대를 받는 이유다. 최근 한 연구소에서 국내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대학 브랜드 빅데이터 평판 분석을 했다. 가천대가 8위를 차지했다. 이것만 봐도 가천대가 아직 최고의 대학은 아니지만, 최고로 뜨거운(hot) 대학임에 틀림없다. 글로벌 명문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 계속 달릴 것이다. 흔히 대학 서열을 바꾸지 못한다고 한다. 우리는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 왔다. 앞으로 더욱 기대해 달라.”

-청년들이 성공을 꿈꾸며 달려가고 있다. 인생의 대선배로서 젊은 세대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취업난 등으로 청년들이 좌절하고 힘들어 하는 것이 참 안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을 내야 한다. 어느 시대나 내용과 정도는 달랐지만 어려움은 항상 있었다. 힘든 것을 버텨 내고 돌파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능력은 결국 꿈과 노력의 문제로 귀결된다. 꿈을 갖고 노력하면 어려움을 극복하고,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 사람의 능력 차이는 크지 않다. 다만 노력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힘들다고 주저앉지 말라. 어깨를 펴고, 용기를 내어 도전하고 또 도전해야 한다. 젊은 세대의 강점은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패가 자신을 더욱 강하게 단련시키는 약이 될 수 있다. 실패나 좌절을 두려워 말고 도전하라. 간절히 꿈꾸고 꿈을 향해 달려 나간다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 걱정과 두려움을 이겨 내야 한다. 노력하는 사람에게 길이 열리고 간절하게 노력하면 이뤄지기 마련이다.”

- 마지막으로 원로 총장으로서 대한민국 고등교육정책 발전을 위해 조언을 부탁 드린다.
“앞서 대학의 위기 원인을 ‘대학 졸업자와 사회 수요의 불균형’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고등교육정책의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에 두 가지 대안을 제시하고 싶다. 첫째, 정부 예산에서 고등교육 비율을 더욱 높여야 한다. 교육부의 2020년 예산안을 보면 유아 및 초·중등교육 예산이 78%에 달하는 반면 고등교육 예산은 14%에 불과하다. 반값등록금과 강사법 문제 해결, 고등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고등교육 예산을 적어도 20%까지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둘째, 고등교육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해소를 위해 대학 정원을 줄여야 하지만, 그것을 정부가 강제하기보다 교육시장 자율에 맡겨야 한다. 일률적 평가의 잣대로 강제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 이를 위해 더 이상 대학을 운영하기 어려운 사학들의 출구전략이 마련돼야 한다.”

본지 이인원 회장(좌측)과 이길여 가천대 총장이 대담을 나누고 있다.
본지 이인원 회장(왼쪽)과 이길여 가천대 총장이 대담을 나누고 있다.

■ 이길여 총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일본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카이스트에서 명예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단법인 한국여자의사회 회장, 서울대 의대 동창회 회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여성부의장,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이사장, 국립대학법인 서울대 초대 이사, 헌법재판소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고 현재 가천대 총장, 사회복지법인 새생명찾아주기운동본부 이사장, 가천길재단 회장, 의료법인 길의료재단 설립자 및 명예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대담: 이인원 회장 / 사진: 한명섭 기자 / 정리: 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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