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는 데 목적이 따로 있나요, 배운다는 것 자체가 기쁨이고 목적이죠." 강원대(총장 최현섭) 법학과에서 오는 31일 박사 학위를 받는 박희만씨는 이번 학기 이 대학 학위 수여자 중 가장 나이가 많다. 젊은 시절 야간대학을 졸업하고도 더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먹고 살기 힘들어 여유를 갖지 못하던 박씨가 다시 공부를 시작하게 된 것은 두 아들이 장성해 한숨 돌릴 때가 된 지난 97년. 다른 학생들은 1시간이면 소화해 낼 분량이 박씨에게는 3~4시간 걸릴 정도로 뒤늦게 젊은 사람들과 공부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그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그 나이에 뭐에 쓰려고 공부하느냐"는 주위 사람들의 말이었다. 박씨는 "논문을 준비하는 동안 나 조차도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때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잡아주고 용기를 북돋워준 것이 바로 김진현 지도교수님"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끝에 박씨는 4년만에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여기서 멈추지 않고 다시 박사과정을 시작해 3년6개월만에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박씨는 "남들말대로 이 나이에 써먹을 데 없는 공부를 하고 있는 지 몰라도 아직도 공부하고 싶은 게 많고 하나하나 배우는 것 자체가 즐겁다"고 말한다. "법학에 근원이 되는 로마법과 독일법의 발달과정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박씨는 "죽을 때까지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며 도서관으로 발길을 옮겼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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