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에 보조 맞추는 與…정시확대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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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대학서열화 근본적 문제”…‘대학통합네트워크’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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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래 의원과 신경민 의원이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고등교육 불평등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한 토론회를 열었다.

[한국대학신문 이하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정시 확대’를 언급한 이후 대입제도를 핵심으로 ‘교육 공정성’에 대한 전반적 논의가 정치권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대표연설에서 재차 정시 확대 의지를 표명했고, 28~29일 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관련 토론회가 잇따라 열리면서 여당에서 여론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김병욱ㆍ김해영 민주당 의원은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정시확대 왜 필요한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주최했다. 김병욱 의원은 인사말에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추구하는 바를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이 되기까지는 적어도 수능이라는 공정한 시험을 통한 선발 비중을 50% 이상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시 50% 확대’는 자유한국당이 주장해온 사안이었지만, 여당에서도 정시 확대의 의지를 피력하면서 구체적인 수치까지 언급한 것이다. 

김 의원은 “학종은 잠재력 있는 다양한 인재를 선발한다는 명분으로 도입됐지만, 현실에서는 부모나 학원이 만들어준 스펙이 통하는 금수저 전형, 깜깜이 전형으로 국민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며 “‘어떤 부모’ ‘어떤 학교’ ‘어떤 선생님’을 만나느냐에 따라 입시 결과가 달라지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김해영 의원은 “'공정'이란 불변의 개념이 아니다. 지금 이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다수의 국민들이 공정하다고 하는 것, 그것이 ‘공정한 것’”이라며 “따라서 ‘정시가 수시보다 공정하다’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정치권이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론 정시 확대에 대한 수도권과 지역의 입장, 교육 전문가들의 입장은 다를 수 있다. 또한 어려운 가정환경에 있는 학생들이 불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수능을 준비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에는 신경민ㆍ조승래 의원과 대학공공성강화를 위한 공동대책위, 전국교수노조가 공동으로 ‘고등교육 불평등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국회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개최했다. 

신경민 의원은 “대학입시 공정성 강화는 문제 해결의 시작일 뿐”이라며 “대학입시는 대학 서열화 문제와 연결돼 있고, 대학 서열화는 대학 간판을 주요 스펙으로 보는 취업 현실과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졸과 대졸, 일반대학과 전문대학, 서울과 지방을 가르는 차별 구조가 그 안에 공고히 자리 잡고 있다. 사회 양극화 문제가 대학입시 공정성 문제까지 연결된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신 의원은 고등교육이 직면한 어려움도 지적했다. 그는 “피할 수 없는 인구감소 상황에서 지방 대학은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고 대학 간 격차 문제 역시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며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지원을 늘리고, 재정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교육위원회 간사를 맡은 조승래 의원도 “고등교육에 관련해서는 대학의 서열화, 학벌주의 사회, 계층 간 교육격차, 대학 내 차별, 지역 간 격차 등 거의 모든 문제가 불평등, 차별, 격차에서 비롯된 문제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교육기본법이 무색해지는 현 실정에서 고등교육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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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토론회에서 대입제도 개편은 대증요법에 불과하며 대학 서열화 등 '교육계 새판짜기'를 제안했다.

■ 교육 전문가 “정시확대가 무조건적 해법 아냐”…대학 서열화 지적= 교육 전문가들은 대학입시 제도만 손질한다고 교육 불공정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대학 서열화를 지적하며 공동입학, 대학통합네트워크 등을 제시했다. 

이범 교육평론가(前 민주연구원 부원장)는 당장은 정시를 확대하되 근본적으로 ‘메이저 국·공·사립대 공동입학’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평론가는 “한국의 대입 경쟁이 극심한 것은 진학하는 대학에 따른 격차가 크기 때문”이라며 “경쟁의 규칙을 바꾸는 것으로는 대입 경쟁 자체를 완화할 수 없다. 성적만으로 뽑는 것이 문제가 있다면서 다른 전형요소를 덧붙이면, 오히려 경쟁의 종목이 늘어나서 부담과 사교육을 더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학 서열화를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그 근거로 △교육여건(학생 1인당 투입 교육비, 교수 대 학생 비율 등) △재학 중 소속집단의 성향에 의한 차이, 즉 또래효과 또는 동료 효과 △소속대학의 사회적 평판으로 좌우되는 후광 효과 △동문 인맥으로 인한 네트워크 효과 등을 꼽았다. 

이어 이 평론가는 "수능을 15년에 걸쳐 논술형 시험으로 전환하고, 그 비중을 15년에 걸쳐 과목별 5∼10%에서 최종 70%까지 점진적으로 높이자"고 제안했다. 

선다형 시험은 ‘하나의 정답을 가진’ 질문만 할 수 있어서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 평론가는 OECD의 사례를 언급하며 “오지선다 문항으로는 다양하고 깊이 있는 역량을 유도ㆍ평가하기 어렵다”며 “핀란드, 프랑스, 영국, 독일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입시를 논술형 문항으로 출제함으로써 다양하고 창의적인 학교교육과 연계시킨다”고 소개했다.

이 평론가는 근본적 대안으로 사회적 대타협을 통한 ‘메이저 국·공·사립대 공동입학’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서울·수도권 주요 사립대들을 끌어들이는 대학 공동입학제가 필요하다”며 “고졸자의 30~40%가량을 공동선발하는 데 동의하는 대학에 정부 예산의 1%(5조원) 가량의 막대한 재정을 지원하는, 사회적 대타협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재정을 이용해 대학은 학부생 교육여건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상향평준화하고, 나머지는 연구비로 사용하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교육여건이 이미 좋은 대학은 연구비 투입이 많이 늘어나 연구중심대학으로 진화하고, 많은 재정을 투입해야 하는 대학은 상대적으로 교육중심대학으로 진화하게 된다”고 제안했다.

송주명 민교협 민주주의교육혁신센터장 역시 ‘대학통합네트워크를 전제로 한 전국교양대학’을 제시하는 등 대학체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송 센터장은 “조국사태는 교육 불평등과 사회적 불평등이라는 ‘캐슬’의 일각을 아스라이 드러낸 계기가 됐다”며 “캐슬의 문제를 단순한 ‘입시방식의 변화’로 대응하려는 움직임은 일부의 증상에 대한 대증요법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불평등을 확대하고 이를 고착화하는 가장 핵심적인 영역인 고등교육의 캐슬을 해체하고 평등하고 민주적인 학문공동체로 재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급선무”라며 “서열화된 대학체제에 대한 개혁안들은 이미 많이 나와 있고, 대선 공약에까지 반영됐지만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더욱 적극적인 사회적 담론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대학의 80% 정도를 점하고 있는 사립대학의 대학네트워크에의 참여는 필수적”이라면서 “제1단계 거점국립대 네트워크에 전체 학령인구 약 46만명 중 약 8~9%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어서 입시경쟁의 병목을 해소할 수 있고, 2단계 전국교양대학의 운영으로 현재의 초경쟁적인 입시제도는 폐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조정우 경남대 교수(사회학)는 “‘계급-세대-지방’이 교육문제를 중심으로 결합돼 있는 양상을 보인다”며 “서울 집중화가 극적으로 강화되면서 지방 문제도 겹친다. 여기에 지방대학의 주요 자원인 지방의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학생모집과 충원에 이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들은 지방대학의 교육 여건 개선, 교육 수준 향상이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교육 인력의 확충과 향상이 요구된다. 현재 학과 체제, 교원 양성 제도, 교수 임용 및 강사 충원 방식을 넘어선 다른 방식으로 지방대학 ‘교육자’의 양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근형 대학민주화를위한대학생연석회의 집행위원장은 “사태의 해결은 정시 확대냐 수시 폐지냐가 아니다”며 “특권교육 폐지와 모든 이에게 양질의 교육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고 집행위원장은 국가의 책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이미 부패한 사립학교의 재정으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려우며, 국가책임 강화를 통한 상향평준화를 보장해야 한다”면서도 “대학서열이 노동시장 진입과 밀접히 관련된 만큼, 청년 일자리 정책은 별도로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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