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풀이 집중, 수능날 맞춤형 시간 관리
컨디션 관리 병행 필수, 식사·수면 등 세심한 관리 필요

(사진=한국대학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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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한 해 대입의 성패를 가를 수능이 어느덧 코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수시모집이 정시모집보다 큰 비중을 보이고 있지만, 수시모집에서 적용되는 수능최저와 수시이월 등을 고려하면 수능이 당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정시모집 비중은 결코 낮지 않다. 수능을 망치면 한 해 대입농사에서 ‘대박’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마지막 남은 기간 동안 어떻게 수능을 준비해야 보다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을지 전문가들의 조언을 한데 묶었다. 

■마무리 학습 어떻게 할까, 신개념 학습보다는 문제풀이 효율적 = 이제 수능까지 남은 시간은 일주일도 채 되지 않는다. 마무리 학습을 어떻게 해야 보다 효율적으로 수능을 대비할 수 있을까.

이제는 새로운 개념을 파고들기보다는 ‘문제풀이’에 집중해야 한다. 물론 그간 아무리 학습에 열의를 갖고 임했다 하더라도 부족한 부분은 있을 것이다. 조급한 마음에 다시 개념들을 들여다보며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데 열중하는 일들이 다반사다. 새 문제집이나 교재를 꺼내 드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개념을 공부하는 것은 ‘효율성’과 거리가 멀다. 도리어 이처럼 새 개념들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혼동이 생기거나 자신감을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생각해 봐야 한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능은 모르는 문제를 풀어내는 데 집중하는 것 이상으로 아는 문제에서 확실히 점수를 따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금까지 공부했던 익숙한 교재와 문제, 정리노트 등을 살펴야 한다. 익숙한 학습 도구를 활용해 복습·점검하는 시간을 보내면 공부한 내용을 머릿속에 오래 기억할 수 있게 되고, 수능에 대한 자신감도 높아진다”고 했다. 결국 그간 공부한 것들을 ‘되새김질’하며 이미 알고 있는 개념들을 다지는 것이 필요한 순간이 왔다는 얘기다. 

개념을 익히는 것은 기존에 수험생 스스로 알고 있는 내용들을 되짚어 보는 과정에서 다소 혼동이 생기는 부분에 한정짓는 것이 좋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인데도 헷갈리거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나오는 경우에는 해당 부분을 꼼꼼히 정리하고 암기해야 한다. 

마지막 학습 단계에서 행할 문제풀이에서 중요한 것은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는 데 있다. 문제를 풀 때 자신이 고른 선지와 답이 맞는지를 확인하고 지나가는 데 그치기보다는 문제의 구조를 한 번 더 확인하고, 출제 의도와 문제 구성 원리 등을 체득해야 한다. 

오답노트가 있다면, 이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그간 풀었던 문제 가운데 낯선 개념이 있거나 풀기 어려웠던 문제, 계속해서 틀리는 유형의 문제 등을 정리해 두는 오답노트는 실수하기 쉬운 부분이나 기존 학습내용을 재확인하는 데 있어 매우 효율적이다. 오답노트는 수능시험 직전까지도 손에서 놓지 않는 것이 좋다. 

미리 만들어 둔 오답노트가 없다면, 6월과 9월에 실시된 ‘모평’ 문제를 마무리 교재로 삼는 것이 좋다. 모평은 3월, 4월, 7월, 10월 등에 실시되는 학평과 달리 수능과 동일하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한 시험이기에 출제경향이나 문제 유형 예측·대비에 큰 도움을 준다. 특히, 올해 모평에서 나온 신유형 문제나 고난도 문제 등은 재차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김병진 소장은 “모평에서 새롭게 등장한 문제 유형은 수능에서도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를 풀고 풀이과정을 분석해 두면, 유사한 유형의 문제가 출제돼도 수월히 풀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수능과 동일한 학습패턴, 수능날과 동일한 시간전략 = 마무리 학습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수능과 동일한 학습패턴’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것이다. 이전에는 학습에 매진하다 보니 수능날과는 다소 동떨어진 방식으로 공부해왔을 수 있지만, 지금 이 시기만큼은 실제 수능과 동일한 학습 패턴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유성룡 커넥츠스카이에듀 진학연구소장은 “우리 몸은 일정한 생체 리듬을 갖고 있다. 생활 주기를 수능날에 맞게끔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동일한 학습패턴을 가지라는 것은 실제 수능날 시간표와 같은 방식으로 학습하라는 것을 의미한다. 시간대별로 보면 오전 6시에는 일어나는 것이 좋다. 수능날 일어나는 시간에 몸이 익숙해지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전 8시는 실제 수능 시험장에 도착하는 시간대이므로 시험 전 마지막으로 훑어볼만한 내용들 위주로 학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어영역 시험이 시작되는 오전 8시 40분부터 10시까지는 지금껏 공부해 온 국어 영역을 종합 정리해야 한다. 유성룡 소장은 “화법과 작문, 독서와 문법 등 여러 교과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작품 내용의 유기적인 관계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문학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오전 10시 30분부터 정오를 갓 넘긴 12시 10분까지는 수학영역 시험이 치러진다. 지금껏 풀었던 문제집 가운데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것을 한 권 골라 정리해 나가면 알차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틀린 문제나 어려운 문제가 있는 경우 다시 풀면서 필요한 공식들을 정리해 두면 좋다. 

점심시간 이후인 오후 1시 10분부터 2시 20분까지는 영어영역 시간이다. 그간 풀었던 모의고사나 문제집의 지문 위주로 문제들을 살피며, 모르는 어휘를 체크해야 한다. 오후 2시 50분부터 4시 32분까지 이어지는 탐구영역 시간에는 단원별 개념과 문제, 오답노트 등을 기반으로 암기 내용 등을 확인하면 된다. 

시험시간에 맞춰 학습을 마쳤다면, 나머지 시간은 마무리 정리 시간으로 삼아야 한다. 밤 늦게까지 공부하는 것은 금물이다. 조급한 마음에 평소보다 잠을 아껴 가며 공부하는 ‘벼락치기’를 실시하는 것은 컨디션을 망치는 지름길이다. 하루 동안 풀었던 문제들을 점검하고, 공부한 내용들을 복습한 후 잠자리에 들면 수능 당일 패턴을 몸에 익숙하도록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컨디션 관리 필수 ‘만전에 만전 기해야’ = 학습을 이어나가는 와중에도 ‘컨디션 관리’에는 만전을 기해야 한다. 시험 당일 컨디션은 점수와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공부만 열심히 끝나는 것이 아니다. 시험날 컨디션 난조로 그간 공부해온 것들을 충분히 펼쳐 보이지 못하는 것만큼 억울한 일도 없다. 충분한 수면과 음식 등에도 신경을 쏟아야 한다.

잠은 되도록 충분히 자야 한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를 피할 수 없다. 수능날 기상시간이 다소 이르기에 그에 맞춰 평소보다는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잠들기 전 최상의 컨디션 속에서 매 시간마다 문제를 잘 해결해 나가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마인드 컨트롤을 병행하면 효과적이다.

식사는 ‘컨디션 관리’에 직결되는 문제다. 시험 전 긴장으로 입맛이 없다 하더라도 평소와 같이 식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 스트레스를 풀겠다며 자극적인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금물이다. 속을 불편하게 하거나 학습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이왕이면 수능날 가져갈 도시락 메뉴도 미리 먹어보는 것이 좋다. 김병진 소장은 “어떤 음식을 어느 정도로 먹어야 시험을 치르는 데 있어 부담이 없는지 스스로 파악해 도시락을 미리 구성해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과도한 걱정’은 갖지 않는 것이 좋다. 적당한 긴장감은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주지만, 과도한 걱정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발생할 일들에 대한 사전 대비와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에 대한 섣부른 긴장은 엄연히 다른 것이다. “걱정으로 인해 학습이 잘 이어지지 않는다면 스스로 용기를 북돋도록 하고,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운동을 통해 신체적인 긴장을 풀어내야 한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가벼운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다”고 김병진 소장은 전했다.

컨디션 관리를 위해 학부모들이 해야 할 일은 뭘까. 최근 유웨이가 대입 수험생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은 △누구는 벌써 수시 붙었다더라 △재수하면 되지 △절대 실수하지 마 와 같은 말을 가장 듣기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시간 부족으로 문제를 다 풀지 못하는 것과 문제를 엉뚱하게 읽는 것, 답안지 체크 시 실수하는 것 등을 수능 당일 가장 두려운 실수 유형으로 선택했다. 이같은 점들을 봤을 때 수험생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하고,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학부모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일 것으로 보인다. 다른 수험생과 비교 한다거나 자신감을 꺾는 행동은 절대 금물이다. 

■수능 전날 ‘예비소집’ 참석 바람직, 가방 등 준비물도 미리부터 = 수능시험 전 날이면 실제 시험을 치르게 되는 시험장에서 ‘예비 소집’이 실시된다. 도저히 예비 소집에 응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되도록 예비 소집을 통해 시험장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간혹 이름이 비슷한 학교 또는 이름이 같지만 소재지가 다른 학교를 착각해 다른 시험장으로 향하는 경우가 있는데, 시험 시작 전부터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면 시험을 망치기 쉽다. 

예비소집 시에는 ‘교통 수단’을 필히 확인해야 한다. 시험장과 집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당일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어떻게 가야 하는지 등을 살펴 불상사가 없도록 해야 한다. 개별 차량 이용 시에는 시험장 앞이 혼잡할 수 있으니 미리 내려 걸어갈 수 있는 곳이 어딘지도 확인해야 한다. 시험장까지 간 이상 교실의 위치, 시험 좌석 등과 더불어 자신의 선택과목이 불일치하는 것은 아닌지도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수능날 가져갈 가방을 미리 챙겨놓되 ‘반입금지 물품’이 있는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휴대전화는 물론이고 스마트워치, 디지털카메라, 전자사전, MP3, 카메라 기능이 있는 펜, 계산기, 라디오, 통신 기능이 있는 시계, 전자담배, 블루투스 이어폰 등의 전자기기는 시험장에 반입할 수 없다. 혹시나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가방에 이같은 물품들이 있는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 매년 금지된 반입물품을 ‘실수’로 들여와 부정행위 판정을 받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신분증과 수험표, 시험시간을 확인하는 데 필요한 통신기능이 없는 아날로그 시계 정도를 제외하고는 휴대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본인이 이미 시험장에 가져간 물건 가운데 휴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물건이 있거든 감독관에게 미리 얘기해 검사를 받도록 한다. 

수능 당일 복장은 되도록 따뜻하게 챙겨야 한다. 특히, 올해는 수능날 온도가 다소 낮을 가능성이 높아 ‘컨디션 관리’에 더욱 주의를 요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수능날인 14일 서울은 최저 3도에서 최고 10도, 인천 5도에서 10도, 춘천 1도에서 9도, 대전 4도에서 12도 등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서울지역 최저기온이 10.9도였던 2012학년 수능, 10.2도였던 2016학년 수능 등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크다. 영하로 기온이 떨어졌던 2018학년 수능 이후로는 가장 추운 날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하여 수능 전날인 13일까지는 예년보다 따뜻한 날이 이어지다 수능날 들어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는 탓에 수험생들이 느끼는 체감 수은주는 더욱 낮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따뜻함’에 집중해 너무 두꺼운 옷을 입기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벌 겹쳐입는 것이 좋다. 시험장 내 온도에 대한 체감은 수험생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얇은 옷을 여러 벌 입으면, 옷을 일부 벗거나 입는 방식으로 시험에 적합한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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