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직원들 “세습 경영체제 없어져야” ‘X 파일’ 파문과 관련 대학가에서는 정·경·언 유착의 폐해를 지적하며 사태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9일 문성운 전국대학노조 부위원장은 “기업의 자금이 불법 정치자금으로 쓰였는데 우선 돈을 준 사람과 받은 사람에 대한 처벌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오히려 도청한 사실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문 부위원장은 “정치, 경제, 언론 등 모든 것이 삼성에 의해 좌지우지 되고 있다”며 “이건희 회장은 퇴진해야 하고 삼성을 비롯한 기업의 세습경영체제도 없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도현 성균관대 노동조합 사무국장은 “그동안 입소문을 통해 전해지던 이야기가 이번 일로 입증된 것일 뿐”이라며 “착한 일만 하던 사람이 그릇된 일을 했을 경우 놀랄 수는 있지만 이번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정보 및 조작정치는 일단 부도덕한 처사”라며 “기업 쪽의 잘못도 있겠지만 이번 일은 오히려 정치권에서 먼저 대가를 요구한 잘못이 있다”고 언급했다. 조현호 한성대 직원노조 위원장도 “문민정부, 참여정부 등 민간정부로 넘어오면서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정경유착 고리가 끊어질 수 있는 환경은 못됐던 것 같다”며 “이번 사건을 통해 그동안 의혹으로만 감춰진 부분이 낱낱이 들어나니 ‘역시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도청수사에서 끝날 것이 아니라 이건희 회장도 처벌할 수 있을 텐데 그렇게 보이진 않는다”며 “시민단체를 비롯한 일반국민들이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생들 “사건 관련자 처벌해야” 대학생들도 이번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병문 고려대 총학생회장은 “고질적인 정경유착이 다시 드러난 일”이라며 “불법도청과 불법대선자금 중 더 크게 봐야 할 문제는 정치를 망치고 있는 주범인 ‘불법대선자금’”이라고 말했다. 유 회장은 “삼성이 일류기업이라고 해서 불법적인 행위가 용서될 수는 없다”며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지 의문이지만 우선은 믿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원 한국외대 총학생회장도 “도청이라는 방법이 정당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사안은 ‘국민의 알권리’ 측면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대의를 위해 의혹이 있는 부분을 밝히고 재발을 막는데 비중을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거대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정치자금을 제공하는 등 불법행위를 해야 하는 사회모습이 안타깝다”며 “삼성 측이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이로 끝날 것이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타산지석의 교훈을 얻을 수 있도록 법에 따라 강력히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 중앙일보 비판 글 이어져 각 대학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삼성과 홍석현 전 중앙일보 사장을 비판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고려대 게시판의 'Kcia3'는 “중립을 지켜야 할 언론사 사주가 돈가방이나 주고 그런 사람이 유엔 총장까지 될 뻔했다”며 비판했다. 중앙대 게시판의 ‘jsa78'도 “도청사실만 탓하는 중앙일보와 삼성이 정망 실망스럽다”는 의견을 올렸고, 한양대 게시판의 ‘배숙희라빈’은 “이번 사건을 도청에 초점을 맞춰서 희석시키려는 재벌과 족벌 언론에 대해 정말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일부 학생들은 ‘불법대선자금’ 보다는 ‘불법도청’이 더 문제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숭실대 사화영양(경제4)은 “불법대선자금도 문제지만 개인의 사생활을 도청한다는 사실에 더욱 놀랐다”며 “도청을 위한 거래도 있지 않았겠느냐”라고 말했다. 단국대 김인정양(재료공학4)도 “공직자를 대상으로 도청을 한다는 것은 일반인도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라며 “불법적인 대선자금도 문제지만 개인에 대한 사생활을 침해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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