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채점 기준 삼아 응시 여부 결정부터
기출문제 파악 및 작성 연습 ‘중요’

(사진=한양대 제공)
논술 시험 모습 .(사진=한양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수능이 끝난 직후 주말부터 대학별고사가 본격적으로 실시된다. 수능 성적이 잘 나와 정시에서 승부를 볼 요량이라면 대학별고사를 무시할 수 있겠지만, 그런 경우는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예상과 엇비슷하거나 보다 못 본 수험생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수시모집에서 승부를 내는 것이 보다 바람직한 선택지로 남는다. 남은 대학별 고사에서 어떻게 해야 좋은 결과물을 받아들 수 있을지 전문가들의 조언을 한 데 모았다.

수능이 끝나면 대학별 고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틀 후인 16일에는 건국대·경희대·단국대·서강대·서울여대·성균관대·숙명여대·숭실대·한국항공대·한양대(ERICA)를 비롯해 가톨릭대와 울산대 의대 등의 논술고사가 실시된다. 17일에도 경희대·단국대·덕성여대·동국대·서강대·성균관대·숙명여대·한양대(ERIC) 논술고사가 실시될 예정이다. 

한 주 지나서도 논술고사 행렬은 계속 이어진다. 23일에는 경북대·광운대·부산대·세종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서울)가 논술고사를 실시한다. 24일에도 광운대·세종대·이화여대·중앙대·한국산업기술대·한국외대·한양대(서울) 논술고사가 예정돼 있다. 

논술은 수험생들에게 있어 ‘희망의 끈’이다. 학생부 반영 비율이 낮은 반면, 논술 고사의 영향력이 커 수능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하더라도 도전해 볼 수 있는 전형이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먼저 수능 직후 가채점 성적을 기준으로 응시 여부부터 결정해야 한다. 수능성적이 예상보다 잘 나와 수시모집 원서를 낸 대학·학과에 정시모집에서 합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면, 대학별 고사에는 응시하지 않는 것이 좋다. 대학별고사에 응시해 ‘덜컥’ 합격하면, 정시모집에는 원서를 낼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대학별 고사에 응시하기로 방향을 정했다면, 준비에 나서야 한다. 먼저 대학들이 내놓은 기출문제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선행학습 영향평가 결과 보고서나 논술백서 등을 살피면 기출문제와 출제 배경과 근거, 채점 기준, 해석 등에 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대학에 따라서는 모의논술이나 논술특강 등 별도의 논술 대책도 안내하고 있으므로 참고하는 것이 좋다.

기출문제를 통해 지원대학의 출제 유형이나 출제 원리, 채점 기준 등을 확인했다면, ‘연습’을 시작해야 한다. 문제의 요구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답안을 논리적으로 작성하는 연습을 되풀이해야 논술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서로 다른 제시문 간 연관 관계를 유기적으로 파악하고 분석하는 능력이 특히 중요하다”며 “최근에는 제시문의 관계를 이해하는 비교형이나 적용 설명형 논제의 비중이 늘고 있다. 출제자가 요구하는 본질적인 이해·논리·사고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문 논술의 경우 주어진 글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분석력’과 더불어 자신의 견해를 논리적으로 설득력 있게 풀어내는 ‘논리적 서술 능력’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조언하는 것은 먼저 ‘논제’를 정확히 파악하라는 것이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논제가 요구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하고, 요구에 따라 답안을 작성해야 한다. 요약을 요구하는 것과 비교를 요구하는 것, 설명이나 논술을 요구하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답안에 담는 주장은 명확하고 설득력 있어야 한다. 논리적인 체계와 일관성을 갖춰야 함은 물론이다. 상투적인 견해나 예시보다는 제시문과 논제에 기초해 논리적으로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좋은 평가를 이끌어내는 지름길이다. 

단, 이 과정에서 제시문의 문장을 그대로 옮겨 적다시피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제시문의 내용을 이해한 후 자신의 표현으로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인문계 논술고사에서 수리논술이 나오는 경우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당락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영덕 소장은 “인문계 수리논술은 자연계에 비해 난도가 낮고, 제한적인 범위에서 출제돼 수학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있으면 큰 어려움 없이 풀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쉬움에도 불구하고 수험생들이 대비하기 어려워해 당락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했다. 현재 인문계에서 수리논술을 내는 대학은 건국대·경희대·숭실대·이화여대·중앙대·한국항공대·한양대 등으로 사회계열이나 상경계열에서 주로 수리논술이 출제되고 있다. 

자연계 논술은 인문계 논술과 다소 접근법이 다르다. 수학과 과학 위주의 논술고사가 실시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자연계 논술의 경우 수능과 비슷하게 접근하라고 조언한다. 오종운 이사는 “자연계 논술은 수능 수학과 과학 문제를 객관식이 아닌 주관식 서술형으로 푼다고 생각해야 한다. 풀이 과정을 자세하게 쓰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했다.

풀이과정을 쓰는 연습을 할 때에는 논리적인 문장 전개가 필요하다. 답안의 도출 과정을 제시하고, 근거과 적절한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확한 계산이나 단위 등에 유의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영덕 소장은 “최근의 수리 논술은 제시문과 논제에 주어진 정보를 엮어 나가는 논리력을 확인한다. 교육과정에서 배운 개념을 기반으로 문제에 주어진 조건을 모두 사용했을 때 비로소 문제가 풀린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고 했다. 

과학 논술의 경우 암기 내용을 확인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는다. 오종운 이사는 “과학논술은 추론과 분석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는 시험이다. 제시문 해석을 잘 하고, 논제 상황에 교과 지식을 적용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연습해야 한다”고 했다.

자연계 논술도 인문계와 마찬가지로 시간 안배가 중요하다. 먼저 제시문의 요점을 메모하고, 시간을 정해 작성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문항 수나 난도에 따라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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