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머스 총장, 재학생 ‘해외연수 장려책’ 발표

수 십년간 학생들의 해외연수에 소극적이었던 하버드대가 이 전통이 오류였음을 시인하고 해외연수 장려정책을 펴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 로렌스 써머스 하버드대 총장은 최근 멕시코의 한 회의에 참가해 하버드대가 앞으로 모든 재학생에게 해외 연수를 장려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르면 내년 봄학기부터 42개 학과에서 매년 1천 6백여명에 이르는 재학생에게 해외연수 해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하버드대는 타 대학의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고 있으며 연수프로그램을 위한 재정보조제도와 커리큘럼 조정 등에 이미 착수했다고 밝혔다. 하버드대 재학생들은 이같은 결정에 일제히 환영하고 나섰다. 복잡한 서류외 대출 등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해외연수의 꿈을 접어야 했던 학생들에게 일과 학문, 연구 분야에서 해외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하버드대 졸업생인 조지 레이스씨는 “수십년간 하버드 재학생들에게 해외 연수는 그림의 떡이었다”면서 “이제라도 하버드가 잘못을 시인하고 정책을 바꾸게 되서 다행”이라고 말했다.특히 그 동안 세계 최고의 대학을 자부하며 해외 연수의 필요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하버드대가 이같은 내용을 발표하자 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제교육재단(IIE)은 하버드대의 이같은 변화가 지난 1990년 이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미국 학생의 해외연수 증가 추세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 재단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2년부터 2003년 동안 총 17만 여명이 해외 연수 대출을 신청했으며 이 중 63%가 영국이나 프랑스 같은 유럽국가를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루멘탈 국제교육재단 회장은 “지난 9?11 테러 이후 비자조건의 강화 등으로 외국인 유학생은 계속 감소하고 있는 반면 해외로 떠나는 미국 학생의 수는 더욱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하버드대의 해외연수 장려정책도 이같은 흐름을 거스르지 못해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조지타운대나 보스턴대 등 오래전부터 학생들의 해외연수를 장려했던 대학들은 하버드대의 정책결정이 혹 이들 대학에 영향을 미치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하버드대의 해외 연수 장려프로그램이 활성화되면 이들 대학의 연수 프로그램이 특화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조지타운대 유학사무소는 25년 전에 개설돼 매년 세계 35개국에 학생들을 보내왔고 보스턴대의 웨슬리 유학사무소도 현재 18개국에 걸쳐 40여개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1백75개 대학의 학생들을 해외로 보내고 있다. 써머스 하버드대 총장은 “그 동안 해외연수에 대한 하버드대의 부정적 견해는 미국과 하버드대의 편견에 불과했다”면서 “이제 하버드대는 학생들이 더 넓은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USA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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