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발언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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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규 동의과학대학교 교수
이병규 동의과학대학교 교수
이병규 동의과학대학교 교수

2020년 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19(코로나19)의 대규모 확산은 우리 사회의 정상적 기능을 마비시키고 있다.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코로나19에 감염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은 많은 사람을 일정한 공간에 가둬 놓고 스스로를 단속하게 한다. 정부가 강조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을 절실히 느끼는 요즘이다.

지난 수백 년간 이어져온 학교와 학생 그리고 교사가 일정한 공간에서 교학상장(敎學相長)하는 모습에 익숙한 교육의 영역도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감염병의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초‧중‧고는 4월 초까지 세 차례나 개학을 연기했고, 대학은 개강 연기와 함께 비대면 온라인 강의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3월 따사로운 봄볕 아래 신입생으로 넘쳐나야 할 학교는 적막하기까지하다. 6‧25전쟁이 한참이던 1951년 피난지 부산에 전시연합대학이 개교하고 초‧중‧고 노천수업이 실시되던 시절, “엄동설한 혹한을 무릅쓰면서도 학생과 선생이 서로 만나는 것만으로 교육이 되고 새로운 용기가 날 수 있다고 믿었다”는 오래 전 신문기사를 보면서 코로나19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이 난다.

대학에서의 집단 감염 방지를 위한 개학 연기와 수업 방식의 일시적 변경은 대학으로서도 괴로운 결정이었으리라 생각된다. 연구실에 앉아서 어색한 온라인 강의를 준비해야 하는 교수도, 텅 빈 캠퍼스를 바라만 봐야 하는 대학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상황에서도 가장 큰 피해자는 학생일 것이다. 일생에 한번 뿐일지도 모를 입학식도 없이, 등교하지도 못하고 재택하면서 온라인 수업을 들어야 하는 학생들의 혼란스러움이 어느 정도일지 짐작이 간다.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일상을 경험하면서 떠오른 몇 가지 생각이 있다. 먼저 연구실에 가만히 앉아서 온라인 강의 준비를 해놓고 다시 들어보니 이런 한심한 내 강의를 지금까지 아무 말 없이 인내하고 들어준 학생들에게 감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으로 이번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위기는 앞으로도 얼마든지 도래할 수 있으며, 그때마다 우리 사회 모든 기능을 대부분 멈추고 전면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우려감도 든다. 모름지기 국가는 우리 사회 전반에 예측가능성을 제공해야 하는 바, 교육도 교육수요자에게 예측가능성을 제공해야 한다. 개학이 어떨 때 연기되고, 교육 방식은 어떻게 변경될 수 있으며, 언제 평상시 교육으로 복귀하는지 등에 대해 교육 수요자가 어느 정도는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코로나19에 의한 수업 방식의 일시 변경은 전통적 교육 방식의 변화 기제로 작용할 수 있다. 대규모 학생이 거대한 공간에 모여 듣는 수업이 미래 대학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교육 영역에 미치는 영향은 최근 4차 산업혁명에 의한 교육 환경의 변화에 그간 대학이 어떤 교육시스템과 콘텐츠로 새롭게 혁신해왔는지를 평가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코로나19와 같은 보이지 않는 적으로부터 공포를 느낄 때,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리스크 커뮤니케이션(Risk Communication) 을 철저히 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위험에 대한 사회의 불안과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이는 교육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럴 때일수록 교육기관과 교육수요자가 서로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고 당면한 문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서로 더 좋은 결정을 위해 소통함으로써 감염병 위기로부터 교육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의 그 어떤 정책보다도 실효성 있는 정책은 하루빨리 코로나19를 종식시키는 것이라고 믿으며, 코로나19로 인한 잔인한 3월 유례없는 개학 연기 속에서 대학을 구성하는 학교와 학생, 그리고 교수가 서로의 존재 가치를 느끼는 소중한 시간을 보내길 희망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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