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큰 변화없는 2021 대입, 수능전형 본격 확대는 내년에나 시행
희망권 대학 따라 달라져야 하는 대입전략, 실질적 전형비율 탐색 중요
전형방법 등 변화 많은 주요대 입시, 꼼꼼한 전형계획 확인 필수
올해도 키워드는 ‘과감’, 학령인구 감소가 몰고 올 합격선 하락

(사진=한국대학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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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대입에도 불안감이 감돈다. 개학이 결국 세 차례 연기됐고, 온라인 개학 등의 ‘우회 개학’도 현실로 다가왔다. 대입 일정도 이대로라면 연기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재수생들은 계획대로 학업역량을 쌓고 있는 반면, 고3들은 학교 문턱조차 넘어보지 못하고 있어 형평성을 생각한다면, 수능일정도 밀리는 것이 수순이다. 당장 올해 2021 대입을 치를 고3들 입장에서는 가뜩이나 N수생들과의 경쟁도 걱정인데, 뭐 하나 정해진 것 없는 현실까지 답답하기 짝이 없다. 

그래도 대입 시계는 돈다. 일정이 조정되더라도 뒤로 조금 늦춰지는 것에 불과할 뿐 2021학년 대입은 진행된다. 개학이나 수능이 연기되더라도 이미 발표된 2021학년 대입 내용이 변하지는 않는다. 답답함과 불안함에 휩싸여 손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기존에 발표돼있는 전형계획을 기반으로 대입을 앞서 준비하지 않는다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대입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올해 치러질 2021학년 대입의 큰 그림을 더듬어 봤다. 

■큰 변화 없는 2021 대입, 본격 변화는 내년부터 = 올해 고3들이 치르게 될 2021학년 대입은 본래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관측됐다. 2018년 8월 발표된 ‘2022학년 대입제도 및 수능 개편안’ 때문이다. 교육부가 수능위주전형(수능전형)을 30% 이상으로 늘리는 개편안을 들고 나온 탓에 2021학년부터 본격적인 수능전형 확대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대학들은 수능전형을 늘리는 데 있어 소극적이었다. 수능전형은 2020학년 6만9291명에서 2021학년 7만771명으로 고작 148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비율로 보더라도 20.4%에 불과하다. 

예상과 달리 대학들이 수능전형 확대에 적극 나서지 않은 이유는 많다. 어차피 당국이 요구한 확대 시기는 2022학년이기에 굳이 발 빠르게 움직일 필요가 없었다. 수도권 이외 대학들은 학생부교과전형을 30% 이상 유지할 시 수능전형 비율에 구애받지 않는 사정까지 더해졌다. 인원이 더 많은 지방대학들은 굳이 수능전형을 늘릴 필요가 없고, 수도권 대학들도 2021학년에는 수능전형을 늘려야 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2021학년 대입전형 시행계획이 나오던 당시 예체능계열이나 정원외 전형, 재외국민 전형 등 어디까지를 비율산정 기준으로 삼아야 할지에 대한 교육부와 대학들의 의견 엇박자도 수능전형 확대를 가로막은 요인 중 하나였다.

물론 실제 수험생들이 맞닥뜨릴 수능전형 인원은 공개된 수치보다 많아질 것이라고 봐야 한다. 수시에서 선발하지 못하는 인원들이 수능전형으로 이월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2020학년 대입만 보더라도 서울대는 175명, 고려대는 216명, 연세대는 242명의 정시 모집인원이 계획보다 늘어났다. 최근 대학들이 수시에서 최대한 선발을 마치기 위해 미등록충원합격을 철저히 시행하는 추세지만, 이월인원 규모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수시이월로 인해 모집규모가 다소 늘어나는 것을 놓고, 수능전형의 중요성이 높다고 오해하는 것은 금물이다. 수능전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대입을 기준으로 했을 때 20.4% 수준에 불과하다. 2018학년 정시모집 당시 전국 대학의 수시이월은 3만여 명 수준, 이 중 예체능 등이 포함돼 있다는 것을 볼 때 수능전형의 실질적인 규모는 전체 대입에서 30% 이상이 되기 쉽지 않다.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은 수능전형에만 적용되는 얘기가 아니다. 다른 전형들도 예년과 비슷한 양상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의 대입에서 가장 큰 비중을 기록한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은 여전히 높은 중요도를 자랑한다. 2021학년 대입 수시모집 기준 학생부교과전형은 14만6924명, 학생부종합전형은 8만6083명을 모집한다. 이는 전체 대입 인원의 42.3%와 24.8%로 두 전형을 합한 비율은 67%나 된다. 

결과적으로 큰 변화가 없는 2021학년 대입에서 중심축을 이루는 것은 여전히 학생부위주전형을 앞세운 수시모집이다. 대입지형 변화를 염두에 둔 지원전략을 구사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유성룡 커넥츠 스카이에듀 진학연구소장은 “2021학년 대입 지원전략을 세울 때 정시모집이 확대됐다는 얘기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았으면 한다. 2020학년 대입 지원전략을 참조하는 것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고3들은 특히 수시모집에 집중해야 한다. 정시모집은 사실상 N수생들의 전유물인 경우가 많아서다. 이미 학교를 졸업한 N수생은 수능을 목표로 대입을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수시모집에서는 수능최저학력기준(수능최저)을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반면, 정시모집에서는 수능100%를 반영하며 수능의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경향이 짙다. 가뜩이나 수능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고3들은 되도록 수시모집에서 대학을 결정짓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최근 대입의 흐름이 이렇다 보니 매년 수시모집에 지원하는 비율은 늘어나는 추세다. 2014학년만 하더라도 수능 지원자 가운데 16.2%가 수시모집에는 원서 한 장 내지 않았지만, 2020학년에는 91.2%의 수능 지원자가 수시모집에 도전장을 냈다. 1인당 수시모집 지원횟수도 2014학년 4.18회에서 2020학년 4.74회로 꾸준히 늘어났다.

■강·약점, 희망대학 등에 따라 달라져야 할 지원전략, 실질적 전형비율에 주목 = 현 대입체계에 따르면, 수시모집은 크게 학생부교과전형·학생부종합전형·논술전형·실기위주전형의 4개 전형으로 구분된다. 하지만, 이는 전형요소를 기반으로 크게 대입전형을 나눠놓은 것에 불과하다. 실질적인 대입전형의 종류는 더 많다. 

학생부교과전형에는 교과성적이 주를 이루는 일반적인 학생부교과전형 외에도 올해를 끝으로 사라지는 적성고사전형이 포함돼있다. 교과성적을 반영하기에 분류가 학생부교과전형으로 돼있을 뿐 적성고사가 사실상 당락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실기위주전형도 마찬가지다. 완전히 성격이 다른 예체능 실기전형과 특기자전형이 한 데 묶여 있다. 음대·미대·체대 등 실기성적이 중요하게 다뤄지는 예체능 실기전형과 일반적인 인문·자연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과학·수학·어학·소프트웨어 등의 특기자전형은 지원자 구성에서부터 크게 차이가 난다.

전형방법에 따른 차이도 크다. 학생부종합전형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전형인 것은 아니다. 정성평가를 기반으로 한 종합평가가 이뤄진다는 공통점이 있을 뿐 면접 실시 여부나 수능최저 적용 여부 등에 따라 전형 성격이 완전히 달라진다. 이는 학생부교과전형이나 논술전형 등도 마찬가지다. 특히 학생부교과전형은 대학마다 추천 여부부터 시작해 학생부 반영 방법, 면접 여부, 수능최저 여부 등 다양한 요소들이 혼재돼있어 전형방법만 놓고 보면 가장 경우의 수가 많은 전형이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단순 학생부교과전형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여러 전형이 있다고 봐도 될 만큼 여러 갈래로 구분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전형 가운데 무엇을 선택할지의 우선 기준은 본인의 강점과 약점이다. 수능성적이 상당히 좋은 편이지만, 학생부는 우수하다 보기 어렵다면 수능전형 지원부터 당연히 고려해야 한다. 반대로 교과성적이 좋고, 비교과 등 교내활동에서의 실적도 좋은 편이라면 학생부종합전형이나 학생부교과전형 지원을 먼저 생각해볼 수 있다. 객관식보다는 주관식에 강한 편이라면 논술을 노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여러 평가요소에 두루 강점이 있는 수험생이라면, 선택지를 다양화함으로써 합격 가능성을 한껏 높여볼 수도 있다. 

학생부와 수능 모두에 자신이 없는 경우라면 적성고사전형이 제격이다. 적성고사만 잘 보면 ‘일발역전’을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부교과성적을 반영하는 전형이지만, 실질적인 당락은 국어·수학·영어 등을 기반으로 출제되는 적성고사 성적에서 가려진다. 

진학을 희망하는 대학이 어딘지에 따라서도 전략을 달리 가져가야 한다. 서울권 주요대학을 필두로 한 수도권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수험생이라면 논술전형 지원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전체 대입을 기준으로 보면 논술전형의 비중은 고작 3.2%에 불과하지만, 대학 범위를 어디까지로 잡느냐에 따라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서울권 15개 주요대학을 기준으로 하면 논술전형의 비중은 무려 10.9%나 된다. 서울대와 고려대 등이 논술선발을 일체 실시하지 않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여타 주요대학 지원 시 논술의 중요성은 한층 커진다. 

학생부종합전형도 마찬가지다. 전체 대학을 기준으로 하면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율은 전체 수시모집 가운데 32.7% 비중에 불과하다. 전체 수시모집의 절반이 넘는 55.9%가 학생부교과전형으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서울권 대학으로 범위를 한정지으면 두 전형 간 우열은 뒤집힌다. 서울교육청 산하 서울교육연구정보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소재 대학 수시모집에서 가장 큰 비중을 보이는 전형은 학생부종합전형이다. 비중이 56.5%로 절반을 훌쩍 넘긴다. 반면, 학생부교과전형은 20.7%를 선발하는 데 그친다. 건국대·경희대·동국대·서강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 등 유수의 대학들이 학생부교과전형 선발을 하지 않고 있어서다. 

미등록충원합격(추가합격)도 전형 선택에 있어 고려해야 할 요소 중 하나다. 학생부교과전형이나 수능전형은 정량평가형 전형이다 보니 다른 대학과 중복합격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최초합격자의 등록 비율은 낮은 반면, 추가합격 비율은 상당히 높게 나온다. 이와 달리 논술전형은 중복합격 사례가 비교적 적어 추가합격이 비교적 적게 나오는 편이다. 추가합격도 합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 모집인원 비율로만 유·불리를 계산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이처럼 대입전형은 겉으로 드러나 있는 수치와 실질적인 수치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막연하게 대입전형을 선택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모집 시기나 대학별, 전형유형별로 강조하는 중심요소는 각각 다르다. 합격 가능성이 높은 ‘KEY 전형’을 정해 선택과 집중의 전략으로 준비해야 한다. 대입 계획에 더해 학습전략도 이를 기반으로 수립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전했다.

(사진=한국대학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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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구조 큰 차이 없지만, 주요대학 입시 세부내용은 ‘천차만별’ = 주요대학에 지원하려는 상위권 수험생들은 올해 입시를 면밀히 탐구해야 한다. 전반적인 전형별 인원, 학생부종합전형의 중요성 등 겉으로만 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세세한 대학별 전형방법이 지난해와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주요대학은 올해 입시에서 변화를 준 사례들이 많은 편이다.

고려대의 경우 올해 수시모집 전형에 대폭 변화를 줬다. 학생부교과전형인 학교추천Ⅰ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인 학교추천Ⅱ전형을 구분 선발하던 고려대는 올해부터 두 전형을 학생부교과전형인 학교추천전형으로 통합했다. 반면, 학생부종합전형인 일반전형은 학업우수형과 계열적합형으로 나눴다. △일반전형 △학교추천Ⅰ전형 △학교추천Ⅱ전형 체제가 △일반전형 학업우수형 △일반전형 계열적합형 △학교추천전형으로 새롭게 재편된 것이다. 이처럼 전형구조가 뒤바뀐 경우에는 입시결과도 사뭇 다른 양상을 띠게 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본래는 세 전형 간 불가능했던 중복지원이 허용된 변화도 있다. 올해 고려대 수시모집 지원자들은 일반전형 계열적합형에 지원하고, 나머지 두 전형 가운데 하나를 골라 지원하는 방식으로 두 개 전형에 동시 지원할 수 있다. 계열적합형만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원자 풀이 다소 갈리긴 하겠지만, 상위권 대학 학생부종합전형 지원자들의 우수한 학업역량에 비춰볼 때 중복합격자가 상당수 나올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대도 전형방법에 일부 변화를 줬다. 탐구영역을 수능최저에 포함할 시 2등급 2개를 받도록 했던 지역균형선발전형 수능최저를 2개 영역 등급합 4이내면 수능최저를 충족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이전에는 탐구영역에서 1등급 1개와 3등급 1개를 받은 경우 탐구영역을 수능최저에 활용할 수 없었지만, 올해부터는 수능최저를 충족한 것으로 인정된다. 수능최저를 충족하지 못한 학생들이 많아 매년 정해진 인원을 선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던 지역균형선발전형의 특성에 비춰볼 때 올해는 최초합격에 성공하는 인원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교과성적이 상당히 높은 수준임을 감안할 때 학생부종합전형은 물론이고 학생부교과전형의 판도까지 일부 뒤흔들 수 있는 변화로 보인다. 

수능최저 관련 변화를 준 대학도 많다. 한국외대는 학생부교과전형에 수능최저를 신설했고, 성균관대도 예체능특기/실기우수자전형 내 스포츠과학에 수능최저를 두기로 했다. 동국대는 자연계열 논술전형 수능최저를 2개 영역 등급합 4이내에서 5등급 이내로 완화했다. 이화여대는 조형예술대학의 수능최저를 전면 폐지했다.

국민대의 수능최저 변화는 개별 수험생 성적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인문계열은 2개 영역 6등급 이내, 자연계열은 2개 영역 7등급 이내를 요구하던 국민대 교과성적우수자전형은 올해 인문계열은 2개 영역 5등급 이내, 자연계열은 2개 영역 6등급 이내를 충족하는 것으로 기준을 바꿨다. 단순 등급합만 놓고 보면 수능최저가 강화된 것이지만, 실제로는 기준 영역에도 변화가 있어 무조건 수능최저 충족이 어려워졌다고만은 볼 수 없다. 기존에는 국어와 수학, 탐구만 수능최저 기준 과목으로 인정했지만, 영어도 수능최저 영역에 포함시키기로 했기 때문이다. 절대평가로 시행되는 영어의 특성상 다른 영역 대비 높은 등급을 받기 쉽다는 점을 고려하면 도리어 수능최저 충족이 쉬워졌다고 볼 여지도 충분하다. 

이외에도 전형에 소소한 변화들은 즐비하다. 가톨릭대는 학교장추천전형 모집단위를 의예·간호·신학으로 대폭 줄였다. 건국대는 학생부 반영방법에서 교과별 가중치를 없앴으며, 동국대는 실기SW전형 대신 Do Dream(소프트웨어)전형으로 선발을 진행한다. 이만기 소장은 “대학별로 모집시기별이나 전형유형이나 선발방법 등에 변화가 많다. 반드시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학과의 변화를 체크해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을 남겼다.

■학령인구 감소 파장 ‘달라지는 내신성적’, 과감성이 키워드 = 수시모집의 태반을 차지하는 학생부위주전형에서는 무엇보다 ‘내신’이라 불리는 학생부 교과성적이 중요하다. 교과성적을 기준으로 줄 세워 뽑는 전형이 학생부교과전형이라면, 학생부종합전형은 교과성적에 더해 학교에서 실시한 교육활동 전반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라는 평가의 본질 면에서는 큰 차이가 있지만, 결국 교과성적이 학업역량과 발전 가능성 등을 평가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때문에 교과성적은 학생부위주전형 지원전략을 세울 때 기준점으로 작용한다. 대학들이 자체 공개하거나 대입정보포털 어디가 등을 통해 밝힌 전년도 지원자의 합격선을 기준으로 지원 대학을 고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다만, 올해는 무턱대고 전년도 합격선을 맹신해서는 안 된다.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교과성적 합격선에도 변화가 생기게 됐기 때문이다. 올해 대입에 뛰어들 고3 학생 수는 45만여 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5만여 명 감소했다.

학생 수가 줄어들면 동일한 석차를 기준으로 했을 때 교과성적은 도리어 낮아지는 경향을 띤다. 예컨대 지난해 전교 50등인 학생이 평균 1.6등급을 받았다면, 올해 전교 50등 학생은 이보다 낮은 평균 1.7등급 내지 1.8등급 선으로 교과성적이 내려앉을 가능성이 높다. 전체 학생 수가 줄어들면, 동일한 등수를 기록하더라도 상대평가의 특성상 등급은 내려앉게 되기 때문이다.

서울교육연구정보원 집계에 따르면, 전국에는 1600여 개 일반고가 있다. 사실상 일반고나 마찬가지인 자율형 공립고를 포함한 수치다. 

이들 학교의 고3 학생 규모를 보면, 학령인구 감소가 피부로 와 닿는다. 학생 수가 300명 이상인 학교는 지난해 457개교에서 올해 243개교로 크게 줄었다. 반면, 200명 내외 학생들이 있는 학교 수는 949개교에서 1126개교로 늘어났다. 

이처럼 전체 학생 수가 줄어드는 학교가 많은 상황에서 지난해 2등급과 올해 2등급을 같은 수준으로 인식하고 수시모집에 지원하는 것은 패착이 되기 쉽다. 특히 전년 대비 인원 감소가 많은 학교에 재학 중이라면 수시모집 시 합격선 탐색은 더욱 신중해 져야 한다. 국어·수학·영어·사회·과학 등 주요교과를 기준으로 석차 등급을 계산해 보면 0.1 등급에서 많게는 0.5 등급까지 차이가 나는 경우들이 존재했다.

전반적으로 합격선이 내려앉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했다면, 올해 학생부전형에서는 기본적으로 ‘과감성’을 어느 정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합격선을 보수적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전체 원서 가운데 일부는 과감하게 사용하는 것이 의외로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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