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국 경희사이버대 교수(한국원격대학협의회 15년사 발간위원장)

윤병국 경희사이버대 교수
윤병국 경희사이버대 교수

지금 한국은 정치·경제·교육 할 것 없이 격변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 사회적 거리를 둔다고 집안에서만 멍하게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21대 국회의원선거 결과로 정치권에서는 여당의 역할과 책임도 막중해졌다.

오프라인 대학은 진퇴양난에 처해 있다. 내부적으로 교수들은 원격교육 지원 미흡에 대해 불평이 팽배해있고, 학생들은 강의 수강이 불편하다고 등록금을 환불해 달라고 한다. 등록금은 대학의 최소 운영비인데 거의 10년여 동안 등록금이 인상되지 않아 사립대 재정은 바닥인 상태에서 추가로 원격교육시설과 장비를 도입한 것은 누가 내야 하는지? 문제는 전염병은 비가 온 뒤 독버섯처럼 또다시 창궐할 것이기에 이번에 단단히 준비해놔야 한다.

세상은 항상 우리가 예측한 대로 펼쳐지지 않았다. 생물의 진화는 돌연변이에 의해 좀 더 지능적이며 고차원의 세계로 진입했고, 현대사회의 과학적 발전은 싱귤래리티(Singularity, 특이점)의 급격한 변곡점으로 점프해 새로운 문명을 낳는 게이트에 진입하고 있다. 지금 코로나 19 이후 펼쳐질 세상이 딱 이러한 시대적 격변의 전조이기에 우리 사회 원격교육계에 변화될 패러다임을 예시하고 당부한다.

제일 먼저 대학에서 원격교육이 일반화될 것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미국의 대학들은 불편 없이 모든 과목을 온라인으로 무리 없이 진행했고, 이미 온라인 석·박사도 배출하고 있다. 한국 대학도 온라인 교육을 확대하는 것을 넘어서 5G 초고속 인터넷이 성숙기에 접어들면 스마트 기기를 통해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 교육이 실현될 것이다.

교육부도 원격교육에 대한 편협된 시각을 바꿔야 교육계 리더십을 회복할 것이다. 이제까지 오프라인은 정통교육이고 온라인은 보조·보충교육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이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압축 성장한 20년 노하우의 사이버대학이 있고, 사교육의 대입 시장에는 ‘인강’이라는 최고의 원격교육을 이미 시행하고 있다. EBS와 이들을 교육혁신의 선봉장으로 활용하기를 바란다.

언론도 원격교육 부실현장을 고발하듯이 기사를 쏟아내지 말고, 인터넷과 IT 최강국 대한민국이 원격교육 하나 제대로 못 하는지에 대한 원인과 배경을 분석하는 대안적 기획기사를 낼 때가 됐다.

대학 총장께도 요청하고 싶다. 원격교육을 제대로 하려면 스튜디오, 촬영장비, LMS 구축 등이 필요하지만 이것만 구비되면 교수설계, 디자인, 콘텐츠 촬영 기사의 전문인력이 1개 스튜디오에서 수십 개의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교수 혼자서 원격교육 콘텐츠를 제작하라고 하면 여전히 질 낮은 콘텐츠의 확대·재생산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했으면 한다.

학생들에게도 당부하고 싶다. 사이버대 강의가 성인학습자 대상이기에 수준 낮고, 20대 학생들에게 맞지 않는 교육이라고 하는 근거 없는 비난을 거두고 실용·실무교육의 진수를 느껴보기 바란다. 사이버대 재학생들은 이미 사회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전문가들이 제작한 온라인 교육을 받고 있다. 철 지난 통계나 현장에 통용되지 않는 강의내용이 언급되면 바로 Q&A로 질타하고 있다.

비판은 쉽다. 그 대안 모색이 더 어렵다. (가칭)국가원격교육지원센터가 본부가 되고, KERIS가 개발하고 있는 표준 LMS 보급,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8:2 강의 비율을 대학 자율 선택에 맡겨야 한다.

이번 21대 국회의 새로운 동량들에게 민의는 정쟁을 멈추고 한국사회 변화의 동력이 되길 원하고 있다. 한국원격대학협의회가 요청하고 있는 원격교육진흥법의 제정을 심도 있게 고민하고, 교육부도 시급히 코로나 원격교육 대란을 진단하고 미래 교육 패러다임을 리딩할 로드맵을 제시해야 할 시점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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