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책] 근로정신대 활동가의 자전적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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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카와 슈헤이 지음, 김정훈 옮김 《인간의 보루》

[한국대학신문 조영은 기자]  한 사람 한 사람 작은 인간의 보루가 나고야 지원회라는 커다란 보루를 구축한 만큼 이윽고 이 투쟁이 끊임없이 인도주의를 무시하는 가해자들의 회피주의를 붕괴시킬수 있다고 확신한다. 인도주의야말로 인간의 궁극적인 기반이다. 인류의 역사는 인도주의에 의해 지탱되었다. 어떠한 권력과 위선일지라도 붕괴하지 않는 역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양심적 시민단체의 활동가의 에세이가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작가이자 나고야 지원회에서 우리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들을 지원해온 활동가 야마카와 슈헤이 씨가 국내의 피해자 유족과 교류하며 체험한 기록을 소개한 것.

미쓰비시중공업의 사죄를 촉구하는 집회인 금요행동이 14년 만에 500회를 맞았으나 코로나로 중단된 가운데, 이 집회를 주최하는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의 활동상과 근로정신대의 역사를 담은 책이 나온 것이다.

《인간의 보루-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유족과의 교류》는 일부 전문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근로정신대 문제를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혼동하는 현실에서 근로정신대 문제의 실상을 제시하고, 한일간의 외교적 분쟁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야기는 일본의 작가 야마카와 슈헤이 씨와 징용(근로정신대) 피해자의 유족 김중곤 씨의 우연한 만남을 축으로 전개된다.

작가 야마카와 슈헤이는 김중곤을 우연히 제주도에서 만나, 양심적 일본인으로 거듭나서 일본의 시민단체(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나고야 (소송)지원회)의 활동가가 된 당사자다.

그와 인간적 교류를 맺는 김중곤은 1944년 여동생과 부인이 근로정신대로 나고야 미쓰비시중공업으로 징용돼 불법 노역에 시달리다 도난카이 지진으로 여동생을 잃은 유족이다.

김중곤은 피해를 입은 당사자이기에 줄곧 일본에서부터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의 인권회복을 위해 소송과 투쟁을 전개했다. 김중곤은 야마카와 슈헤이에게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의 다카하시 마코토 대표를 소개해 야마카와는 나고야 지원회에 입회한다. 야마카와는 다카하시 대표를 만난 뒤 근로정신대 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인생의 전환기를 맞는다.

다카하시 대표를 통해 김중곤과 야마카와 슈헤이의 근로정신대 문제해결을 지향하는 동지적 관계는 더욱 공고해진다. 야마카와 슈헤이의 소개로 이 책에는 근로정신대 지원활동의 선구자인 다카하시 마코토가 근로정신대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과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을 돕는 그의 투철한 신념이 잘 드러나 있다.

또한 다카하시 대표가 도난카이 지진 희생자 추도기념비 설립을 계기로 피해자 유족인 김중곤 씨와 나고야에서 처음으로 만나고 김중곤 씨를 통해 저자 야마카와 슈헤이를 만나는 과정이 실제적 사실에 근거해 기억을 꼼꼼하게 더듬는 형식으로 기록돼 있다.

근로정신대 문제 해결을 위해 호흡을 함께하는 다카하시 대표와 김중곤, 야마카와 슈헤이는 피해자 측에 서서 올바른 한일관계의 역사 정립을 위해 손을 맞잡은 국경을 초월한 동지. 안타깝게 유족 김중곤은 소송 진행 중 노환으로 작년 1월말 세상을 등졌다.

스토리는 야마카와 슈헤이가 김중곤을 제주도에서 만난 뒤로 그의 증언과 일생을 접해 근로정신대 현안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표명하면서 발전한다. 자전적 에세이 형태이지만 도입부에서 소설적 구성형식을 띠며 작가와 유족(김중곤)의 만남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또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짐에 따라 호소력 있게 일본의 양심적 시민단체(나고야 지원회)의 창립과정과 역사, 활약상, 재판과정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다카하시 마코토 대표는 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고, 어째서 한국을 방문하며 피해자 조사활동에 전념하게 됐는지, 그가 동료들과 나고야 지원회를 설립하는 과정도 야마카와 슈헤이는 나고야 지원회 활동에 매진하며 증언을 얻어 생생하게 이 책에 새겼다.

즉 이 내용은 야마카와 슈헤이가 근로정신대 활동과 여러 사람의 증언을 토대로 모두 사실을 기록한 것으로써 근로정신대 문제에 관한한 빠뜨릴 수 없는 중요한 실록이다.

후반부에는 일본정부와 전범기업의 파행적 구조를 파헤치고, 어떻게 하면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이 전범기업에게 사죄와 배상을 받을 것인지, 각 전문가들의 지혜와 해결방안이 제시한다. 나아가 21세의 현시점에서 한일관계를 돌아보며 국가란, 인권이란, 인간의 양심이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성찰해보는 내용도 담겨 있다. (소명출판/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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