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 위약금 규정 따라 박람회 포기 시 1억6000여만 원 손해
7월 23일~26일, 예정대로 실시, 150개 대학 참가 예정
대교협, 철저한 방역·예방 조치 예고, 타 박람회 적극 벤치마킹

(사진=한국대학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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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잠잠해지나 싶었던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림에 따라 20일 고3을 필두로 시작된 등교개학이 삐걱대는 중이다. 감염 우려가 높은 지역의 경우 등교인원을 조정하는 등의 조치가 더해졌지만, 학생·교사들 가운데 확진자가 나오는 등 위험성이 여전해 일부 학교들은 등교개학을 연기하기도 했다. 쿠팡 물류센터, 이태원 클럽 등에서 나타났던 집단감염 사태가 학교에서도 재현되지 말란 법은 없다. 

코로나19가 쉽게 종식될 기미를 보이지 않지만, 올해 수시대입정보박람회는 예정대로 7월 23일부터 26일까지 코엑스에서 실시된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수험생들과 대학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행사를 주관하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은 행사 취소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입학홍보에 열을 올리는 대학들의 사정도 고려해야 하거니와 행사 취소 시 물어야 할 ‘억대 위약금’도 발목을 붙든 모양새다. 어쩔 수 없이 행사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교협은 철저한 방역조치를 실시해 감염 위험성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7월 23일~26일 수시 박람회 '집단감염 위험성'? 입학홍보 필요성 크고, ‘억대 위약금’도 문제 = = 대교협이 주관, 전국 대학이 한 자리에 모여 수험생에게 대입정보를 제공하는 대입 수시정보 박람회가 예정대로 진행된다. 대교협은 당초 계획했던 7월 23일부터 26일까지 수시 박람회를 열 계획에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수시 박람회를 바라보는 교육계의 시선에는 ‘우려’가 깔려 있다. 20일 고3을 필두로 초·중·고 전반으로 등교개학이 확대됐고, 학생·교사 감염 사례도 나온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정 학생·교사가 등교하는 학교에서도 감염 사례가 나오는 판국에 전국 각지에서 학생·학부모, 대학 관계자 등이 모이는 수시 박람회는 한층 더 위험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이태원 클럽과 쿠팡 물류센터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듯이 박람회가 고교·대학 등지에 코로나19를 전파하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올해 박람회 참여 대학 수도 상당하다. 대교협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수시 박람회에 참가할 예정인 대학 수는 150개교나 된다. 지난해 151개교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했던 것과 비교하더라도 1개교 차이에 불과하다. 내달 초 사전 설명회를 거쳐 부스가 배정될 예정이기에 참가대학 규모는 큰 변동 없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대교협은 현재로서는 ‘행사 취소’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대학들의 의견부터 박람회 취소보다는 예정대로 개최하는 쪽에 쏠려 있다. 지난달 코로나19로 인해 박람회 개최 여부를 원점에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바 있지만, 입학관리자 등의 의견을 취합한 결과 수험생·학부모에게 올바른 대입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박람회를 열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여기에 ‘억대 위약금’도 발목을 잡은 상황이다. 코엑스 위약금 규정에 따르면, 행사가 시작되기 180일 전부터 16일 전 기간에 대관을 취소하는 경우 전체 대관료의 80%를 위약금으로 내야 한다. 박람회 운영위원회에 참가 중인 대학 입학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람회를 포기할 시 고스란히 손해로 돌아올 위약금은 1억 6000여 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코로나19가 ‘천재지변’으로 인정되는 경우라면, 대교협과 코엑스 모두 손해 배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지만, 이 경우에도 손해는 남는다. 통상 코엑스를 대관하기 위해서는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 순으로 대관료를 결제하는데, 이미 낸 비용은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애초에 코로나19를 천재지변으로 보지도 않고 있는 상황이다. 

위약금을 어찌어찌 해결하더라도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일방적으로 행사를 취소할 시 당분간 코엑스를 이용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는 점이다. 한 대학 입학관계자는 “예전에는 행사가 취소된 적이 없어 생각조차 못했던 부분인데, 코엑스가 갑이라면 대학들은 을도 아닌 병 정도 위치에 놓이는 듯하다. 일방적으로 취소할 시에는 향후 2년간 코엑스에서 박람회를 열 수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 수험생·학부모 등의 접근성을 고려했을 때 코엑스만한 행사장이 없어 2년간 코엑스 대관이 불가능해지면, 박람회 개최 여부부터 불투명해질 것으로 대학들은 내다본다. 

■철저한 방역·예방조치로 위험성 낮춘다, 타 박람회 벤치마킹도 = 이대로라면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위험성을 안은 채 수시 박람회는 예정대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대교협은 철저한 방역조치를 통해 위험성을 최대한 낮춤으로써 문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심산이다. 

질병관리본부 등에서 요구하는 예방조치는 당연히 시행한다. 행사장 전반에 대한 방역입장 시 발열체크를 하는 것은 물론 손 소독제 등도 충분히 구비한다. 입학관계자와 교육 수요자 간 대면상담이 이뤄지는 박람회 특성상 마스크 착용 등도 필수 요구 사항이다.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만큼 인적사항 등의 개인정보도 철저히 확인·수집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가뜩이나 많은 인원으로 붐비는 박람회장 입구에서는 예년 대비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혹여나 불상사가 생기는 경우 인적정보가 있어야 추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불가피한 조치다. 

매년 박람회가 열리기 전 수많은 인파가 모여 장관을 이뤘던 ‘줄 서기’ 광경도 올해는 보기 힘들 전망이다. 대교협 관계자는 “줄을 설 때에도 일정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이전처럼 줄 서 있던 모양새는 보기 힘들 것”이라며 “어떤 방식으로 대기하는 것이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라고 했다. 

대교협은 다른 박람회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할 계획이다. 그간 집단감염 위험성으로 인해 유예되거나 취소됐던 박람회들이 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상황. 다른 박람회는 어떤 방식으로 감염 위험성을 낮추는지 확인, 유용한 부분은 수시 박람회에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도저히 박람회를 열 수 없는 상황도 대비하는 중이다. 대교협 관계자는 “행사가 열리는 7월 마지막주에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된다거나 하는 상황이 생기면 박람회 자체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불가피한 상황이 생긴다면, 학생들의 안전을 우선시 해야 하기에 박람회 일정을 축소한다거나 전면 취소하는 경우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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