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공동기획]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미래고등직업교육, 전문대학에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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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정성민 기자]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유례없는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란 말이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는 고등직업교육기관 전문대학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코로나19는 전문대학을 어떻게 변화시켰고 어떤 과제를 남기고 있을까? 또한 미래고등직업교육을 준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고 정부와 정치권의 역할은 무엇일까? 한국대학신문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이하 전문대교협)는 공동기획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전문대학의 변화상과 과제, 미래고등직업교육 준비를 위한 과제와 대안을 함께 모색한다.

<글 싣는 순서>

⓵ “대한민국 전문대학의 도전은 시작됐다”
⓶ “해외에서 배운다, 선진국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 고등직업교육정책 혁신방향”
⓷ “특별 좌담-대한민국 미래고등직업교육의 길, 이렇게 준비하자”

6월 19일 전문대교협 회의실. 당시 윤우영 계명문화대학교 교수가 ‘역량기반 교육의 성과관리 방안’을 주제로 강의했다. 한 가지 이색적인 사실. 강의가 원격으로 진행된 것. 전문대교협은 코로나19 이후 집합연수, 대면연수 개최가 여의치 않자 비대면 원격연수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김학성 전문대교협 역량개발지원실장은 “코로나19 상황에도 전문대 교원들에게 필요한 주제의 연수를 제공하고자 비대면 원격연수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원격연수는 코로나19가 바꾼 풍경의 하나다. 비대면 원격연수에 앞서 전문대학은 올해 1학기 수업을 원격으로 시작했다. 공동기획 1회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전문대학의 변화상과 과제를 살펴본다.

원격 기반으로 교육 패러다임 전환, 예산과 인력 해결 시급 = 코로나19의 최대 변화상은 원격 기반의 교육 패러다임 전환이다. 물론 과거에도 원격교육이 부분적으로 시행됐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원격교육을 뉴노멀(New Normal·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로 정의했다. 이제 학습관리시스템(LMS·Learning Management System) 구축과 원격교육 콘텐츠 제작은 선택과제가 아니라 필수과제다.

다행히도 전문대학은 코로나19 이후 원격교육에 능동적으로 대처했다. 영남이공대학교는 1학기 전체 강좌를 100% 원격교육으로 진행했다. 학생들은 Y-Class(온라인 학습도우미)를 통해 동영상 강의를 수강하고 과제를 제출했다. 교수들은 Y-MOOC(온라인 동영상교육시스템)를 통해 수업영상을 제작한 뒤 업로드했다. 울산과학대학교는 2018년 하반기에 LMS를 도입했으며, 현재 플립러닝 수업운영 연구 모임 UC교수법 연구회 소속 교수 28명을 중심으로 동영상 제작과 LMS 사용법 확산을 지원하고 있다. 인덕대학교는 원격교육 경험이 빛을 발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전 서버를 클라우드 방식으로 전환, 전체 학생(6000여 명)의 온라인 수업이 가능했다.

문제는 예산과 인력이다. 교육부 방침에 따라 혁신지원사업비를 원격교육에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턱없이 부족하다. 박주희 한국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 회장(삼육보건대학교 혁신지원사업단장)은 “전문대학이 원격수업 장비를 구입하고 인프라 구축에 비용을 많이 투자하고 있다. 5월에 1억 3000만원 이상을 사용한 전문대학도 있다”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첫 과제로 원격강의 콘텐츠 제작이 꼽히고 있다. LMS가 없는 대학은 당장 구축을 위해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콘텐츠 제작을 위한 비용 지출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혁신지원사업 미참여 전문대학은 소외 대상이다. 정부의 배려와 지원이 절실하다. 윤여송 인덕대학교 총장은 “위기상황은 늘 가지지 못한 자들에게 더 큰 위협이 된다. 가지지 못한 자는 위기에 가장 먼저 피해를 보고, 피해에서 회복되는 데에도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다. 피해를 줄이고자 정부는 저소득 가계, 소상공인, 중소기업에 특별지원금과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러한 측면에서 전문대학에 대한 교육부의 재정지원 정책도 정부의 기능이 충실히 작동되고 있는지에 대해 세세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VR·AR 실습교육 시대 개막, 실습 설계 적용 다양화 필요 = 코로나19로 원격교육이 도입되며 전문대학의 ‘실습교육’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전문대학은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서 실습교육이 생명이다. 지금까지 전문대학은 대면수업을 기반으로 실습교육을 실시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지형을 흔들었다. ‘실습교육=대면수업’ 공식에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진인주 인하공업전문대학 총장은 “고등직업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의 하나인 실습교육에서 파격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과 AR(Augmented Reality·증강 현실)의 접목이다. 이미 변화는 시작됐다. 동서울대학교는 교내 1호관에 ‘창의 메이커스페이스’를 개관했다. 창의 메이커스페이스는 학생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 혁신기술 체험을 기반으로 융합 프로젝트 활동을 다양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IoT(Internet of Things·사물인터넷) 개발존 △VR 체험존 △3D프린팅&모델링존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존 등 4개 혁신공간을 갖췄다. 호산대학교는 4차 산업혁명 직업훈련실을 조성했다. 드론 시뮬레이션 존, VR·AR 시뮬레이션 존, 3D Maker 존 등을 구축함으로써 창의융합 인재 양성 기반을 마련했다. 신기술 교육은 교내·외 전문가들이 담당한다.

진인주 총장은 “실습 이전 학습해야 하는 이론, VR·AR 같은 가상공간에서의 실습, 학생들의 아이디어 도출 등이 필요한 1대 1 온라인 교육, 실제 직접 실습(hands-on)을 통해서만 달성되는 학습 부분 등 교과목 특성에 맞게 교수자가 다양한 전달 방법을 설계해 교육효과를 높여야 한다”며 “효과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실습교육 전략을 새롭게 수립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단순한 대면 실습수업만이 진정한 실습교육이라고 생각하는 기존 인식에서 탈피하고 다양한 실습 설계 적용에 대한 교수자의 노력과 학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직업교육 영역 확장 맞춰 학과 신설, 개편···규제 개선 시급 = 직업교육 세계가 빠르게 개편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까지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대학은 직업교육 세계 개편에 맞춰 학과 신설과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 시대 유망직종으로 사물인터넷 전문가, 인공지능 전문가, 빅데이터 전문가, VR·AR 전문가, 생명과학 연구원, 정보보호 전문가, 로봇공학자, 자율주행차 전문가, 스마트팜 전문가, 환경공학자, 스마트 헬스케어 전문가, 3D 프린팅 전문가, 드론 전문가, 소프트웨어 개발자, 신·재생에너지 전문가 등이 꼽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비대면, 원격사회로의 전환 △바이오 시장의 도전과 기회 △자국중심주의 강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산업 스마트화 가속 △위험대응 일상화와 회복력 중시 사회로 요약된다.

자연스레 전문대학의 직업교육 영역은 전통의 직업교육 시장뿐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넘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까지 확장되고 있다. 아주자동차대학은 4차 산업혁명 유망 분야 인재 양성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자동차 시장 선도를 목표로 2019년 친환경자동차전공에 이어 2021년 e-모빌리티전공을 신설했다. e-모빌리티전공은 국내 대학에서 유일하게 모빌리티 산업과 자율주행 기술을 교육한다. 인천재능대학교는 인공지능 시대에 맞춰 기존의 컴퓨터정보과를 인공지능컴퓨터정보과로 개편했다. 또한 인공지능융복합과가 신설되고 기존 학과들이 스마트유통물류과, 인공지능전자과, 인공지능정보통신과 등으로 새롭게 개편된다. 특히 인천재능대는 K-바이오 산업을 선도할 바이오 산업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바이오 분야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핵심 유망분야로 꼽힌다.

그러나 전문대학이 직업교육 영역 확장에 맞춰 학과 신설·개편을 추진하기 위해 선결과제가 있다. 바로 규제 개선이다. 교육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 정비를 시사했지만 전문대학이 보다 자유롭게 학과를 신설·개편하려면 규제 개선이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오상조 동양미래대학교 교수는 “혁신은 원래 없던 것을 새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의 틀로 혁신을 관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대학혁신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의 관리 방법이 오히려 대학혁신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정부는 대학의 혁신 시도를 관리하기보다는 지원 관점에서 바라보았으면 한다.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를 전면 도입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밝혔다.

고등직업교육연구소, 공유 디지털 플랫폼 구축 주문 = 코로나19는 분명 전문대학 변화와 혁신의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대교협과 전문대학의 노력만으로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가 성공할 수 없다. 이에 전문대교협 부설 고등직업교육연구소는 ‘코로나19로 인한 전문대학 원격수업 현황 모니터링 및 개선 방향’ 주제의 보고서를 통해 공유 디지털 플랫폼 구축을 제안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00개 전문대학(전체의 74%) 교원 164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8.3%가 코로나19 이후 원격수업 실시와 평상시 강의에서도 원격수업 활용에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다만 전문대학의 실습교육을 감안, 교육의 질 확보 차원에서 대면수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학생 몰입도 문제(66.3%) △원격 실기수업 운영 어려움(59.0%) △교육 콘텐츠 저작권 및 보안문제(48.6%) △콘텐츠 제작 문제(45.6%) △출석체크 및 평가 문제(43.1%)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러한 설문결과를 바탕으로 고등직업교육연구소는 ‘공유 디지털 플랫폼 구축’을 제안했다. 공유 디지털 플랫폼이란 전문대학의 미래 평생직업교육기관으로서 기능을 강화하고, 직업교육에 특화된 한국형 직업교육 원격수업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콘트롤 타워다.

정부영 고등직업교육연구소 연구위원(충청대학교 교수)은 “직업교육 특성상 이미 개발된 콘텐츠 가운데 교수자가 강의하려는 과목과 유사한 콘텐츠를 거의 찾아보기 어렵고, 학생지도와 상담 등 교수자와 학생 간 유대관계가 필요한 전문대학의 특수성으로 교수자들이 어렵더라도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전문대학생을 위한 맞춤식 콘텐츠 개발도 시급한 상황”이라면서 “전문대학의 교수자가 교육의 질 관리 부분에서 애로사항을 크게 느끼고 있다. 전문대학생 특화 콘텐츠 개발과 공유, 공동 운영을 위한 디지털 플랫폼 구축 등에서 정책적인 지원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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