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인터뷰] 원종철 가톨릭대학교 총장, “교육은 학생들이 ‘나’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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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초 재정 상황 ‘빨간불’ 국책사업 유치 올인… 신입생 충원 “교육으로 승부하자” 구성원에 제안
한마음으로 노력한 결과 신입생 증가, 흑자 전환… 세상이 취업과 돈에만 초점 맞추면 되겠나
의생명 과학에 초점, 80명 정원 인공지능학과 신설… BMCE 통해 ‘바이오·제약 분야 선두주자’ 될 것

[한국대학신문 정성민 기자] ‘나를 찾는 대학, 기쁨과 희망이 있는 대학’ 가톨릭대학교. 원종철 가톨릭대 총장은 취임 이후 ‘나를 찾는 대학, 기쁨과 희망이 있는 대학’을 캐치프레이즈로 선포했다. 학생들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자아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육의 목표라는 신념에서다. 원 총장의 교육철학을 기반으로 가톨릭대는 인성역량강화 교양교육과 실무역량강화 전공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선택하는 방법을 배우고, 폭넓은 경험을 쌓으며, 진정한 ‘나’를 찾도록 길을 열어 주고 있다. 대학 진학과 함께 진정한 나를 찾고 싶다면, 미래의 주역으로 당당히 성장하고 싶다면 가톨릭대가 최선의 선택이자 최고의 파트너다.

- 2017년에 총장으로 취임했다. 어느덧 임기 4년차다. 그동안 총장직을 수행한 소회가 어떤가.
“지난 3년의 시간을 돌이켜 볼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소회는 ‘감사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대학에 닥친 여러 어려움을 잘 극복해 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점에 대해 먼저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또 기꺼이 협력해준 교수들과 직원들, 학생들과 동문들, 법인에게 감사드린다. 취임 후 총장으로서 가장 먼저 했던 일은 학교 재정 현황을 면밀히 분석한 뒤, 이에 대한 문제점과 해결책을 찾는 일이었다. 우선 학교법인에 특별 전입금을 요청, 지원받았다. 이어 학교구성원들에게 각종 정부재정지원사업 유치에 최선을 다하자고 독려했다. 교수들에게는 질 높은 교육을, 직원들에게는 인건비와 경상비 절약을 요청했다. 모두에게 힘든 과정이었지만 감사하게도 대학 구성원들이 한마음으로 동참했고 결과는 놀라웠다.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아졌고 대학원의 충원율이 상승했다. 새로운 기숙사를 짓고 교육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하는 가운데서도 재정상태는 더욱 건전해졌다. 이 자리를 빌어 함께 노력해준 구성원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 가톨릭대는 거의 모든 정부재정지원사업에 선정된 것으로 유명하다. 주요 성과를 소개한다면.
“현재 고교교육기여대학(2009년~현재), LINC+(2012년~현재), BK21+(2013년~현재), 4차 산업혁명 혁신선도대학(2019년~현재), 대학혁신지원사업(2019년~현재), 사회적경제선도대학(2020년) 등을 수행하고 있다. 올해 가톨릭대는 대학혁신지원사업 연차평가에서 최우수 A등급을 받았다. 이는 교육과 연구에서 최고의 혁신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세계 3대 대학평가기관의 하나인 QS(Quacquarelli Symonds)가 발표한 세계대학평가에서 국내 대학 순위 13위에 올랐다. 전년도 대비 2계단 상승한 수치다. 교육과 연구에 새 지평을 열기 위한 가톨릭대의 투자와 노력의 결실이다.”

- 총장께서 캐치프레이즈로 제시한 ‘나를 찾는 대학, 기쁨과 희망이 있는 대학’의 의미는 무엇인가.
“‘나를 찾는다’는 것은 철학적 의미이자 교육 목표다. 모든 사람에게는 개별성, 고유성, 특성이 있다. 베토벤에게만 위대한 예술성이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다른 사람에게는 없는 자신만의 장점과 강점이 있다. 교육은 자신만이 가진 가능성을 찾도록 돕는 것이다. ‘나를 찾는다’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잘할 수 있는 일, 그래서 내가 세상과 이웃에 봉사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는 의미다. 취업을 단지 돈을 버는 기능적 의미로만 바라보면, 아무리 좋은 직장을 다녀도 보람을 느낄 수 없다. 취업은 일차적으로 가족과 자신을 위한 것이어야 하지만, 더 크게는 세상의 일원으로서 기여하고 이웃에 봉사하는 의미를 가질 때 삶을 살아가는 기쁨과 희망을 느낄 수 있다. 가톨릭대에서 취업은 본질적으로 ‘나를 찾는다’는 철학적 의미에 바탕을 둔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듯이 ‘가장 행복한 사람은 자아를 실현하는 사람이 아닌가.’ 진정한 의미의 대학교육은 학생들이 자신만의 재능과 잠재력을 발견하고 젊음과 낭만을 마음껏 즐기며, 경쟁하되 나누고 협력할 줄 아는 행복한 인재로 키우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 그렇다면 가톨릭대는 학생들이 나를 찾을 수 있도록 어떻게 돕고 있나.
“가톨릭대 신입생들은 입학하면 첫 번째 학기를 ‘나를찾는학기’로 보낸다. ‘나를찾는학기’는 신입생들이 정체성을 찾고 전공과 진로를 스스로 설계해 나갈 수 있도록, 온·오프 형태의 다양한 교과와 비교과 및 행사 등을 한 학기 동안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시그니처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하나를 소개하면 ‘나를찾는학기 페스티벌’이다. 이 프로그램은 신입생들이 자신의 전공뿐 아니라 다른 전공에 대해 필요한 정보를 얻고 진정 자신이 원하는 전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나를찾는학기 페스티벌’에서는 모든 전공과 융복합전공이 부스를 설치한 뒤 마치 대학입시박람회에서와 같이 전공 교수들이 상담을 위해 대기한다. 학생들은 여러 부스를 방문하면서 자신의 관심과 진로에 대해 교수들과 상담을 한다. 학생들은 상담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입학한 학과에 대해 더욱 확신하거나, 더 관심이 가는 분야를 복수전공으로 선택하기도 하고, 나아가 전과를 결심할 수도 있다. ‘나를찾는학기 페스티벌’에 대한 학생들의 호응과 만족도가 대단하다. 왜냐하면 학생들에게 ‘나를 찾는 일’을 하도록, 또 정말 원하는 일을 ‘스스로 선택’하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많은 것을 하는 것보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일찍 발견, 선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 가톨릭대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고등학교 때까지 실현하지 못했던 것을 대학에 와서 실현하도록 도와주는 것 같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칫 학생들은 일등을 해야 하고, 이겨야 하고, 승리해야 하는 것에만 매달릴 수 있다. 하지만 ‘나를 찾는다’는 진정한 의미는 자기 자신만을 위하는 사람이 되라는 것이 아니라, 나를 찾은 후에 세상에 봉사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다른 사람과 협력하고 나누고 도와줄 수 있는 삶이 의미 있는 것이다. 가톨릭대는교육이 담고 있는 본래 의미에 가장 충실하게 교육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 그런 의미에서 가톨릭대는 체계적인 교양교육을 통해 윤리적 리더 양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들었다.
“가톨릭대 교양교육은 4차 산업혁명시대가 요구하는 인성역량과 창의역량, 두 축에 초점을 맞춘 교육과정으로 명성이 높다. ‘학부대학’에서는 진리·사랑·봉사의 교육이념 실천을 위한 전인적 인재 양성 교육을 전담하고 있다. ‘윤리적 리더 육성 프로그램(ELP)’은 인성과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윤리적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학생들은 교과와 비교과 영역의 인성·문제해결능력 분야에서 일정 점수를 취득하면 장학금, 수료증, 취업 추천 시 우대 등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학부대학 산하의 △인성교육센터 △창의교육센터 △사랑나누기센터에서는 학생들이 각자의 가치관과 인생관을 정립하고, 나아가 삶의 방식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교과·비교과 프로그램을 수준 높게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우리나라 대학들도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코로나19 대응은 어떻게 했나.
“갑작스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학생을 비롯한 구성원의 안전과 수업권 보호를 최우선의 가치로 삼아 다방면에서 최선을 다했다. 우선 의무부총장(겸 가톨릭중앙의료원장)을 위원장으로 임명하고 교무위원과 의료진, 방역담당자들로 구성된 총괄비상대책위원회를 신속하게 가동했다. 대학 내 출입구를 단일화했고, 열감지 카메라와 발열 체크를 철저히 했으며, 모든 시설물에 소독과 방역을 수시로 진행했고, 식당·교실·도서관·컴퓨터실 같은 공용 공간에 안전 가림막을 설치했다. 또한 온라인 강의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초기에 대규모 다중접속으로 불안했던 클라우드 서버를 증설, 안정성을 확보했고 온라인 수업 콘텐츠 질을 높이기 위해 적극 지원했다. 아울러 온라인 촬영이 가능한 강의실을 추가로 배치했고 다수의 줌(Zoom) 계정을 구매하고 강의용 카메라와 노트북 등 온라인 수업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했다. 더 나아가 교수들이 기존 대면 수업에 온라인을 접목할 수 있도록 교수학습개발원을 통해 교수법 워크솝과 강의컨설팅을 제공했으며 강의 보조인력을 배치, 교수자의 역량강화를 지원했다. 현재 학생들은 온라인 강의와 같은 새로운 교육 환경에 능숙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2학기 학사운영과 수업방법에 대해 원칙과 방법을 수립, 수준 높은 교육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 올해 인공지능학과를 신설했다고 들었는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가톨릭대의 발전방향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온라인 기술과 IT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교육환경의 도래를 앞당겼다고 본다. 이제 대학교육은 시공간의 장벽을 넘어 더 다양한 방법으로 더 다양한 사람들에게 제공될 것이다. 이미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고 있고 그래서 미래에는 온라인, IT, 빅데이터, 의료사업이라는 큰 축을 중심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다. 특히 이번 팬데믹 사태에서 보듯 의생명공학과 의료산업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질 것이다. 총장 취임 이후 미래에 대한 대응전략의 일환으로 ‘미래기획연구위원회’를 구성해 미래 발전 전략을 설계했다. 미래 발전을 위한 첨단분야로서 ‘의생명 첨단분야’와 ‘4차 산업혁명 첨단분야’를 선정했다. 의생명 첨단분야에는 기존의 의학, 약학, 간호학, 생명공학 외에 신설된 바이오메디컬화학공학과(BMCE)와 의생명과학과가 있다. 4차 산업혁명 첨단분야에는 컴퓨터정보공학과, 정보통신전자공학과, 미디어기술콘텐츠학과 등의 ICT 분야 외에 인공지능학과, 의료인공지능학과(대학원 과정), 빅데이터경영융복합전공이 포함된다.

특히 내년부터 80명 신입생 모집 예정인 인공지능학과는 미래에 의료산업, 빅데이터가 주요 산업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서 가톨릭대의 빅데이터인문경영융복합전공, 모바일유비쿼터스융복합전공, 데이터사이언스ICC, 네트워크정보통신트랙, 모바일미디어통신트랙 등과의 융합을 통해 더욱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올해 신설된 바이오메디컬화학공학과(BMCE)는 가톨릭대의 강점 분야인 의과대학, 약학대학, 생명공학과 화학 분야를 융합시킨 학과다. 미래 산업인 신약, 헬스케어, 의료기기 개발에 필요한 최고의 연구와 교육을 수행할 예정이다.”

-가톨릭대의 방향이 매우 적절하고 또 지금까지 일군 대학의 발전을 넘어 또 다른 꽃을 피우는 것 같다. 대학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기여도가 매우 높아지리라 본다.
“가톨릭대는 혜화동(신학대학), 서초동(성의교정), 부천(성심교정) 등 세 교정으로 이뤄졌고, 지역사회와 매우 밀접한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현재 건축 중인 1900평 규모의 서초동 성의교정 옴니버스파크는 지역의 경계를 넘어서서 산업체와 글로벌 기업 등이 입주해 공동연구를 진행할 글로벌 산학협력의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의생명 분야와 4차 산업혁명 분야는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고 최첨단 영역이기는 하지만, 가톨릭대에서는 첨단과학들이 그리스도교 사랑의 정신으로 연구되고 교육되도록 노력한다. 이 점이 가톨릭대의 정체성이자 자랑이며, 다른 대학과 차별되는 가톨릭대만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총장의 교육철학이 궁금한데.
“교육의 본질은 전인교육, 즉 인간의 전인적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다. 취업과 진로를 위한 교육도 해야 하겠지만, 근본적으로 대학교육 역시 전인교육에 힘써야 한다. 전인교육은 지덕체(智德體) 통합교육을 말하는데, 앞서 지와 덕의 교육에 대해서는 간단히 언급했기에 여기서는 체(體) 교육에만 강조하고자 한다. 최근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울증을 겪고 있는 학생들이 많이 늘고 있다. 이러한 학생들의 정서적 불안감과 우울감은 근본적으로 허약한 몸으로부터 온다고 본다. 얼마 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윤리위원회에 참석해 학생들의 자살 문제를 논의하는 기회가 있었는데, 초중고교에서 체육교육을 강화하고 부활시켜야 한다고 피력한 바 있다. 우리나라 교육이 초등학교부터 줄곧 대학 진학에 초점을 맞추고 미래 성공을 위해 공부만을 강조하니 학생들의 육체는 허약해졌다. 육체는 영혼과 정신을 담는 그릇인데, 그 그릇이 깨져버린 꼴이다. 건전함과 인내력은 체육교육을 통해 배울 수 있는 덕목이다. 운동의 철학, 운동의 교육학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러 교육학 연구에 따르면 운동을 한 학생들이 운동하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학업성적이 높다. 좋은 교육 성과를 위해서도 체육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

- 인생의 선배로서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모든 것을 다 잘하려고 하는 사람은 그 어떤 것도 잘하지 못할 수 있다. 무엇인가를 포기하고 무엇인가를 선택해야 인간은 집중할 수 있다. 하나에 집중, 성공하면 다른 것도 잘할 수 있지만 반대로 하나에 집중하는 데 실패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사람들은 흔히 다재다능이라는 말에 유혹을 받는다. 그러나 처음부터 다재다능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에 집중하다 보면 다재다능해지기도 한다. 우선 하나에 집중하라.”

<대담=최용섭 발행인 / 사진=한명섭 기자 / 정리=정성민 기자>

■ 원종철 총장은...
가톨릭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템플대(Temple University)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6년 사제 서품을 받았고 1996년 가톨릭대 교직과 교수로 부임했다. 이후 인간학연구소장, 교육대학원장, 기획처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한 뒤 2017년 1월 총장으로 취임했다.

원종철 가톨릭대 총장이 최용섭 본지 발행인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원종철 가톨릭대 총장이 최용섭 본지 발행인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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