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미 의원 측 “서울대 건물 절반 휴게실 없어”
청소·경비·기계·전기 등 시설관리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도 여전

서울대 학생들이 지난해 휴게실에서 숨진 청소 노동자 1주기 추모주간을 정하고, 추모공간을 마련했다. (사진=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서울대 학생들이 지난해 휴게실에서 숨진 청소 노동자 1주기 추모주간을 정하고, 추모공간을 마련했다. (사진=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한국대학신문 이지희 기자] 서울대 학생들이 지난해 휴게실에서 사망한 청소 노동자의 사망 1주기를 추모했다.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비서공) 등 14개 단체는 10일 오전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서울대학교 청소 노동자 사망 1주기를 추모하는 노동자-학생 공동집회’를 열었다. 단체는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서울대 302동 청소 노동자 사망 1주기 추모주간’도 함께 진행해왔다.

지난 해 8월 9일 서울대에서는 대학 내 제2공학관 건물에서 근무해온 청소 노동자가 폭염의 날씨에 냉방시설이 없는 휴게실 안에서 잠들었다가 숨진 사건이 벌어졌다. 에어컨도 창문도 없는 비좁은 1평 남짓한 가건물이었다.

이후 대학 본부가 청소 노동자 휴게실 148곳을 전수 조사해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에 따른 개선안을 내놨다. 그러나 단체는 직접적으로 문제가 된 ‘청소 노동자 휴게실’에만 한정해 개선안을 내놓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에 따르면 서울대 내 건물 총 166곳 가운데 76곳(45.8%)는 휴게실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청소 노동자 뿐만이 아니다.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의 경우 지난해 9월 노동자 파업으로 휴게실과 샤워실 등의 열악한 환경이 알려지면서 휴게실 등은 다수 개선됐지만 카페와 매점의 경우 여전히 휴게실, 탈의실이 전혀 없거나 창고를 겸하는 곳이 대부분이란 주장도 나온다.

단체는 “(청소 노동자의 사망)사건은 노동자의 인간적 대우에 관심 없는 학교의 모습을, 폭염에조차 불평등이 스며든 우리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면서 “이 죽음에는 우리 사회가 저임금 노동자, 용역업체 비정규직 출신의 노동자를 대해 온 방식이 녹아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청소·경비·기계·전기 등 시설관리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도 여전하다”며 “같은 서울대 직원이고 대학의 일상을 지탱하는 필수적인 노동을 하고 있음에도 ‘무기계약직’이라는 또 하나의 신분으로 규정돼 차별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