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논단]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이 시급하다
[수요논단]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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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태 한국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장
(광주보건대학교 기획실장)
김경태 한국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장(광주보건대학교 기획실장)
김경태 한국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장(광주보건대학교 기획실장)

학생의 등록금 부담을 낮추는 방법은 무엇일까? 12년째 이어지는 등록금 동결과 인하로 인해 고통받는 대학의 재정 부담을 덜어주는 방법은 무엇일까? 의외로 답은 간단한다.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으로 두 가지 난제가 해결될 수 있다.

대한민국의 GDP 대비 고등교육비 비율은 2018년 기준 0.9%에 불과하다. 이는 OECD 평균 1.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게다가 고등교육비 중 정부 투자 비율은 38%로 OECD 평균 66%를 크게 밑돈다. 수치를 보면 우리의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는 상당 부분을 민간에 의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일 OECD 평균 수준으로 고등교육비 비율을 높인다면 약 4조원의 재정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교육부의 2019년 국가장학금 지원 기본계획을 보면 등록금 부담 경감을 위한 대학의 자체 노력 금액이 약 2조5000억원에 이른다. 따라서 추가 확보 재원과 정부재원장학금 등을 활용하면 실질적인 반값등록금을 실현할 수 있다.

OECD 수준의 고등교육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도입해야 한다. 이를 통해 등록금 중심의 고등교육재정의 근본 구조를 바꿔야 한다. 이미 대학들은 등록금 수입을 상회하는 비용을 교육에 투자하고 있다. 2018년 대학알리미에 공개된 자료를 보면 149개 사립 일반대의 경우 교육비 환원율이 213.8%이고, 사립 전문대의 경우 180.4%에 달한다. 한마디로 대학들은 등록금 수입을 넘어서는 금액을 교육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교육이 실시되면서 원격수업을 위한 투자가 추가로 발생하고 있다. 결국 각 대학들은 재정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이는 고스란히 대학의 안정적 운영을 어렵게 하고 결국에는 교육의 질을 현격하게 떨어뜨리게 된다. 교육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가 요구되는 시기일수록 대학의 운영은 재정의 안정적 확보 하에 이뤄질 수밖에 없다. 현재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스마트폰을 또 하나의 신체처럼 사용하는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 세대다. 이들의 라이프 환경에 맞춘 교육환경 제공은 대학의 1차적인 몫이지만, 이를 사회가 모른 체해서는 안 된다. 백년지대계인 교육은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야 하며, 이미 해결 방안이 있다면 용기 있게 받아들여야 한다.

프랑스의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는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는 보건과 교육이 핵심 분야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문명의 교체는 시작됐고,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가는 시기다. 변화하는 문명과 새로운 표준을 교육이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후속 세대의 종말이라는 원치 않는 결론으로 이어지게 된다.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최일선에서 맞닥뜨리고 있는 곳은 대학이다. 최선을 다하고 있고, 최선을 다해야 하는 대학들이 재정의 어려움으로 백년지대계를 포기하는 일이 결코 없어야 한다.

2016년 발의된 고등교육재정교부금 법안을 보면 이미 정확한 진단이 나와 있다. “초·중등교육과정 예산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의 형식으로 법제화되어 있는 반면에 고등교육 예산은 매년 국가예산편성과정을 통하여 확정되고 있어 고등교육의 공공성 확대와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안정적 재원 마련이 어려운 실정”이고, “고등교육재정교부금을 법률로서 정하고 이를 보통교부금과 사업교부금으로 교부하여 등록금 부담을 낮추고 고등교육의 경쟁력은 높이는 한편, 일부 대학에 대해서는 교부금 교부를 제한함으로써 대학 구조조정도 유도”하고자 한다는 명쾌한 법안 내용이 적혀 있다.

피터 드러커는 “21세기는 지식의 세기가 될 거고, 끊임없이 또 배워서 사용하고, 또 배워서 사용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그 선두에 우리의 대학이 있다. 이미 대학들은 건실한 대학 운영과 교육의 질 확보에 전심을 다할 준비가 됐다.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을 통해 대학이 오로지 대한민국의 미래세대를 양성하는 데만 신경을 쓸 수 있게 힘을 실어주기 바란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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