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영어 분석결과에 다소 차이…코로나19 영향 탓?
수학(나) 특히 어렵다? 80점대 초반 1등급컷 예상도
영어 1등급 비율 놓고 다른 해석…8% 안팎 vs 5% 초반 
‘안정적 출제기조’ 이어나간 국어…코로나19 관련 지문 ‘눈길’ 

(사진=한국대학신문DB)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16일 실시된 ‘2021학년 9월 모의평가(2020년 9월 모의고사)’ 난도를 두고 입시기관 간 평가가 엇갈렸다. 전반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된 시험이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수학 나형과 영어 관련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가 상당한 점을 볼 때 예상밖의 ‘불시험’이었다는 평이 맞선다. 국어영역이 안정적 출제기조를 보였다는 것에는 모든 입시기관이 동의하지만, 수학과 영어에 대해서는 상반된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문제 자체의 절대적 난도는 높지 않지만, 코로나19로 학습공백이 상당한 탓에 체감 난도가 높았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 고개를 든다. 

당장 수시 원서접수를 앞둔 수험생들은 ‘등급컷’ 등에 관심이 쏠리겠지만, 이번 9월 모평이 보인 특징들에 대해서도 잘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 출제 기조를 선보인 국어의 경우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한듯한 지문이 출제됨으로써 본 수능에서도 관련 지문이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을 내비친 상태다. 수학은 가형 기준 킬러문항이 다소 쉬워진 반면, 그간 킬러문항으로 여겨지지 않았던 문제들의 난도가 오른 양상이기에 이를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영어는 최상위권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수험생들은 어렵게 느꼈을 가능성이 높은 점, 최근 난도가 모평·수능마다 들쭉날쭉한 경향을 보이는 점 등을 볼 때 꾸준한 학습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안정적 출제기조’ 국어, 지난해 수능, 올해 6월 모평과 비슷 = 9월 모평 1교시 국어영역에 대한 평가는 ‘대동소이’하다. 지난해 수능과 올해 6월 모평에서 평가원이 일관되게 선보였던 ‘안정적 출제기조’가 이번 시험에서도 이어졌다는 게 중론이다. 

국어영역은 실제로 최근 실시된 모평과 수능에서 가장 안정적인 추세를 보이는 영역이다. 원점수 1등급컷은 지난해 수능에서 91점, 올해 6월 모평에서 92점으로 차이가 크지 않았고, 표준점수 최고점도 140점과 139점으로 차이가 크지 않았다. 만점자 비율이 0.16%에서 0.32%로 늘어난 것도 유의미한 차이가 생겼다고 보기는 어려운 부분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국어영역은 지난해 9월 모평부터 안정적인 출제 양상을 선보였다. 당시 국어영역 1등급컷 원점수는 90점, 표준점수 최고점은 139점 등으로 이후 치러진 수능, 6월 모평과 큰 차이가 없다. 

입시기관들은 입을 모아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의 난도 유지 노력이 빛을 발했다고 말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전반적으로 국어영역은 EBS 연계가 확실히 이뤄졌다. 평가원이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처럼 평가원이 안정적으로 출제기조를 유지하는 배경으로는 2018학년 수능이 지목된다. 2018학년 수능에서 선보인 역대급 ‘불국어’로 수험생들의 원성이 자자했기에 이후로는 평가원이 국어영역 난도 유지에 상당한 신경을 쏟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2018학년 수능은 국어영역 난도가 너무 높은 탓에 ‘국어수능’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문제가 컸던 시험이었다.

국어영역이 이처럼 안정적인 출제 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부수적인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시험의 첫 머리를 장식하는 1교시 영역이라는 점에서다. 한 고교 진학부장은 “1교시 시험이 어려우면 학생들은 이후 시험도 망치는 경향을 보이곤 한다. 1교시가 예년 수준으로 평이하게 출제됐기에 학생들은 부담을 많이 덜어내고 시험을 치르게 됐을 것”이라고 했다.

전반적으로 평이한 난도를 보인 국어영역에서 수험생들이 주목해야 할 부분은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한 지문’이 출제됐다는 점이다. 병원체 관련 지문이 활용된 34번부터 37번은 코로나19라는 특수상황을 고려했다는 것이 정설이며, 26번부터 30번 문제의 기반이 된 행정 규제 관련 지문도 코로나19와 연관이 있어 보인다는 의견이 나오는 중이다. 실제 수능에서도 이같은 지문이 나올지 여부는 단정 지을 수 없지만, ‘시의성’이 있는 지문이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지문 해석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언어의 경우 교과서에 제시된 개념과 지식을 정확하게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독서의 경우 초고난도 문제나 지문이 출제되지 않지만, 선지의 근거를 추론해야 하는 까다로운 문제가 많다. 문학의 경우 EBS 교재에 제시되지 않은 새로운 부분이나 자료가 제시되는 경우가 있다. 지문이나 문제에 제시된 정보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향후 학습방향을 수험생들에게 제시했다. 

■수학, 지난해 수능 이어 ‘어려운 나형’ 이어갈까…‘비킬러 문항 역습’ 주의 = 수학 난도에 대해 입시기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특히 자연계열 학생들이 주로 치르는 가형보다 인문계열 학생들이 주로 치르는 나형에 대한 시각이 다르게 나타났다. 

가형은 지난해 수능과 큰 난도 차이가 없었다는 게 입시기관들의 시각이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92점이던 원점수 1등급컷이 올해 6월 모평에서는 88점으로 떨어진 상황. 6월 모평과 수능의 중간 정도에서 1등급컷이 끊기게 될 것이라고 내다본 입시기관들이 많다. 종로학원을 비롯해 진학사, 비상교육 등이 이같은 분석을 제시했다. 이투스는 이보다 다소 어렵게 난도를 측정해 6월 모평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은 상태다. 

문제는 ‘나형’이다. 나형은 지난해 수능에서 원점수 1등급컷이 84점에 그칠 정도로 어렵게 출제된 바 있다. 표준점수 최고점도 149점을 기록해 140점인 국어, 134점인 수학 가형 등에 비해 상당히 어려운 수준이었음을 알 수 있게 했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시험이 어려울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띠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형 난도는 올해 6월 모평들어 조정되는 경향을 보였다. 원점수 1등급컷이 93점으로 5점이나 치솟았으며, 표주점수 최고점이 140점으로 9점 내려앉고, 만점자가 0.21%에서 1.21%로 6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지난해 수능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난도가 하락했다. 

일단 대다수 입시기관들은 6월 모평에 비해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은 맞지만, 작년 수능만큼 어려운 시험은 아니었던 것으로 나형 난도를 전망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나형의 경우 전년 수능보다 다소 쉽게 출제됐지만, 6월 모평에 비해서는 다소 어렵다”고 했고,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도 “나형은 지난해 수능과 6월 모평의 중간 난도 (수준으로) 출제됐다”고 했다. 

하지만, 종로학원이 이같은 분석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 모양새다. 임 대표는 “수학 나형이 상당히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파악된다. 전년도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당시 시험이) 불수능으로 출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큰 혼란”이라고 전했다. 

종로학원은 수학 나형 1등급컷이 작년 수능 수준일 것으로 바라보는 입장이다. 임 대표는 “1등급 컷은 80점대 초반, 2등급컷은 70점대 초반 정도까지 내려갈 수 있다. 6월 모평과 비교했을 때 1등급컷은 9점, 2등급컷은 12점 정도 낮아질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불수능에 근접한 수준”이라며 “2등급컷은 특히 지난해 수능보다도 3점 정도 더 낮아질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입시기관들의 분석에 큰 차이가 발생한 것은 ‘문제의 절대적 난도’와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 사이에 간극이 있기 때문일 것이란 평이 나온다. 한 입시기관 관계자는 “문제 자체 난도만 놓고 보면 6월 모평과 지난해 수능 중간 정도라는 입시기관들의 평이 맞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고3들을 중심으로 학습 공백이 상당히 발생했다. 때문에 학생들이 실제로 문제를 접했을 때 느끼는 체감 난도는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시험이 끝나기 전에는 문제 난도를 기반으로 분석이 나올 수밖에 없지만, 시험이 끝난 후에는 가채점 결과가 분석에 더해지기에 난도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입시기관들의 의견이 엇갈렸기에 수험생들은 향후 발표될 등급컷 등 가채점 결과들을 기반으로 수학 난도를 살펴야 하는 형국이다. 가채점 수험생들이 일정 표본 이상 모이는 17일 이후를 기준으로 자신의 점수를 살펴 수시 지원전략을 수립하도록 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수험생들은 ‘비킬러문항의 역습’을 조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으로 높은 난이도를 자랑, 상위권을 변별하는 역할을 해온 21번과 30번 등의 킬러문항 난도는 다소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 반면, 이외 문제들의 해결 난도는 높아지는 추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킬러문항 이외의 문항들에서 예상치 못한 감점을 당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전망이다. 

■영어 1등급 비율 예상도 달라…8% 안팎 vs 5% 초반 = 국어·수학과 달리 절대평가 체제이기에 1등급 비율 등을 기반으로 난도를 평가받는 경우가 일반적인 영어도 수학과 마찬가지로 평이 엇갈리는 양상이다. 1등급 비율이 8%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보는 시선이 있는가 하면, 5% 초반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영어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올해 6월 모평 모두 비슷한 양상을 보인 바 있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7.43%인 3만 5796명이 1등급을 받았고, 올해 6월 모평에서는 이보다 약간 늘은 8.73%(3만 4472명)이 1등급을 받는 데 성공했다. 1.3%p 가량 수치가 늘긴 했지만, 7%에서 8%대 1등급은 절대평가 체제에 걸맞는 1등급 규모라는 게 일반적인 평이다. 

수학 나형과 마찬가지로 시험이 어려웠다는 분석을 내놓은 것은 종로학원이다. 종로학원은 시험 중에는 7~8%가 1등급을 받는 최근의 난도가 유지된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지만, 시험이 끝난 후 입장을 바꿨다. 예상보다 난도가 상당히 높다는 것. 임 대표는 “영어는 절대평가 시행 이후 가장 어려웠던 2019학년 1등급 비율인 5.3% 수준까지도 내려갈 만큼 어렵게 출제됐다. 현 추정대로라면 수험생들은 상당히 당황했을 것”이라고 했다. 

종로학원이 시험 중 예상했던 것처럼 다른 입시기관들은 일단 영어영역이 아주 어렵지는 않다는 데 뜻을 모으는 상황이다. 이만기 소장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고, 6월 모평보다는 약간 어려운 (수준)”이라고 분석했으며, 정용관 커넥츠 스카이에듀 총원장도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쉽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6월 모의평가에 비하면 비슷하거나 조금 어렵다”고 평가하는 등 대체로 최근의 시험들과 비슷한 양상이다는 의견을 내놓은 입시기관이 많다. 

실제 채점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를 떠나 수험생들은 ‘어려운 영어’를 염두에 두고 수능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2년간 시험 난도가 들쭉날쭉한 경향을 보였다는 점에서다. 절대평가 1년차인 2017학년부터 지난해 실시된 2020학년까지 6월모평·9월모평·수능에서의 영어 1등급 비율은 크게 널뛰는 모습을 보여 왔다. 지난해에도 6월 모평에서는 7.76%던 1등급 비율이 9월 모평 들어 5.88%로 크게 줄었다가 수능에서 7.43%로 늘어나는 모습이 나타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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