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수 축소 불구 수시 모집인원 ‘확대’…경쟁률 하락 ‘일조’
취업률 고공행진 보건계열 ‘선방’…서울여자간호대·삼육보건대 경쟁률 ‘상승’
수시 2차 내달 23일부터 12월 7일, ‘과감한 지원 필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서울권 9개 전문대학의 수시 1차 평균 경쟁률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단, 모집인원을 늘리지 않고, 보건계열에 중점을 둔 서울여자간호대와 삼육보건대는 도리어 경쟁률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 보건계열을 향한 수험생들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하기도 했다. 사진은 올해 경쟁률이 오른 삼육보건대 전경.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서울권 9개 전문대학의 수시 1차 평균 경쟁률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단, 모집인원을 늘리지 않고, 보건계열에 중점을 둔 서울여자간호대와 삼육보건대는 도리어 경쟁률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 보건계열을 향한 수험생들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하기도 했다. 사진은 올해 경쟁률이 오른 삼육보건대 전경.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학령인구 감소라는 ‘칼바람’은 서울권 전문대학에게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13일 마감한 ‘2021학년 전문대 수시 1차 원서접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서울권 9개 전문대학의 경쟁률이 전년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수가 줄어드는 악재에 더해 수시 모집인원까지 확대됐기에 경쟁률 하락은 정해진 결말이나 다름없었다는 평이 뒤따른다. 

지난달 23일부터 13일까지 실시된 전문대학 수시 1차 원서접수 결과를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가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In서울’로 불리는 서울권 9개 전문대학의 경쟁률이 8.34대 1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9개 전문대학의 올해 수시 1차 모집인원은 7202명, 지원자는 6만29명이었다. 

8.34대 1은 지난해 기록한 11.4대 1과 비교했을 때 ‘대폭 하락’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수치다. 지난해 6019명을 모집한 9개 서울권 전문대학은 6만8596명의 지원자를 받아 1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경쟁률은 지난해 대비 3대 1 이상 줄었다는 점에서 대폭 하락한 것이라 봐야 한다. 

경쟁률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학령인구 감소’가 지목된다. 학교알리미·교육통계 등을 기반으로 추산한 올해 고3 학생 수는 44만5479명. 지난해 50만1616명의 고3이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5만6137명이나 학생 수가 줄었다.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상 경쟁률 감소를 피할 수 없는 형국이었던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 문제는 심각하다. 단순히 경쟁률 하락을 걱정하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는다. 경쟁률 감소를 걱정할 수 있는 전문대학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봐야 하는 지경이다. 종로학원이 집계한 ‘고3 학생 수 대비 대입 모집인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고3은 일반대와 전문대학의 수시 모집인원을 더한 것보다도 적다. 올해 일반대는 34만7447명, 전문대학은 20만8327명을 수시를 통해 모집한다. 일반대와 전문대학의 수시 모집인원을 전부 채우기 위해 필요한 인원은 55만5774명이지만, 고3 수는 44만5479명으로 11만295명이나 부족하다. 

일반대와 달리 전문대학에는 학령인구 감소의 칼바람이 더욱 매섭게 몰아친다. ‘방파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N수생들은 대부분 일반대를 목표로 한다. 물론 최근 일반대를 졸업하고도 전문대학에 재입학하는 ‘U턴 입학’이 증가세를 보이는 등 전문대학의 위상은 날로 높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아직 대입에서는 일반대 진학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짙다. 전문대학은 차선책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학령인구 감소에도 일반대의 선발인원은 눈에 띄게 줄지 않았다. 이보다 다소 선호도가 낮은 전문대학의 경쟁률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가뜩이나 학령인구 감소라는 악재가 존재하는 가운데 경쟁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분류되는 ‘인원 확대’가 병행된 것도 이번 경쟁률 하락현상을 부추긴 주요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올해 9개 서울권 전문대학의 수시 1차 모집인원인 7202명은 지난해 6019명과 비교했을 때 1183명 많다. 학생 수가 비슷하게 유지됐더라도 모집인원을 늘리면 경쟁률 하락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모집인원 확대와 학생 수 감소가 함께 벌어진 것은 경쟁률 하락폭을 더욱 키우기에 충분했다.

전문대학들이 경쟁률 하락이 올 것을 모르고 모집인원을 늘린 것은 아니다. 우 소장은 “전문대학들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생 수급의 불안정성을 해결하기 위해 정시보다 수시 선발인원을 늘린 것”이라고 봤다. 학령인구 감소로 수시에서 계획한 인원도 채우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정시 선발보다는 수시에 비중을 둔 전문대학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당장의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전문대학들 입장에서는 경쟁률 하락보다 신입생 자원 확보 여부가 더 중요하게 다가온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실제로도 모집인원 확대 여부는 경쟁률 하락과 상승을 가르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38명에서 올해 1249명으로 수시 1차 모집인원을 크게 늘린 인덕대는 경쟁률이 11.3대 1에서 5.5대 1로 크게 낮아졌다. 모집인원을 375명 늘린 명지전문대는 17.68대 1에서 11.75대 1, 212명 늘린 동양미래대는 7.59대 1에서 5.33대 1이 됐다. 

반면, 모집인원을 줄인 대학들은 비교적 선방한 모양새다. 모집인원을 11명 줄여 145명을 모집한 삼육보건대는 15.79대 1에서 17.32대 1로 도리어 경쟁률이 올랐다. 삼육보건대와 더불어 유이하게 모집인원을 줄인 사례인 숭의여대는 37명을 줄여 765명을 모집한 결과 6.27대 1에서 6.13대 1로 경쟁률이 소폭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경쟁률 상승·하락 여부에는 모집인원 이외 요소들도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와 올해 모두 동일한 인원을 모집한 서울여자간호대와 한양여대 중 서울여자간호대는 경쟁률이 32.4대 1에서 39.8대 1로 오른 모습을 보인 반면, 한양여대는 13.43대 1에서 11.68대 1로 경쟁률이 하락하는 정반대 모습을 보였다. 

올해 수시 1차에서 경쟁률이 오른 서울권 전문대학은 서울여자간호대와 삼육보건대 2개교. 이 두 전문대학은 공교롭게도 모두 보건계열 모집단위에 중점을 둔 전문대학이다. 우 소장은 “두 전문대학의 경쟁률이 학령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올랐다. 취업에 대해 고민이 많은 수험생들이 취업률이 높은 보건계열 모집단위를 선호하는 것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지리적 이점을 지닌 서울권 전문대학들마저 수시 1차 경쟁률이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난 이상 내달 23일부터 12월 7일까지 실시되는 전문대학 수시 2차에 과감히 뛰어드는 것은 효율적인 대입전략이 될 수 있다. 우 소장은 “수시 2차와 정시에서도 수시 1차와 동일한 경향성이 나타날 것인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전문대학을 지원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적극적으로 도전해 봐야 한다. 다소 불리한 성적이라 하더라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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