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토늄화합물 초전도 현상, 세계 최초 규명

원자폭탄의 원료인 플루토늄을 기반으로하는 화합물의 초전도 현상이 방윤규 전남대 교수에 의해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이에 따라 플루토늄이 인류 복지와 세계 평화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물질이라는 점이 입증된 것은 물론 우리나라 초전도 연구가 세계 최고 수준임이 확인됐다. 방윤규 전남대 물리학과 교수와 미국 로스 알라모스 국립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절대온도 18.5K에서 초전도 현상을 보이는 플루토늄(Pu)이 포함된 화합물(PuCoGa5)의 초전도 현상을 이론적으로 규명해 지난 달 31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지에 ‘플루토늄(Pu) 화합물(PuCoGa5)의 비일반적 초전도현상(Unconventional superconductivity in PuCoGa5)’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초전도체란 전기가 흐를 때 저항이 없어지는 물질로서 초고속 슈퍼컴퓨터, 마이크로파 통신, 뇌파 측정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꿈의 물질’로 불린다. 방 교수는 이 논문에서 플루토늄 원자의 f-궤도 전자의 양자역학적 특성에 주목해 플루토늄 원자의 f-궤도전자가 씨리움(Ce) 원자의 f-궤도전자와 구리산화물의 d-궤도 전자의 중간적인 특성이 있음을 밝혀냈다. 그 결과 씨리움(Ce) 원자를 기반으로 하는 초전도화합물의 초전도 온도가 대략 2K 이며, 구리산화물을 기반으로 하는 초전도화합물 (통상 고온초전도체라 불리움)의 초전도 온도가 대략 100K 인데 비하여, 왜 플루토늄 초전도체에서의 초전도 임계온도가 두 화합물의 임계온도 2K와 100K의 중간 정도인 18.5K를 갖는지를 규명해냈다. 최근 20년간 현대 물리학 분야의 가장 어려운 미해결 과제였던 고온초전도체 현상을 규명하는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한 것. 이 연구는 또 d-궤도 및 f-궤도 전자들로 이뤄진 금속들의 양자 역학적 거동을 이해하는 데도 이론적 토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과학기술부는 2001년 이성익 포항공대 교수팀이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붕소 마그네슘의 박막 제조’, 2002년 최형준 한국고등과학원 교수가 네이처지에 발표한 ‘붕소 마그네슘의 두 가지 쿠퍼쌍’ 논문에 이은 한국 초전도학계의 쾌거라고 평가했다. 한편 원자탄의 원료인 플루토늄은 전 세계적으로 매우 제한된 연구소에서만 취급이 허용되기 때문에 방 교수는 국내에서 연구하지 못하고 지난 2년간 미국을 직접 방문해 연구를 거듭하면서 이같은 쾌거를 이뤄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익 포항공대 교수는 “방 교수의 초전도 현상 규명은 매우 놀라운 일이며 지난 20년간 미해결 과제로 남아있던 d-궤도 전자에서의 고온 초전도 문제 해결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초전도 이론 및 응용에 큰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면서 “국내 초전도 실험 수준이 세계적이어서 원료만 확보된다면 이 초전도체를 제조할 수 있는 길이 보이지만 플루토늄 취급이 국제적으로 엄격히 통제돼 국내에서 실험이 허락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방윤규 교수는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해 서울대, 미국 럿트거스대에서 수학했으며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원과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국제이론물리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지난 95년부터 전남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과학재단의 우수연구센터(SRC)인 서울대 복합다체계 물성연구센터(CSCMR)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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